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must know 시리즈(5)


상대방에게 가격 조건을 제안할 때 알아두어야 할 협상지식 7가지



※ 스타트업이나 1인 창업가의 경우 甲을 상대로 가격이나 조건을 제안해야 할 때 어느 선에서 제안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스런 경우가 많다. 좀 쎄게 제안하려니 甲이 아예 거래 자체를 깨버릴까 두렵고, 그렇다고 저자세로 나가려니 손해 볼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경우에 협상가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 Tip 1. 상대방에게 나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지 먼저 파악하라.


° 상대방에게 다른 대안이 있는지 여부는 상대방의 협상력과 직결된다. 세상에서 유일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방은 물론 나 아닌 대안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시간에 쫓기거나 다른 여유가 없을 때는 나 말고 다른 대안이 없을 수도 있다.


° 따라서 제안을 하기 전에는 상대방에게 나 말고 다른 대안(代案)이 있는지를 질문이나 정보 수집 등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다.




★ Tip 2. 원칙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보다 높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Aim high)


°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높게 제안하는 것이 협상론에서 권하는 기본적인 접근방법이다. 이렇게 aim high를 하면 2가지 이점이 있다.


° 첫째, 상대방이 덥썩 나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상대방은 ‘우린 지금 돈이 중요한 게 아냐. 빨리 공급받을 수 있으면 돼.’라는 입장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나의 이익을 충분히 챙길 수 있다.


° 둘째, 만약 상대방이 내가 제시한 가격에 난색을 표현하면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가격을 할인해 줌으로써 호의적인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 이유를 댈 때에는 상대방을 칭찬하거나(ex.협상 과정에서 저희들의 의견을 경청해 주셔서), 상대방을 은근히 부담줄 수도 있다(ex. 다른 거래처의 소개 부탁 / 추가 구매의 부탁)




★ Tip 3. 시장가가 명확히 형성되어 있거나 상대방이 조금의 노력만 기울여도 시장가를 알 수 있을 때에는 Aim high는 위험하다.



° Aim high는 가격에 대한 정보가 객관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분야에서 활용가능하다. 시장가가 명확히 형성되어 있거나 상대방이 조금의 노력만 기울여도 시장가를 할 수 있을 때에 섵불리 aim high를 하게 되면 안좋은 인상만 남기게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 Tip 4. 높게 제안하면서도 절충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밝힐 필요가 있다.



° 내가 원하는 수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그 가격은 절충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밝힐 필요가 있다.

° 즉, 납기, 포장의 상태, 결제조건, 장기적인 관계 가능여부 등에 따라 가격은 어느 정도 네고의 여지가 있음을 밝혀두는 것이 원활한 협상 진행에 도움이 된다.




★ Tip 5. 가격 제안은 즉석에서 말로 하지 말고 미팅 후에 일정한 형식을 갖춘 문서로 하라.


° 가격 제안은 Deal을 마무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이를 가볍게 허투루 해서는 안된다. 잠깐 생각해 보고 말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또한 권위도 없다.


° 가격 제안은 가능하면 서면으로 따로 전달하겠다고 하고, 그 서면에는 그러한 가격이 설정된 이유를 어느 정도의 근거와 함께 제시하라. 그리고 말미에 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 Tip 6. 가격 제안 전에 그 동안의 협상 과정에서 호의를 베풀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현하라.


° ‘가격 제안’이라는 마지막 절차를 남겨 둔 시점에서 상대방에게 나의 진정성과 호감도를 어필할 필요가 있다.

° 협의 과정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000한 점등은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거래 성사 여부를 떠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는 언급을 하는 것은 거래 성사율을 높일 수 있다.




★ Tip 7. 반드시 수주해야만 할 Deal이라면 허심탄회하게 상대방에게 예산을 물어보는 것도 좋다.



° 내 사정상, 반드시 이 Deal을 수주해야만 할 절박한 상황이라면 ‘귀사와 정말 이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라는 뜻을 밝히고, 이 구매 건에 대해서 상대방이 예정하고 있는 예산이 얼마인지를 알려달라고 정중히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 물론 상대방 역시 자신에게 좋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서 압박용으로 저가를 주장할 수도 있으나,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이 생각하는 예산 범위를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반드시 거래를 따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Aim-High ; 높이 겨눠라



◎ 사례

영호(대학교 2학년)는 오늘 저녁에 신입생 중에서 마음에 드는 혜리양에게 술을 한 잔 사주면서 작업(?)을 걸어볼려고 한다. 그런데 월초에 받은 용돈은 다 써버린 상태. 그래서 엄마로부터 5만 원을 받아내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온갖 아양을 떨기로 마음을 먹고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가던 차에, 예전에 문득 협상 강의시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즉 ‘당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일단 요구하라. 그러면 협상이 쉬울 것이다’라는 이야기.

그래서 영호는 일단 15만 원이 필요하다고 엄마에게 뻥친 후 양보하는 듯하면서 10만원 -> 5만 원으로 그 요구수준을 낮추려고 한다. 과연 이 방법이 먹힐까?



◎ 설명


1. 왜 Aim-High인가?

가. 이유 1 : 감정의 균형이론- 프리츠 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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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거나 존경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감정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상대방이 양보를 하게 되면, 그 마음의 빚으로 인해 나도 한 번은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임. 그러한 감정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본능이 작용한다는 것.


나. 이유 2 : 앵커 이팩트

° ‘처음에 일단 제안한 내용’이 상대방과 나의 협상의 첫 시작점, 즉 닻을 내린 지점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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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자들은 첫 제안에서 심리적으로 멀리 벗어나기 어려운 점에서, 첫 제안은 종국적인 합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상대방이 50만원 주겠다고 제안하면, 내 마음속 희망금액인 100만 원과의 중간지점인 75만원 선에서 종국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



2. Aim-High가 협상의 진행을 매끄럽고 부드럽게 만들어 줄 수 있다(역설적으로...)

° 높이 질러줘야 상대방에게도 타협할 Room이 생긴다. 즉, 내가 질러줘야 상대방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다.

° 노사협상의 경우를 상정해 보자. 노측도 사측도 사실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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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측이나 사측이나,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수준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해야 서로 적절히 양보한 후에 대외적으로 공표할 때도 ‘상대방도 이 만큼 양보했어요!’라고 주장하면서 
“양쪽 모두 협상에서 승리했다”는 식의 발표를 하게 된다.



3. 상대에 대해 잘 모를수록 Aim-High가 유효하다.

가. 이유 1 - 애초의 예상을 벗어나 상대가 그 가격을 쉽게 take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이유 2 - 이것이 새로운 관계라면, 그래서 좀 더 크게 양보할 수 있다면, 당신을 훨씬 더 우호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임(이 점은 뒤집어 생각하면, 상대편이 당신을 잘 모를 경우, 그들의 초기 제시액수도 어처구니없는 수준이 될 가능성도 있음이다)

다. 이유 3 - 나의 제품,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4. 주의점

° 하지만 너무 쎄게 질러서 상대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곤란. 따라서 ‘네고’의 여지가 있음을 은근히 비추어야 한다.

° 일단 가격은 세게 불러 놓지만. “당신의 요구를 좀 더 정확하게 알면 이 입장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주문수량, 포장 상태, 납품 일정 등을 상세하게 알아야 합니다.”라고 덧붙인다.



5. 상대방이 Aim-High를 쓰는 것이 명백해 보일 때의 대처법

° 나도 당신 입장을 이해한다. 하지만 양식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라는 취지로 응수

° "물론 당신은 마음대로 액수를 제시하며 협상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도 똑같이 지나친 제안으로 응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입니다.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고가격을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당신의 제안을 우리 회사에 보고하고 사람들과 의논하여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 How To

1. 협상을 함에 있어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요구하면서 시작하는 것은 대부분 유리한 협상으로 이끈다.

2. 다만 상대방이 기분상하지 않도록 적절한 네고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3. 상대방이 Aim-High 전략을 쓰고 있다면, ‘나도 그런 전략 쓸 줄 압니다. 하지만 그러면 서로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히면서 정공법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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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테이블에서의 효율성은 자기 요구를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달려 있다.

가장 확실한 이유는

그럼으로써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 미국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협상가인 헨리키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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