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협상삼국지 : 공감적 경청은 상대방의 숨은 욕구(Hidden Interest)를 파악해야 가능하다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1. 22. 23:08

본문

공감적 경청과 Hidden Interest

1.

우리는 흔히 공감적 경청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필자가 경험했던 사례이다.


2.

몇 달전 경영자 및 각 분야 전문가들 모임에 갔을 때이다.

조찬.jpg

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분들의 면면을 보면

A씨(44세) 코스닥 업체 대표이사

B씨(50세) 00 세무법인 대표세무사

C씨(48세) 00 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D씨(45세) 00 텔레콤 상무이사

그리고 필자


3.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A씨가 이런 말을 꺼냈다.

“지난 주말에 레이크사이드 CC에 가서 이글(규정타수 보다 2타 적게 쳐서 홀인한 것)을 했지 뭡니까?”

전욱휴~1.JPG

주말골퍼로서 이글이라면 대단한 것이니 자랑할 만도 하다.

그러자 B씨가 대뜸 하는 말.

“레이크사이드 CC 홀 길이가 좀 짧은 편이잖아. 거긴 이글 많이 나오던걸”

옆에서 듣고 있던 D씨는

“하... 저는 지난 주말에 몽베르 CC에서 버디(규정타수 보다 1타 적게 쳐서 홀인한 것) 하나 했는데...쩝”라면서 자기 이야기를 했다.

약간 머쓱해진 A씨.



4.

그러자 평소부터 사람좋기로 유명한 C씨가 A씨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아래 대화 내용은 골프를 칠 줄 모르시는 분은 잘 이해를 못하실 수도 있을 듯)

C : "이글이라구요? 대단하네. 몇 번 홀이었지요?“

A : "아, 네 14번 홀이었습니다.“

C : “당연히 Par 5 였을 것이고. 세컨 shot 하실 때는 우드 잡으셨어요? 아님 하이브리드? 롱 아이언?”

A : "그게 참 고민스럽더라구요. 드라이버가 많이 나가는 덕에 200야드 쯤 남았는데, 과감히 하이브리드로 갈겼습니다.“

C : "오우, 하이브리드를 잘 다루시는 모양이네요. 그럼 바로 온 그린?“

A : "예, 운이 좋았지요. 일단 온 그린. 그런데 사실 거의 엣지에...“

C : "엣지라구요? 그럼 롱 퍼팅? 어느 정도 롱퍼팅이었나요?“

A : "흐흐... 족히 8미터는 된 것 같아요.“



5.

A씨는 C씨의 질문에 침을 튀겨가며 신나게 답변을 해 나갔다.

C : "네? 8미터라구요? 오르막? 아님 내리막?“

A : "그게 말이죠. 내리막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올라가는... 거의 죽음이었죠.“

C : "우와, 그건 진짜 힘들었겠네요. 그걸 한 방에 홀인?“

A : "네, 운이 좋았던 거죠. 흐흐“



6.

필자는 그 대화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C씨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모든 사람들이 C씨를 칭찬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경청.jpg

A씨는 왜 지난 주말에 이글했다는 이야기를 했을까?

A씨는 그 이야기를 폼나게 하면서 자랑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B씨는 그 골프장이 쉬워서 이글이 많이 나온다고 김을 빼는가 하면, D씨는 자기가 버디한 이야기를 하면서 초점을 흐렸다.



7.

하지만 C씨는 A씨의 숨은 욕구(자랑하고픈 마음)를 잘 알고는, A씨가 신나게 자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맞장구를 쳐 준 것이다.

마치 배구에서, 스파이크를 잘 때릴 수 있도록 멋지게 공을 보급해주는 세터처럼.

volleyball_tshirt_setter.gif

결국 공감적 경청은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이야기를 꺼낸 hidden interest를 파악할 때라야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