2012/11 26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12) 수자부족여모(竪者不足與謀)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12) 수자부족여모(竪者不足與謀) 내 후배 K는 오랜 기간 준비해 온 IT 기반 00 시스템을 런칭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았다. 그러다가 만난 사람이 P.P는 나이는 젊었지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상당했고, 그 재산을 근거로 다양한 투자활동을 하고 싶어했기에 K로서는 적절한 파트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몇 차례 IR을 거쳐 P는 K의 회사에 투자함과 동시에 사내이사로서의 지위도 갖게 됐다(이는 투자자인 P가 강력히 원해서였다).그런데 P는 어려서부터 부족함이 없이 자라온지라 치열한 경영현장에서 K와 호흡을 맞추기에는 그 역량이 턱없이 모자랐다. 더욱이 아주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협상자리에서도 자신의 기분에 따라 협상을 결렬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하지 말아야..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11) 천하삼분(天下三分)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11) 천하삼분 C사의 김대표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김대표가 몸담고 있는 업계 상황을 보자면 A사와 B사가 시장을 각 45%, 40%씩 지배하고 있었고, C사는 15%의 지배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B사측에서 인수합병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C사를 일정한 조건에 인수할테니 B사와 C사를 합친 다음 이를 통해 A사를 뛰어넘어 보자는 제의였다. 업계 3위의 입지가 사실 고달픈 면이 많았기에 김대표는 이 기회에 C사를 B사에 넘기는 것도 방법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B사 사장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와 믿음이 있었다. 관련 업계 사장단 모임에서 만날 때마다 호의를 베푸는 B사 사장의 모습에서 A사 사장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느꼈던 김대표였다. 하지만 앞으..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10) 삼인성호(三人成虎)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10) 삼인성호(三人成虎) 이부장은 내게 고민을 이야기했다. 이부장은 김이사 라인이었는데, 김이사 반대파인 박이사는 자신의 우호세력들을 모아서 끊임없이 대표이사에게 김이사 및 김이사 라인들에 대한 흠집 잡기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대표님의 태도입니다. 박이사측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분명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도 박이사측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는 것을 보면 참...” 나는 이 부장에게 고사 삼인성호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말 전국시대 위(魏)나라는 조(趙)나라에 태자와 그의 수행원으로서 중신 방총(龐蔥)을 볼모로 ..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9) 지상병담(紙上兵談)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9) 지상병담(紙上兵談) K는 사회에서 알게 된 후배 컨설턴트이다. 미국에서 학위도 2개나 취득했고, 다양한 저술활동을 하면서 꽤나 유명세를 날린 친구다. 1년 전 그 동안의 컨설팅과 집필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익히 교류를 하던 벤처 캐피털로부터 5억 원을 투자 받아 신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정확히 1년 만에 투자받은 돈을 다 탕진한 것은 물론이고 2억 원의 빚까지 지게 되었다. 그 동안 다른 이들의 비즈니스 상담은 그렇게 잘 해 주던 후배가 막상 자신의 사업에서는 엄청난 패배를 한 것이 처음에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 지상병담(紙上兵談) 1) 7개 나라(7웅)가 치열하게 전쟁을 하던 전국시대 말. ..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8) 굴묘편시(掘墓鞭屍)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8) 굴묘편시(掘墓鞭屍) “전 끝을 볼 겁니다. 변호사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동업자에 대한 횡령죄 형사고소를 했지만 무혐의처분(죄가 없다는 결정)을 받은 박사장. 사실 이 고소는 법리상으로는 처음부터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박사장은 도저히 분을 이기지 못했다. 특정 사업아이템을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가 동업자가 어느 순간 살며시 독립적으로 그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동업자가 그렇게 한 데에는 박사장의 우유부단함과 능력부족이 큰 몫을 차지했다. 어차피 시장경제의 논리상 동업자가 그렇게 한 것을 두고 비난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박사장은 동업자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에, 그리고 상당기간 동업자에 의해 농락(?)을 당했다는 생각에 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

조우성변호사의 에토스이야기 : 당신은 '물질'인가 '생명'인가

조우성변호사의 에토스이야기 : 당신은 '물질'인가 '생명'인가 분류 : Ethos > Objective 당신은 물질인가, 생명인가? 참으로 뜬금없는 질문이리라. ‘당연히 나는 ‘생명’이지.’라고 대답할 것이다.그런데 과연 여기서 말하는 ‘생명’의 속성, 그 진정한 속성이 무엇일까?이에 대해 깊이 고민한 철학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베르그송’이고,그가 창안한 개념이 바로 ‘엘랑비탈(Elan Vital)’이다. ‘엘랑비탈’이란생명을 물질로부터 뚜렷이 구분하는 개념으로 ‘주어진 여건 아래에서 스스로 능동적으로 변화하기 위해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에너지’라고하는생명의 특성을 제시하기 위한 일종의 가설이다. 엘랑비탈은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이1907년 그의 명저인 에서 처음 소개한 개념이다. ☞ 이 책은 단순히 ..

1심 패소사건을 수임할 때 유의할 점(조우성 변호사)

1심 패소 사건을 수임할 때 유의할 점 다른 변호사가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의 2심을 수임할 때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한 번 패소를 당한 의뢰인은 마음에 상처가 생겼다. 또 그 패소의 원인이 1심 변호사의 잘못에 있다고 생각하는 의뢰인이라면 변호사에 대한 불신이 전제되어 있다. 2심 사건 수임 시 유의할 점은 다음 4가지이다. 1) 패소로 인한 의뢰인의 상처, 상실감에 최대한 공감할 것. 2) 변호사를 바꾸려는 이유를 분명히 파악할 것. 3) 패소한 이유에 대해 의뢰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것. 4) 절대 1심 수행변호사에 대한 험담을 하지 말 것.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질문 4가지를 소개한다. ○ 질문 1 : “1심 변호사가 사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텐데 2심에서 ..

조우성변호사의 멘토 사마천(7) 富貴多士 貧賤寡友(부귀다사 빈천과우)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7) 富貴多士 貧賤寡友(부귀다사 빈천과우) 2년 6개월이었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 경제사범이 되어 징역형을 마치고 나온 P는 이를 악물었다. 한 때 P가 몇 개 기업을 운영하고 있을 때는 주위에 그렇게도 많은 사람이 모여 들었다. 어떻게든 P의 눈에 들려고 굽신거리기까지. 그런데 사기 및 횡령이 문제가 되어 본인은 구속되고 회사가 풍비박산나자 그 동안 자기 주위에 있던 모든 이들이 P를 떠났다. 2년 6개월간. P는 감방 안에서 이를 갈았다. 내가 나가면 반드시 재기하리라. 재기해서 내 곁을 떠난 모든 이들에게 복수하리라. 특히 내가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사람들에겐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만들어 주리라. 그 복수의 힘이 P를 버티게 만들었는지..

조우성변호사의 멘토 사마천(6) 계찰괘검(季札掛劍)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6) 계찰괘검 “이 사람아, 내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다고 그래?” “사람 참 간사하네. 꼭 말로 해야 약속인가? 당신이 그 동안 한 행동을 생각해봐. 그런 행동을 본다면 어떻게 달리 생각할 수 있겠어?” 몇 가지 조건만 해결되면 마치 계약을 체결해 줄 것처럼 운을 띄운 甲. 그래서 乙은 어떻게든 甲이 내건 조건을 맞출려고 고심했는데 甲은 일방적으로 계약협상을 파기. 열 받은 乙이 甲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사건. 그런데 의외로 이런 유형의 사건들이 많다. 구체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행동이나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추어봤을 때 ‘당연히 그럴 것이리라’라는 믿음을 갖게 되는데, 나중에 그 믿음이 뒤집어 질 경우 상대방은 황당해 하거나 나아가 분노를 느끼는 경우들. --..

조우성변호사의 멘토 사마천(5) 구우일모

조우성 변호사의 멘토 사마천(5) 구우일모(九牛一毛) P사의 권사장. 자수성가하여 직원 50명, 매출 70억 원까지 성장시킨 그도 극심한 경기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더욱이 가장 큰 매출처인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바람에 5억 원 정도의 미수금 채권을 받을 수 없게 되어(채무자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상당 기간 그 채권은 묶이게 된다), 결국은 유동성 악화로 회사는 부도를 맞게 되었다. 한 순간의 일이었다.회사는 채권자들에 의해 점거 당하고, 직원들은 체불 임금을 달라면서 권사장을 고발조치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나와는 10년 넘은 인연. “딱 죽고만 싶더라고요. 그 동안 밤 잠 안자면서 내가 뭘했나 싶기도 하고. 사실 죽을려고 마음을 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행을 하려니 가족들이 눈 앞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