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리뷰] 디커플링의 의미와 깊이 있는 탐구
탈레스 S. 테이셰이라(Thales S. Teixeira)의 디커플링(Decoupling)은 단순히 무언가를 분리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의 책 Unlocking the Customer Value Chain에서 디커플링은 고객 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 CVC)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며 겪는 일련의 단계—발견, 구매, 사용, 폐기 등—에서 특정 부분을 떼어내 더 나은 경험으로 바꾸는 것이다. 테이셰이라는 기술이나 기업이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고객의 변화하는 욕망과 행동이 기존 산업을 뒤흔든다고 강조한다. 디커플링은 파괴적 혁신의 숨은 엔진으로, 고객이 불편하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고리를 끊고, 그 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 책에서 다룬 사례: 넷플릭스와 에어비앤비
테이셰이라는 넷플릭스를 대표적 사례로 든다. 2000년대 초, TV 시청은 방송사 편성표와 광고에 얽매인 경험이었다. 고객은 "보고 싶은 때에 보고 싶은 걸 보기"를 원했지만, 기존 가치사슬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시청"을 전통 TV에서 분리해 스트리밍으로 재구성했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23년 기준 구독자는 2억 5천만 명을 넘었다. 이는 기술 혁신이 아니라 고객의 욕망을 읽은 결과다. 테이셰이라는 이를 "고객 주도적 디커플링"이라 부르며,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시장을 재정의한다고 설명한다.
에어비앤비도 비슷하다. 여행자는 호텔의 높은 비용과 획일적 경험에 불만을 느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을 호텔 산업에서 떼어내 개인 주거 공간으로 옮겼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호스트는 400만 명 이상, 연간 숙박 예약은 1억 건을 돌파했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대안이 아니라, 여행의 "현지성"과 "개인화"를 원하는 고객의 욕망을 반영한 디커플링이다. 테이셰이라는 이런 사례에서 기업이 고객의 불편을 먼저 발견하고, 가치사슬의 약한 고리를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밖의 사례로 확장: 트위치와 중고 패션
테이셰이라의 책에서 직접 다루지 않았지만, 디커플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중고 패션 플랫폼을 보자,. 2025년,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고객은 새 옷 구매를 꺼린다. 번개장터나 더베스트 같은 플랫폼은 "구매"를 신품 의류 시장에서 분리해 중고 거래로 재구성했다. 2024년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2조 원을 넘었고,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2030년까지 77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맥킨지 보고서). 이는 단순 재활용이 아니라, "가치 있는 소비"를 원하는 고객의 욕망이 산업을 재정의한 디커플링이다. 테이셰이라가 말하지 않았어도, 그의 이론은 이런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 디커플링의 본질과 시사점
디커플링은 분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객의 불편을 감지하고, 그 틈에서 혁신을 꽃피우는 기술이다. 넷플릭스와 에어비앤비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했고, 트위치와 중고 패션은 "경험"과 "소비"를 새로 썼다. 테이셰이라의 통찰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상식을 뒤엎는다. 2025년, AI 개인화와 지속 가능성 트렌드는 디커플링의 무대다. 기업은 고객의 숨은 욕망을 읽고, 가치사슬의 약한 고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식당은 "대기"를 앱 예약으로 분리하거나, 교육은 "강의"를 온디맨드로 재구성할 수 있다. 디커플링은 고객의 손끝에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당신의 불편이 다음 혁신을 훔칠지도 모른다.
*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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