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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주역 이야기 (1)

지식창고/주역

by 조우성변호사 2012. 1. 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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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주역 이야기>


요즘 주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사소한 일들을 중심으로 득괘(괘를 얻음)를 하고 풀이해 보고 있습니다. 그 중 공유할 만한 것들 몇 개 올려봅니다.


사례 1 : 짜증나게 하는 미국 회사와의 협상을 깨버려야 하나?


(전제상황) 

의뢰인 A사는 미국에서 B사와 모종의 계약을 진행 중이다. NDA까지 맺은 상황에서 A사 임원이 미국에 출장을 갔는데, B사가 자꾸 사소한 트집을 잡으며 A사에게 협조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A사 사장님은 열받으셔서 당장 협상을 중단하고 싶어한다면서, 향후 대응방안을 물어 오셨다. termination letter를 당장 쓰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조용히 마음을 가라 앉히고 내 방에 들어가서 득괘를 해보았다.


(주역 괘)


득괘를 해보니 주역의 제13번째 괘인 “천화동인”괘가 나왔고, 동효는 5효였다.


(괘사와 효사)


천화동인 괘사 : 들판에서 사람들과 하나가 되니, 형통한다.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로우며 군자가 곧음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5효 효사 : 마음이 하나가 되어, 먼저 울부짖다가도 나중에 웃으니, 대군이 싸움에 이겨 서로 만난다.


(풀이)


미국이라는 들판에서, 지금 어려운 합의를 보고 있는 과정을 절묘하게 맞춘 듯.

옛날 중국에서 “큰 강을 건넌다”는 것은 “새로운 일을 도모한다”는 의미. 그래서 “큰 강을 건너라, 건너지 마라” 등의 설명이 나오는데, 이 경우는 “큰 강을 건너라”고 나왔으니, 이는 일을 계속 진행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


단, 들판에서 새로운 사람과 하나가 되려고 하니, ‘울부짖는 등’ 어려운 형상이 예상. 

5효에 대한 왕필의 해석은 “이질적 요소들을 조화롭게 수용하지 못하고 좁고 사적인 정에만 얽메여 대상을 갈구하기 때문에 잠시 어려움은 있다”라는 것임.


결론적으로는 다소 힘이 들고 열은 받겠지만, 들판에서 하나가 되는 과정이니 군자로서 큰 마음을 갖고 좀 더 크게 대하라는 평가. 일은 잘 처리 될 것이라는 예상.


(조언)


“사장님, 지금 당장 termination 하시려 하지 말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시죠. 

미국 회사니만치 좀 까탈스러운 것은 있을 겁니다. 미국 출장 간 직원에게도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무엇 때문에 까탈스럽게 구는지를 잘 물어보고 큰 마음으로, 군자처럼 대하라고 하세요. 어렵게 찾은 파트너이지 않습니까?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진행해 보시고, 나중에 그 놈들이 정말 열받게 하면 그 때 가서 termination letter를 보내셔도 늦지 않습니다.”



사례 2 : 핵심 직원인데 그래도 열 받게 하니 확 짤라버려야 하나?



(전제상황) 

B사장님은 새로운 회사를 하나 설립했는데, 그 중 핵심 기술인력이 후배인 C이다. 그런데 이 C라는 친구는 욕심이 너무 많아서, 자꾸 Deal을 하려 한다(인센티브를 얼마를 더 줄것인가, 스톡옵션은 더 안주냐, 그럴려면 차라리 내가 분사하겠다).

그러다가도 또 납작 엎드리기도 하고.


B는 C의 이런 일관성 없는 행동들 때문에 열 받아서, ‘차라리 좀 늦게 가도 좋으니 얘를 짤라버릴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해고 관련된 수순을 상담하러 오셨다.


나는 조용히 마음을 가라 앉히고 내 방에 들어가서 득괘를 해보았다.


(주역 괘)


득괘를 해보니 주역의 제61번째 괘인 “풍택중부”괘가 나왔다.


(괘사와 효사)


풍택중부의 괘사 : 돼지와 물고기 같이 믿음직스러워 길하다.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고, 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풀이)


돼지와 물고기는 모두 영민하지 못한, 말하자면 하찮은 동물인데, 군자는 이런 하찮은 동물까지도 길하게 대한다는 의미.


정이천의 경우 이 괘에 대해서 “돼지는 조급하고 물고기는 어두워 감응하기 어려운 동물이나, 중부의 믿음이 돼지와 물고기까지 감응시킬 수 있으니 더 이상 감응시키지 못할 것이 없다”고 해석(이천역전의 풀이 중)


중부괘는 연못 위에 바람이 불면 연못 구석구석까지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형상. 바람은 군자와 같아서 덕치를 행한다는 의미.


(조언)


“사장님, 일단 지금 단호하게 결정하시진 마시고, 좀 더 지켜보시죠. 그리고 후배라고 하시니 좀 더 사랑과 믿음을 줘보세요. 조급하게 생각하시진 말구요. 

아마 그 친구도 선배님이 진심으로 대하시면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어요. 그 친구의 어리고 급한 마음을 잘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품어주세요. 그런데도 계속 엇나가면 그 때 다시 법적인 조치를 취하시죠.”


그러자 사장님도 “솔직히 그 친구, 말을 잘 들을 때는 또 곧잘 들어요. 근데 한번씩 내게 Deal을 하려 들면 정말 열불이 터져서....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 부록 1


위 두 번의 점 결과는, 내가 일을 맡아서 처리하는, 즉 돈이 되는 쪽보다는 좀 기다리시라는 괘가 나온 것임. 하지만, 그것이 의뢰인에게 더 도움이 된다면 그리 해야겠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이 일 진행해 달라면 그럴 수밖에,,,


☞ 부록 2


오늘 아침에 큰 딸(중3)의 치아교정 때문에 설왕설래했다

딸은 빨리 교정하고 싶어하고, Wife는 좀 천천히 하자고 하고.


그것 때문에 일찍 깼다. 작년에 치과에 갔을 때 의사선생님은 교정하자고 하셨다고 하고.


난 조용히 득괘를 해보았다.


큭... 뇌수해 괘가 나왔다.


뇌수해 괘의 괘사는...

“서남쪽이 이로우며, 나아갈 데가 없으니, 돌아오면 길하다. 나아갈 데가 있다면, 일찍 서두르는 것이 길하다.

왕필은 이 부분에 대해 “나아갈 데가 있다는 것은 처리가 미진한 부분을 가리킨다. 혹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가급적 신속하게 일을 끝내는 것이 좋다.”라고 해석.


쩝...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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