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내공 컬럼 / 고전의 하얀 바탕, 현대의 조직을 품다]


논어 ‘회사후소(繪事後素)’에서 공자는 말한다.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바탕을 하얗게 하라.” 이 짧은 구절은 예술의 시작을 넘어 삶과 조직의 근원을 되짚게 한다. 현대인은 얽히고설킨 조직 속에서 경쟁의 무게, 관계의 틈새, 가치관의 흔들림에 시달린다. 과연 이 고전의 빛나는 지혜는 오늘날 조직관리라는 거친 캔버스에 어떤 선을 그어줄 수 있을까.

공자의 말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다. 모든 창조와 질서가 맑고 깨끗한 바탕에서 피어난다는 깊은 뜻을 품는다. 조직관리에서 이는 투명한 소통과 뚜렷한 목표를 가리킨다. 현대의 조직은 성과에 치우친 나머지 혼탁해지고, 리더는 사람보다 숫자를 좇으며, 구성원은 믿음 대신 불안을 키운다. ‘바탕을 하얗게’ 하라는 말은 서로의 신뢰를 새롭게 쌓는 일이다. 공자는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본질로 돌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조직 역시 그렇다. 쓸데없는 잡음을 덜어내고 기본에 충실할 때, 비로소 조화로운 성과라는 그림이 완성된다.

예전, 작은 팀을 이끌며 이 진리를 몸으로 배웠다. 방향이 흐릿하고 말이 오가지 않자, 팀원들은 저마다 흩어졌다. 문을 열고 모두의 목소리를 모아 투명하게 길을 정한 뒤에야 하나로 뭉쳤다. 곁에 있던 동료가 툭 던진 말, “리더가 먼저 마음을 비우면 팀이 채워진다”는 공자의 구절과 묘하게 겹쳤다. 조직은 사람의 숨결이다. 리더가 하얀 바탕을 펼치면, 그 위에 각자의 색이 스며든다.

이 지혜를 삶에 녹이려면 손을 움직여야 한다. 리더는 열린 대화로 신뢰의 뿌리를 내리고, 팀원에게는 자신의 몫을 선명히 알 기회를 준다. 서로의 노고를 알아주는 마음을 심는 것도 잊지 말자. 더 나아가, 문제를 새롭게 보자. 갈등은 흠이 아니라 자라는 계기다. ‘하얀 바탕’은 완벽을 강요하지 않는다. 부족함을 안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북돋는다. 조직이 흔들릴 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듬는 태도가 필요하다.

공자의 가르침은 소박한 말 속에 큰 울림을 담는다. 복잡한 조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바탕을 하얗게’ 하는 일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첫걸음이다. 그러니 어지러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잠시 멈추고, 마음을 비우고, 새로 시작하라. 그 하얀 바탕 위에서 우리는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조직은 하얀 종이 같아, 손을 대기 전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데서 꽃핀다.” 이 문장을 노트에 새기며 오늘을 되새긴다.

* 인포그래픽

https://www.youware.com/project/ug6k24mvcy

 

YouWare Project - ug6k24mvcy

 

www.youware.com

 

 

[인생내공 컬럼 / 가까운 이를 기쁘게 하면 먼 이도 찾아온다]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는 "가까운 사람이 기뻐하면 먼 곳의 사람도 찾아온다"라는 뜻이다. 이 간결한 네 글자에는 인간관계의 본질과 영향력의 확장에 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현대인들은 SNS로 수천 명의 '친구'와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옆자리 동료나 가족과의 관계는 소원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 있다.

공자의 가르침은 인간관계의 확장이 자연스러운 순서를 따라야 함을 알려준다. 큰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나는 대형 사건을 수임하고 유력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파트너들에게만 노력을 집중했다. 내 사무실의 젊은 동료 변호사들과 법률 보조 인력들은 단지 성과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 결과 빠른 승진과 인정을 얻었지만, 중요 소송을 앞두고 팀 내 협력은 무너졌고 준비가 부실해졌다. 그때 깨달았다. 가까운 동료들의 마음조차 얻지 못한 리더십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후 나는 함께 일하는 후배 변호사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법률 보조 인력들의 노고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팀 분위기가 바뀌었고, 시간이 지나자 다른 부서와 심지어 경쟁 로펌의 변호사들도 우리 팀의 방식을 배우고자 찾아왔다.

현대인이 이 고전의 지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계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화려하고 넓은 인맥보다 가족, 친구, 동료와 같은 가까운 관계부터 진정성 있게 챙겨야 한다. 또한 관계를 목적이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도 필요하다.

공자의 가르침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삶에 깊은 울림을 준다. 화려한 인맥과 SNS 팔로워 수에 집착하는 시대에, 가까운 이들과의 관계부터 진정성 있게 가꾸어 나가는 일은 역설적으로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가까운 이에게 다가갈 때, 세상은 그 진심의 파동을 타고 당신에게로 온다."

 

* 인포그래픽

https://www.youware.com/project/pv3ptzv981

 

YouWare Project - pv3ptzv981

 

www.youware.com

 

[비즈니스 리뷰] 디커플링의 의미와 깊이 있는 탐구 



탈레스 S. 테이셰이라(Thales S. Teixeira)의 디커플링(Decoupling)은 단순히 무언가를 분리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의 책 Unlocking the Customer Value Chain에서 디커플링은 고객 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 CVC)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며 겪는 일련의 단계—발견, 구매, 사용, 폐기 등—에서 특정 부분을 떼어내 더 나은 경험으로 바꾸는 것이다. 테이셰이라는 기술이나 기업이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고객의 변화하는 욕망과 행동이 기존 산업을 뒤흔든다고 강조한다. 디커플링은 파괴적 혁신의 숨은 엔진으로, 고객이 불편하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고리를 끊고, 그 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 책에서 다룬 사례: 넷플릭스와 에어비앤비

테이셰이라는 넷플릭스를 대표적 사례로 든다. 2000년대 초, TV 시청은 방송사 편성표와 광고에 얽매인 경험이었다. 고객은 "보고 싶은 때에 보고 싶은 걸 보기"를 원했지만, 기존 가치사슬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시청"을 전통 TV에서 분리해 스트리밍으로 재구성했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23년 기준 구독자는 2억 5천만 명을 넘었다. 이는 기술 혁신이 아니라 고객의 욕망을 읽은 결과다. 테이셰이라는 이를 "고객 주도적 디커플링"이라 부르며,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시장을 재정의한다고 설명한다.

에어비앤비도 비슷하다. 여행자는 호텔의 높은 비용과 획일적 경험에 불만을 느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을 호텔 산업에서 떼어내 개인 주거 공간으로 옮겼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호스트는 400만 명 이상, 연간 숙박 예약은 1억 건을 돌파했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대안이 아니라, 여행의 "현지성"과 "개인화"를 원하는 고객의 욕망을 반영한 디커플링이다. 테이셰이라는 이런 사례에서 기업이 고객의 불편을 먼저 발견하고, 가치사슬의 약한 고리를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밖의 사례로 확장: 트위치와 중고 패션

테이셰이라의 책에서 직접 다루지 않았지만, 디커플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중고 패션 플랫폼을 보자,.  2025년,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고객은 새 옷 구매를 꺼린다. 번개장터나 더베스트 같은 플랫폼은 "구매"를 신품 의류 시장에서 분리해 중고 거래로 재구성했다. 2024년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2조 원을 넘었고,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2030년까지 77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맥킨지 보고서). 이는 단순 재활용이 아니라, "가치 있는 소비"를 원하는 고객의 욕망이 산업을 재정의한 디커플링이다. 테이셰이라가 말하지 않았어도, 그의 이론은 이런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 디커플링의 본질과 시사점

디커플링은 분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객의 불편을 감지하고, 그 틈에서 혁신을 꽃피우는 기술이다. 넷플릭스와 에어비앤비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했고, 트위치와 중고 패션은 "경험"과 "소비"를 새로 썼다. 테이셰이라의 통찰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상식을 뒤엎는다. 2025년, AI 개인화와 지속 가능성 트렌드는 디커플링의 무대다. 기업은 고객의 숨은 욕망을 읽고, 가치사슬의 약한 고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식당은 "대기"를 앱 예약으로 분리하거나, 교육은 "강의"를 온디맨드로 재구성할 수 있다. 디커플링은 고객의 손끝에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당신의 불편이 다음 혁신을 훔칠지도 모른다.

* 인포그래픽

https://www.youware.com/project/7hksvpi8ls

 

YouWare Project - 7hksvpi8ls

 

www.youware.com

 

[prompt 실무 예제]  pdf 파악에 유용한 질문


1. PDF를 AI에 업로드했다. 이제 뭘 해야 할까? 질문이다! 질문이 핵심이다.
2. 당신은 그 PDF 내용을 잘 아는가? 그렇다면 축하한다. 구체적인 질문으로 내용을 깊이 파고들 수 있다. 하지만 잘 모른다고? 걱정 마라. 오히려 기회다.
3. 모를 때의 황금 질문: "AI야, 내가 너에게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까? 이 PDF 내용 파악을 위해 적절한 질문 10개만 뽑아줘."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
4. AI의 제안을 받아 그대로 질문하자. 놀랍게도, 이 방법이 꽤 유용하다. 왜일까?
5. AI는 PDF를 전체적으로 훑어본다. 당신보다 빠르고 꼼꼼하게. 그래서 핵심을 잘 짚어낸다.

[형사사건을 위한 prompt ] 수사기관에서의 예상질문 추출

* 수사기관의 예상질문을 추출하는 prompt입니다.

[prompt]

당신은 30년 경력의 대한민국 수사기관 소속 숙련된 형사입니다. 아래의 <주어진 사실관계 / 고소사실>을 바탕으로 피의자를 조사할 때 사용할 질문 목록을 작성해야 합니다. 다음 지침에 따라 질문 목록을 만드세요:
1. <주어진 사실관계 / 고소사실>을 철저히 분석하세요.
2. 피의자에게 물어볼 15개의 핵심 질문을 작성하세요.
3. 각 질문에 대해 다음 사항을 포함하여 작성하세요:
   a) 질문 내용
   b) 이 질문을 하는 구체적인 이유
   c) 이 질문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정보
4. 질문의 순서는 논리적이고 전략적으로 배치하세요.
5.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질문에는 별표(*)를 표시하고,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세요.
6. 다음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질문을 포함하세요:
   - 사실 확인 질문
   - 동기 파악 질문
   - 알리바이 확인 질문
   - 관계자 확인 질문
   - 증거 관련 질문
   - 모순점 추궁 질문
7. 피의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질문을 구성하세요.
8.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할 경우와 시인할 경우를 모두 고려하여 질문을 준비하세요.
9. 질문 목록 작성 후, 이 질문들이 사건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고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간단히 요약하세요.
위의 지침에 따라 <주어진 사실관계 / 고소사실>을 바탕으로 15개의 핵심 질문을 작성하고, 각 질문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설명해 주세요. 특히 중요한 질문에는 반드시 별표(*)를 표시하고 그 이유를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주어진 사실관계 / 고소사실>

(간략히 정리)

[prompt tip] 계약서의 애매한 표현 수정

- 계약서 최종검토시, 애매모호하거나 불명확한 표현은 걸러내야 함.
- 검토할 계약서를 첨부하고 
"첨부한 계약서를 보고, "이 계약서에서 애매모호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표현을 리스트업하고, 각각에 대한 구체적 수정안과 수정 이유를 제시해주세요."라는 prompt를 사용.
- 더 너아가 
"각 모호한 표현의 분쟁 가능성을 5점 척도로 평가해주세요"도 유용한 prompt임.

* AI 답변 샘플

[모호한 표현 분석]
1. 시간 관련 모호성
a) "신속하게"
- 위치: 제7조 납품조건
- 위험도: 4/5
- 수정안: "통보 후 24시간 이내에"
- 이유: 구체적 시간 명시로 이행지체 판단 명확화
b) "상당한 기간"
- 위치: 제12조 하자보수
- 위험도: 5/5
- 수정안: "발견일로부터 14일 이내"
- 이유: 구체적 기한 설정으로 이행관리 용이
2. 수량/품질 관련 모호성
a) "충분한 품질"
- 위치: 제9조 품질기준
- 위험도: 4/5
- 수정안: "ISO9001 기준을 충족하는"
- 이유: 객관적 품질기준 제시
b) "적정 수량"
- 위치: 제15조 재고유지
- 위험도: 3/5
- 수정안: "월평균 거래량의 150%"
- 이유: 구체적 수량 기준 제시
[개선 우선순위]
1. 즉시 개선 필요 (위험도 5)
- "상당한 기간" 관련 조항
- "합리적인 범위" 관련 조항
2. 단기 개선 필요 (위험도 4)
- "신속하게" 관련 조항
- "충분한 품질" 관련 조항
[권장 수정안 상세]
1. 제7조 수정안
"을은 갑의 요청을 받은 후 24시간
이내에 납품을 완료하여야 한다."
2. 제12조 수정안
"을은 하자 발견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보수를 완료하여야 한다."

[개념탑재] 도가니탕, 뼈를 품은 장인정신의 맛



소의 무릎뼈를 중심으로 푹 고아낸 국물의 진한 맛과 질감이 어우러진 도가니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식문화와 정서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소의 무릎뼈인 '도가니'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음식의 정수를 담고 있다.

"뼈의 깊은 맛은 인내의 시간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라는 말처럼, 도가니탕은 급하게 만들어질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이 담긴 음식이다.

▶ 도가니탕의 역사적 변천

고대부터 인류는 동물의 뼈를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왔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구석기 시대 사냥꾼들은 사냥한 동물의 뼈를 부수어 그 속의 골수를 섭취했으며, 이는 인류 최초의 중요한 영양 공급원 중 하나였다. 약 2만 년 전부터는 토기의 발명과 함께 뼈를 물에 넣고 장시간 끓이는 조리법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한반도에서는 고려시대 『고려도경』에 소를 식용으로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 『산림경제』, 『규합총서』 등의 문헌에서 소의 각 부위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요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1924년 이용기가 편찬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도가니국'이 명확히 언급되어 있으며, 이미 당시에 '기력 회복'을 위한 보양식으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양에서는 16세기 말 프랑스에서 발전한 '콘소메(Consommé)'와 '부용(Bouillon)'이 뼈를 활용한 육수 문화의 대표적 예이다. 특히 프랑스 요리의 기초가 된 에스코피에의 요리법에서는 소뼈를 오랜 시간 졸여내는 '퐁드 보(Fond de Beau)'가 요리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동양과 서양에서 각기 다르게 발전한 뼈 육수 문화는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퓨전 요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 지역별 도가니탕의 특색

한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도가니탕의 조리법과 맛의 특징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서울식 도가니탕은 상대적으로 맑은 국물에 파와 마늘, 후추 등의 양념을 절제하여 사용하는 반면, 전라도 지역의 도가니탕은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한 맛을 내거나 된장을 풀어 구수한 맛을 강조한다.

경상도 지역, 특히 부산 지역의 도가니탕은 소금 간을 중심으로 담백하게 맛을 내며 파와 마늘을 듬뿍 넣는 것이 특징이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들깨나 들기름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울 마장동의 도가니탕은 곰탕과 유사하게 뽀얗게 국물을 낸 후 소금으로만 간을 하는 것이 특징이며, 해장국으로도 널리 애용된다.

국제적으로도 소의 뼈를 활용한 요리는 다양하게 발달했다. 이탈리아의 송아지 정강이뼈를 활용한 '오쏘 부코(Osso Buco)', 소뼈를 오랜 시간 우려내 깊은 맛을 내는 베트남의 '포(Pho)', 돼지뼈를 장시간 고아내는 일본의 '톤코츠 라멘(豚骨ラーメン)' 등은 모두 뼈의 깊은 맛을 중심으로 한 요리들이다. 중국의 '노후탕(老虎湯)'도 소의 뼈와 힘줄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도가니탕과 유사한 조리법과 효능을 가지고 있다.

▶ 도가니탕과 한의학적 효능

도가니탕은 단순한 맛의 즐거움을 넘어 한의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도가니에서 우러나오는 콜라겐과 미네랄은 뼈와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며, 한의학에서는 '보골(補骨)'과 '강신(强身)'의 효능이 있다고 본다.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소의 무릎뼈가 '신장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강하게 한다(補腎强腰膝)'고 기록되어 있으며, 특히 '음허(陰虛)'와 '혈허(血虛)'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노약자와 산후 여성, 기력이 쇠한 사람에게 좋은 음식으로 여겨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선시대에는 특히 무릎과 관절이 약한 문인들과 선비들 사이에서 도가니탕이 애용되었다는 점이다. 장시간 책상에 앉아 글을 읽고 쓰는 이들에게 도가니탕은 무릎과 허리의 통증을 완화하는 중요한 식이요법이었다.

현대 영양학에서도 도가니탕에 풍부한 타입 1, 2 콜라겐은 피부 탄력과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며, 칼슘, 인,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과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등의 성분은 관절 건강과 연골 재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도가니탕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은 단백질 합성과 근육 회복에 도움을 주어 현대 스포츠 영양학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  도가니탕의 현대적 변화와 문화적 의미

전통적으로 도가니탕은 노동 강도가 높은 직업군이나 기력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음식이었다.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육체노동자들의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건설 현장과 공장 주변에 도가니탕집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도가니탕은 단순한 보양식을 넘어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TV 프로그램 '수요미식회',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과 SNS를 통해 맛집 문화가 확산되면서 서울 마장동, 오장동의 도가니탕 전문점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2010년대 이후에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건강식에 대한 관심과 함께 도가니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가니의 쫄깃한 식감과 깊은 맛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진정한 한국의 맛'으로 평가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도가니탕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종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영화 '친구'에서 주인공들이 도가니탕을 먹는 장면은 남성성과 의리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면으로 묘사되었으며, 여러 드라마에서도 힘든 일을 겪은 후 위로의 음식으로 도가니탕이 자주 등장한다.

한편, 현대에는 도가니탕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이나 인스턴트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집밥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에서 도가니탕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 가정용 도가니탕 밀키트와 전자레인지용 제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오랜 시간 정성껏 끓인 전통 방식의 도가니탕을 최고로 여긴다. 이는 빠른 속도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시간과 정성의 가치가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준다.

도가니탕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한국인의 식문화와 정서, 그리고 장인정신을 담고 있는 문화적 산물이다. 오랜 시간 뼈를 고아내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깊은 맛처럼, 진정한 가치는 시간과 정성을 통해 얻어진다는 삶의 지혜를 도가니탕은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養骨之食, 潤身之湯" (뼈를 기르는 음식, 몸을 윤택하게 하는 국물) - 조선 후기 식이요법서 『식료찬요』 중에서

* 인포그래픽

https://www.youware.com/project/p9l8houjum

 

YouWare Project - p9l8houjum

 

www.youware.com

 

 

[천재들의 사고법 / 5Why를 현실에 적용: 중소기업 사장의 사례와 설명]



▶ 사례: 중소기업의 배송 지연 해결

최영훈은 작은 제조업체를 운영한다. 최근 고객들이 배송이 늦어 불만을 터뜨렸다.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는 차분히 5Why로 원인을 파고들었다.  

- 왜 배송이 늦었지? 물류팀이 제때 물건을 보내지 못했다.  
- 왜 제때 못 보냈나? 창고에서 물건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 왜 찾는 데 오래 걸렸나? 재고 목록이 엉망이었다.  
- 왜 목록이 엉망이었나? 새 시스템 도입 후 제대로 안 썼다.  
- 왜 안 썼나? 직원들이 어떻게 쓰는지 몰랐다.

결국 교육 부족이 문제였다. 최영훈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스템 교육을 하고, 고객에겐 솔직히 말했다. "늦은 건 죄송해요. 저희 실수를 계기로 배송 속도를 더 끌어올릴게요." 고객은 오히려 그의 태도에 신뢰를 보냈다.

▶ 이론적 설명  

- 5Why 기법: 토요타에서 시작된 이 방법은 단순히 "왜?"를 다섯 번 물으며 근본 원인을 찾는다. 최영훈은 표면적 지연을 넘어 시스템과 교육 문제로 연결했다.  

- 프레이밍 효과: 그는 지연을 '실패' 대신 '배움의 과정'으로 제시했다. 카너먼의 이론처럼, 긍정적 틀은 부정적 반응을 줄인다.  

- 실용적 문제 해결: 5Why는 추측이 아닌 논리로 원인을 밝히며 해결책을 자연스럽게 도출한다.

▶ 실제 적용 팁  

- 궁금증 유지: "왜?"를 반복하며 겉핥기 대신 깊이 파고들어라. 예: "이게 왜 이렇게 됐지?"  
- 솔직한 소통: 문제를 감추지 말고 개선 의지를 보여라. "이걸 고치면 더 나아질 겁니다."  

- 빠른 행동: 원인을 찾으면 즉시 고칠 계획을 세워라. 말뿐인 사과는 신뢰를 잃는다.  
- 팀과 공유: 직원들과 함께 분석하면 모두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에 동참한다.

5Why는 중소기업에서 흔한 난관을 풀 때 빛난다. 최영훈처럼 쓰면 실수를 기회로 바꾸고, 고객과 더 단단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 인포그래픽

https://www.youware.com/project/g6krg6thdx

 

YouWare Project - g6krg6thdx

 

www.youware.com

 

[협상에서 프레이밍 활용방안: 가상의 사례와 이론적 설명]



▶ 아파트 월세 협상

이수진은 세입자로, 아파트 월세 70만 원을 65만 원으로 낮추려 한다. 집주인 박상호는 70만 원을 고수하며 "최저가"라고 주장한다. 이수진은 프레이밍을 활용해 협상을 이끈다.

이수진은 이렇게 말한다: "이 월세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편안한 삶을 위한 투자'예요. 주변 시세가 75만 원인데, 저는 이 집의 조용한 환경과 교통 편리함을 높이 사서 1년 이상 거주할 계획이에요. 65만 원이면 집주인님께도 안정적인 장기 임차인을 확보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박상호는 월세를 '비용'이 아닌 '안정적 수익과 관계'로 보게 되고, 결국 66만 원에 합의한다.

▶ 협상 이론으로 풀어보기

1) 프레이밍 효과: 이수진은 월세를 '금액 절충'의 부정적 프레임에서 '상호 이익과 안정성'의 긍정적 프레임으로 전환했다. 카너먼의 이론에 따르면, 긍정적 프레이밍은 상대방의 수용성을 높인다.

2) 앵커링 효과: 주변 시세 75만 원을 언급하며 기준점을 높게 설정해 65만 원이 합리적으로 보이게 했다.

3) 가치 인식 변화: '장기 임차'라는 혜택을 강조하며 금전적 손실 대신 관계의 가치를 부각시켰다.

▶ 실제 적용 가능한 팁

1) 상호 이익 강조: 요구사항을 상대방의 이점으로 프레이밍하라. 예: "이건 저뿐 아니라 당신에게도 좋은 선택이에요."

2) 높은 기준 제시: 비교 가능한 시장 가격이나 가치를 먼저 언급해 자신의 제안을 유리하게 만들어라.

3) 미래 연결: 단기 손해보다 장기적 안정성이나 신뢰를 강조해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라.

4) 맥락 활용: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길 요소(안정, 편리함 등)를 파악해 프레임에 녹여내라.

프레이밍은 일상 협상에서 상대의 관점을 바꾸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실용적 기술이다. 적절히 사용하면 신뢰를 유지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인포그래픽

https://www.youware.com/project/t7zrvxuy6b

 

YouWare Project - t7zrvxuy6b

 

www.youware.com

 

[컬럼 /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오늘 아침, 화면 속 내비게이션은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었다. 빨간색 선이 도시의 미로를 가로지르며 내게 '이렇게 가라'고 속삭인다. 그것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교통 체증도, 공사 구간도, 시간당 몇 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는지도. 내비게이션은 '길을 안다'는 것의 현대적 표상이다. 그러나 차 안에 앉아 실제로 그 길을 달리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다.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영화 '매트릭스'의 이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모르페우스가 네오에게 던진 이 말은 단순한 영화 속 대사가 아니라 인간 실존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이다. 우리는 종종 '앎'과 '삶'을 혼동한다. 마치 지도를 가진 것만으로 이미 여행을 마친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동양의 선사들은 일찍이 '지도와 영토'의 문제를 알고 있었다. "손가락은 달을 가리키는 것일 뿐, 손가락이 달은 아니다(指月非月)"라는 선불교의 가르침처럼, 지식은 단지 실재를 가리키는 표지판에 불과하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자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실제 삶 속에서 스스로를 탐구하라는 의미였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앎'은 그 어느 때보다 손쉬워졌다. 스마트폰 한 대면 세상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 건강한 삶의 비결, 성공하는 방법, 행복해지는 길... 이 모든 정보가 넘쳐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실천은 더 어려워졌다. 우리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표류하며,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분열 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맛있는 음식에 대한 수천 개의 리뷰를 읽은 것과 그 음식을 직접 맛본 것은 같은 '앎'인가? 사랑에 대한 모든 시와 소설을 읽은 것과 실제로 사랑에 빠진 것은? 명상의 모든 이론을 꿰고 있는 것과 매일 아침 호흡에 집중하는 10분의 시간은?

진정한 앎은 체화된 지식, 살아 있는 경험 속에서만 탄생한다. 그리스어로 '지식'을 뜻하는 'gnosis'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직접적인 체험을 통한 깨달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발로 쓴 지리서'라는 표현으로 직접 걸어서 알게 된 지식의 가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길을 안다는 것. 그것은 지도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밟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지식은 남이 알려준 지도에 불과하지만, 지혜는 우리가 직접 걸어간 발자국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길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길을 실제로 걷고 있는가?

https://www.youware.com/project/hbmxs58f4j

 

YouWare Project - hbmxs58f4j

 

www.youware.com

 

'인생내공매거진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0) 2025.06.07
기다림의 미학  (1) 2025.06.07
자리를 바꿔 생각해보다  (0) 2025.06.07
유전무죄의 시대, 흔들리는 저울의 침묵  (1) 2025.06.07
부끄러움의 저울  (2) 2025.06.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