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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삼국지 : 윈윈 협상을 위해서는 이슈를 만들어라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1. 2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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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협상을 하려면 이슈를 만들어 내라.

 

<사례>

#1

(주)촉한(蜀漢)전자의 구매담당이사인 장비는 최근 (주)위위전자측으로부터 전산장비 TM-100 300대를 납품받는 문제와 관련해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촉한전자의 입장에서는 TM-100 1대당 50만 원 이하로 구매하고 싶은데, (주)위위전자측의 대표이사인 조조는 워낙 깐깐하게 굴면서 1대당 55만 원 이하로는 절대 팔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2

촉한전자가 구매자 입장이긴 하지만, 사실 TM-100이란 제품은 위위전자의 특허권에 기초한  제품으로서, 촉한전자가 다른 곳에서 이 제품을 구매하기란 힘들다.

따라서 사실상 협상력(nego-power)는 위위전자가 더 큰 셈이다.

벌써 2달째 구매단가 문제와 관련해서 위위전자와 씨름을 하고 있는 장이사로서는, 뾰족한 타개책이 발견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3

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경영기획담당 제갈량 이사는 이렇게 조언을 한다.

제갈량 : 장이사님,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서는 위위전자가 단가를 더 낮춰줄 것 같지는 않지요?

장비 : 그런 것 같소이다. 사실 이 친구들은 특허권을 갖고 있기도 하고 또 단가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엄격한 것 같아요.

제갈량 : 위위전자가 단가문제에 민감한 이유는 뭘까요? 이 제품을 우리 말고 다른 곳에도 납품을 하고 있는가요?

 장비 : 국내에도 다른 기업에 몇 군데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단가가 다 동일하더군요. 55만 원 아래로 내려간 곳은 없긴 합디다.

 

# 4

제갈량 : 사정이 그렇다면, 제가 위위전자 입장이라도 단가를 낮추기는 힘들 것 같아요. 즉, 위위전자측에서 본다면, ‘단가’는 건드리기 힘든 요소인 것 같습니다. 계속 여기에 매달려봐야 답이 안나올 것 같습니다.

장비 :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유비 대표이사님께 뭔가 만족할 만한 계약결과를 올려야 할텐데.

제갈량 : 각도를 좀 틀어서 다른 쟁점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장비 : 네, 각도를 틀어서요?

 

<체크포인트>

 

- 교착화된 협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윈윈협상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설명>

 

1. 협상에서 교착상태에 빠지는 이유

 

1) 협상 진행 중에 교착상태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타협이 불가능한 쟁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타협을 진행하기 때문에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2)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 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협상의 여지가 없는 쟁점’도 분명이 존재한다.

3)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만 믿고 열심히 도끼질을 하지만 아무리 찍어도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있기 마련이다.

 

2. 단일 쟁점의 한계에서 벗어나라.

1) 아무리 뛰어난 협상가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여건상 도저히 협상의 여지가 없는 쟁점에 대해서 양보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 뛰어난 협상가는 그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쟁점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를 협상론에서는 Issue – Making, 즉 쟁점만들기라고 한다.

 

3. 위 사례의 경우

 

1) 위 사례에서 장비 이사는 구매할 물품의 계약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협상을 해왔다. 하지만 위위전자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협상의 교착상태는 장비 이사의 낮은 협상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위위전자가 제품 단가에 대해서는 구조적으로 ‘융통성을 갖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 즉, 위위전자는 동일한 제품을 여러 곳에 납품하고 있는데, 납품처마다 단가를 달리 책정한다면 이는 금방 시장에 소문이 나서 다른 납품처의 원성을 들을 우려가 있고, 이는 결국 전체적인 납품단가 인하라는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게 될 수도 있다.

 

3) 결국 위위전자에게 있어 ‘납품단가’는 건드리기 힘든, 협상의 폭이 거의 없는 쟁점이다. 그런데도 장비 이사가 지속적으로 납품단가에 대해서만 협상을 하려 한다면 이 협상은 결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가 없다. 제갈 량 이사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4. 장비 이사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

 

1) 이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장비 이사가 이 협상에서 얻어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장비 이사는 ‘납품 단가를 낮추는 것’이 협상의 목적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달리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2) 즉, 장비 이사의 목표는 ‘촉한전자에게 궁극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좀 더 거시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촉한전자에게 있어서 ‘단가를 낮추는 것’ 자체는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단가를 낮추는 것’ 자체가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는 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그렇다면, 촉한전자에게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단가’외에 어떤 쟁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

 

5. 납품계약에서의 다양한 쟁점들

 

1) 장비 이사는 제갈 량 이사의 조언을 듣고서, 보다 큰 시각에서 납품계약을 분석해 보기로 했다. 생각을 달리하다보니 단가 외에도 다양한 쟁점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납기 문제 : 촉한전자로서는 납기를 2주일씩만 줄일 수 있어도(즉, 2주일씩만 빨리 받을 수 있어도) 가공 라인의 운용에 있어 큰 경비 절감을 이룰 수 있다.

 

- 결제 시기 문제 : 단가는 낮추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제 방식에 있어 현금, 1개월 어음, 3개월 어음, 6개월 어음 등 다양한 option이 가능하다. 만약 촉한전자가 6갸월 어음으로 지급할 수 있다면 이는 cash-flow에 큰 도움이 된다.

 

- 기술지원 문제 : 촉한전자가 구매하는 장비는 하이테크 제품이기에 구입한 다음에도 재가공을 위해서는 위위전자의 전문인력들이 신속하게 도움을 줘야만 한다. 따라서 촉한전자로서는 위위전자측의 전문인력에 의한 기술지원에 대해서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규정해 놓음으로써 실질적인 비용절감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 업그레이드시 지원의 문제 : 이 제품은 life – cycle이 짧은 제품이므로 계약 기간 중에 업그레이드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계약기간 내에 만약 업그레이드 제품이 출시될 경우, 기존 금액으로 업그레이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면 촉한전자에게는 아주 좋은 결과가 된다.

 

2) 이처럼 장비이사는 막상 단가 쟁점에서 벗어나 좀 더 거시적인 눈으로 이 Deal을 살펴보니 다양한 쟁점이 도출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쟁점 외에도 ① A/S 기간의 연장 문제, ②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보장받기 위해 당초 계약기간 1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문제, ③ 영업상 필요한 경우에는 샘플제품을 30개 정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문제 등을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 다양한 쟁점을 기반으로 한 협상 진행

 

1) 결국 장비 이사는 위위전자와의 협상을 진행함에 있어 기존의 ‘단가협상’에 더하여 다양한 쟁점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2) 위위전자도, ‘단가’ 문제는 워낙 융통성이 없어서 빡빡한 입장을 보였지만, 의외로 결제 조건이나 납기, A/S 등에 있어서는 상당한 융통성을 보여 주었다.

3) 결과적으로 장비 이사는 구매협상을 마무리함에 있어 단가는 위위전자측의 제안(55만 원)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외 결제 조건, 납기, A/S 등 다른 조건에 있어서는 촉한전자에 유리한 내용을 도출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일로 인해 유비 대표이사로부터 훌륭한 협상을 진행했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지침>

 

1) 다양한 쟁점을 발견하지 못하면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모든 협상에는 절대 1가지 쟁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 찬찬히 지켜보면 여러 가지 쟁점이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2) 여러 쟁점을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고 Give & Take를 진행하라. 그 과정에서 상대방이 손쉽게 허용할 수 있는 쟁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乙을 위한 Tip>

 

1) 갑이 제안하는 조건을 그대로 수용해야만 한다는 패배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

2) 어떤식으로든 갑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면 요구사항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데, 갑이 먼저 자신의 입장을 양보하는 일을 기대할 수는 없다.

3) 을로서는 ‘과연 이 조건을 갑이 받아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쟁점에 대해서, 의외로 갑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쟁점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쟁점을 도출하여 갑과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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