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시대의 일이다. 갑이란 사람이 비단을 내다팔려고 시장으로 가고 있었다. 반도 가지 못했는데 야속하게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피할 곳을 찾지 못한 갑은 하는 수 없이 비단을 펼쳐서 우비처럼 걸쳐 비를 막았다. 그때 저만치에서 한 남자가 달려오는데 몽땅 젖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을이란 이 사내는 갑에게 자기도 함께 비를 피하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갑은 비단 자락을 들어올려 을을 맞아들여서 피를 피하게 했다. 이윽고 비가 개자 갑은 서둘러 비단을 등에 메고 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을이 갑의 등짐을 잡아당기며 길을 막았다. 그 비단은 자기 것이니 내놓고 가라는 것이었다. 을은 한사코 그 비단이 자기 것이라고 우겼고, 두 사람 사이에 주먹질까지 오갔다. 구경꾼들이 몰려들었고, 상황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