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의 숨결, 아스팔트 밑에도 흐르는 엘랑 비탈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 한 뼘, 그 냉랭한 침묵을 송곳처럼 뚫고 여린 싹 하나가 파르르 고개를 내민다. 저 작고 연둣빛 몸짓 속에 담긴 거대한 생명의 약동. 이것을 일찍이 서양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엘랑 비탈(Élan vital)’이라 불렀던가. 그저 살아있음이 아니라, 살아 ‘내려는’ 의지, 정해진 길을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려는’ 창조적 충동이라고 했던가. 그것은 과연 무엇이며, 숨 막히는 현대의 잿빛 도시 속에서도 여전히 숨 쉬고 있는가? 엘랑 비탈. 그것은 정교한 설계도에도 없고, 치밀한 알고리즘에도 입력되지 않은 움직임이다. 예측 가능한 톱니바퀴의 반복이 아니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살아있는 불꽃, 스스로 길을 찾는 물줄기다. 갓난아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