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류길호의 '그림과 함께하는 멘토링'
제1화 :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간절함이 있는가
이 컬럼은 조우성 변호사와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인 류길호 대표가 공동으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조변호사가 글을, 류대표가 그림을 맡습니다. 스타트업, 청년창업가를 위한 격려의 마음을 담고자 합니다.
“특허도 출원하지 않았다고 하고, 또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장치도 해두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경쟁자들에게 독점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김규호 대표는 벤처캐피털리스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저... 그게... 이 부분은 아무래도 저희들이 원천 정보를 다 갖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서류를 주섬 주섬 챙기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대표님. 이건 아닙니다. 기본적인 사항도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미팅을 요구하셨던 겁니까? 이만 가보겠습니다.”
스타트업인 P사의 김 대표는 추가 개발자금을 펀딩받기 위해 여러 루트를 알아봤고, 학교 선배인 G그룹 박 이사에게 여러 차례 부탁해서 스타트업을 상대로 펀딩을 주로 하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어렵게 소개받았다.
“김대표! 잘 해. 알았지? 확실한 자네 실력을 보여 주라구!”
사람 좋은 박 이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김 대표는 화가 났다. 그러나 그 화는 다른 누구에 대한 것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무조건 기회만 달라고 칭얼댔던 모습이라니...
......
이탈리아 토리노 박물관에는 그리스 조각가 리시포스의 희한하게 생긴 조각상이 하나 있다. 그 조각상의 인물은 앞 머리는 숱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훌러덩 벗겨진 데다가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동상이 바로 카이로스(Kairos) 상이다.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이다.
그의 앞머리가 무성한 것은 사람들이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한 번 놓친 기회는 다시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카이로서는 자연적인 시간의 신을 의미하는 크로노스와 대립되는 존재다.
우리는 내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소개받으려고 여기 저기 수소문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선뜻 손을 내밀어 주겠는가? 그렇지 않다.
그 한 번의 자리에서 제대로 된 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충분한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누군가를 '빨리'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준비하고' 만나는 것이다.
특히 이제 갓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한 번 한 번의 기회가 너무나 소중하고 그 마일리지들이 어떻게 쌓여가는지가 중요한 평판의 근거가 된다.
제안을 하러 갈 때마다 일본의 전설적인 검객 미야모도 무사시가 생명을 건 결투를 떠날 때의 마음으로 임한다는 어느 중소기업 사장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그림 : 류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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