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Must Know 시리즈
제목 : 계약을 단순히 말이 아닌 ‘서면’으로 체결해야 하는 이유 3가지
★ Tip 1. 말로 한 계약도 유효하지만 문제는 상대방이 발뺌을 할 경우 입증하기가 어렵다. 계약의 입증책임은 계약의 존재를 주장하는 측에 있기에.
° 우리 법은 ‘낙성(諾成)계약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즉, 굳이 서면으로 쓰지 않고 말로 승낙만 해도(서로 동의만 해도) 계약은 성립한다고 본다는 것이다.
°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일 뿐, 실제 분쟁 과정에서는 만만치 않다.
° 보통 계약의 분쟁은 ‘나는 그런 계약 체결한 사실이 없어요’ 내지는 ‘계약을 체결한 바는 있지만 상대방이 말한 그 내용대로 체결한 것은 아니예요’라는 식으로 상대방이 부인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이 경우 계약의 성립 자체 또는 계약의 내용 자체를 주장하는 측에서(원고) 계약의 존재와 계약의 내용을 입증할 책임(입증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런 계약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받게 된다.
° 쉽게 말해서 상대방이 오리발을 내밀 때 이를 반박입증하지 못하면 아무리 말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없어서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 때문에 훗날을 대비해서 계약서 형태로 증거를 남겨 두어야 한다.
★ Tip 2. 상대방이 계약을 잘 지키지 않을 때 이에 대한 시정요구를 하기 위해서라도 계약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 계약을 체결한 뒤 양측에서 당초 합의한 대로 잘 굴러가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초 합의한 것과는 달리 삐걱대기 시작한다.
° 이 때는 상대방의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 내용증명 등을 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은 계약서 00조에 따라 이러저러한 의무를 지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당장 시정하라.’는 문구를 써서 보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합의의 내용이 단지 구두로만 되어 있으면 상대방에게 정확한 요청을 하기가 어렵다.
° 더 중요한 것은 우리측에서 그런 요청을 해도 상대방은 ‘우리가 언제 그런 합의를 했냐? 왜 넌 네 멋대로 합의 내용을 변경하냐?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다르단 말야!’라는 식으로 발뺌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아주 골치아파진다.
° 처음 계약을 체결할 당시야 서로 간이라도 빼 줄 정도로 행동한다. 하지만 막상 계약을 체결하고 일이 진행되다보면 그 마음이 변한다. 그 때는 결국 남아있는 계약서로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시정요구의 내역들이 나중에 법원에 가서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발판이 된다.
° 시간이 흘러가면 기억도 흐릿해지고 마음도 바뀐다. 상대방에게 제대로 된 계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서도 서로의 권리, 의무를 정확히 기재한 계약서를 남겨둘 수밖에 없다.
★ Tip 3. 선제적인 법적조치(가압류 등)가 필요한 경우 계약서가 없으면 상당히 곤란하다.
° 계약 체결 후 서로 간에 이견이 발생해서 법적 분쟁이 눈앞에 다가올 경우, 정식 소송에 앞서 상대방에 대한 가압류 조치 등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려는 시도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
° 이런 가압류 재판은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우리가 법원에 신청을 해서 법원이 우리 말만 들어준 다음, 우리 주장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가압류 결정을 내려준다. 따라서 우리 주장이 상당히 그럴싸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원은 가압류 결정을 내려주지 않는다.
° 가압류 결정을 얻어내려면 다음 사항들을 밝혀야 한다. ① 우리는 상대방과 이런 저런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② 그런데 상대방이 이 계약의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③ 따라서 우리에게는 손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증명해야 할 요건 중에서 ①의 요건이 제대로 설명이 안되면 가압류 결정을 받아낼 수 없다. 바로 이 ①의 요건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증거는 바로 ‘계약서’다. 물론 ‘사실 계약서는 없지만 우리는 상대방과 몇월 멸일에 구두합의를 통해 이런 저런 내용을 합의했거든요!’라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한쪽 편의 말만 듣고 재판하는 가압류에서는 그런 일방적인 주장은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 많은 분쟁의 경우 사전에 가압류를 받아두면 그 다음 ‘전투’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그런데 계약서가 없어서 가압류 신청을 못하거나 가압류를 신청하고서도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 결국 계약서는 ‘나중에 상대방과 어그러질 때’를 대비한 안전판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이 사람은 변하지 않을 거야’라는 사람과 계약한다면 물론 계약서는 필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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