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관한 이야기 (철학 vs 철학, 강신주 저 중에서)
송나라 도원(道源)이 편찬한 <경덕전등록> 중에 나오는 단하(丹霞) 스님(739~824)이 목불을 불태운 단하소불(丹霞燒佛,)
- 혜림사라는 사찰에 들른 단하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나무로 만든 불상을 태우기 시작했다. 당연히 혜림사의 주지는 어떻게 부처를 나타내는 불상을 태울 수 있느냐고 힐난한다.
- 그러자 단하는 사리를 찾으려고 이 불상을 태우고 있다고 대답한다. 이에 혜림사의 주지는 나무에 무슨 사리가 있느냐고 반문하다가 마침내 자신도 모르게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 도대체 혜림사 주지는 무엇을 깨달았던 것일까? 그는 목불에도 부처처럼 숭배받아야 하는 본질이 있다고 맹신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자기 입으로 목불이 나무에 불과하다고 말해버린 것이다.
- 바로 이 순간 그에게는 집착으로부터의 해방, 즉 깨달음이 찾아온 것이다.
- 이 대목이 중요하다. 목불은 부처가 아니라 나무라는 자명한 사실을 그는 자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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