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협상삼국지 : Meta Communication을 이해하면 숨은욕구(Hidden Interest)가 보인다.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1. 22. 23:12

본문

Meta Communication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말하는 메시지의 사전적 의미 뿐만 아니라 상황 속에서의 또 다른 의미를 찾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이러한 메타 커뮤니케이션 역시 상대방의 말 속에서 상대방의 hidden interest를 추측해 보는 과정으로 이해가 된다.


meta.jpg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 '그들'

상대방이 사용하는 인칭대명사를 통해서 대화의 주제에 대한 대화자의 입장을 읽을 수 있다. 만약 '우리'라는 말보다 '그들'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는 경우, 대화의 주제에 대해 보다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그 입장에 대한 구속력도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생각난 김에'

상대방이 '생각난 김에'라는 말을 했다고 치자. 보통 '생각난 김에'라는 말은 정말로 생각지 못하고 있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난 경우에 사용된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사전적 의미와는 반대로 이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오고 있었거나 이 문제를 이야기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뜻한다.

또한 우연성을 가장하여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지만 전체 대화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경청.jpg

3. '잘 아시다시피'

사전적인 의미로는 상대방이 대화의 주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실제로 알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사용한다.

보통 상대방에게 어떤 주장을 할 때 상대방이 알 수도 있는 사실을 혼자 아는 것처럼 우쭐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입장이나 주장에 대한 동조를 원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4. '말할 필요도 없죠', '당연하죠'

부정적인 상태를 긍정적인 상태로 보이고자 할 때 많이 사용한다.

5.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솔직히', '정말로' 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할 경우, 적어도 이전까지의 말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스스로 '이전까지 한 말들은 거짓말이에요'라고 고백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라는 말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었음을 자신도 모르게 인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지금 하는 말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스로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를 숨기기 위해서 '솔직히'라는 말로 은폐하려고 하는 것이다. 만약 항상 솔직한 대화를 해왔다면 '솔직히'라는 말을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6. '저는 괜찮아요', '저는 상관없어요'

이 말이 실제로 상관없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반대로 자신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이를 숨기고 싶을 때 많이 사용된다. 자아가 강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데, 이유는 무언가로부터 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기 위해서 항상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괜찮은 것이 아니고 필요이상으로 그 부분에 민감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직장에서의 예에 관해서 최근 기사화된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1. 상사와 선배의 겉말과 속 뜻

(1) 요즘 무슨 일 있나?

→ 요즘 일처리가 시원치 않아. 앞으로 주의 해.

개인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상사가 자꾸 캐묻는다면 경고 표시다. 업무적인 결과가 시원치 않고 물리적인 정황은 나쁘지 않으니, 개인의 문제라는 뜻. ‘나를 걱정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오히려 더 긴장해야 한다.

(2) 지난 번 그 건은 어떻게 됐지?

→ 왜 미리 보고를 하지 않고 꼭 내가 물어봐야 대답을 하는 거지?

상사로부터 업무적인 확인과 재촉을 받는 것은 아무리 표현이 부드럽다 하더라도 좋은 일이 아니다. 가급적 (가능하다면 모든 일을) 상사가 묻기 전에 먼저 보고한다. 상사의 성격이나 어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쫀쫀한 쪼임에 스트레스 받는 것만 생각하다 고과는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3) 이 건에 대한 결과는 언제 보고 받을 수 있나?

→ 오늘부터 밤을 새서라도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해.

요즘은 “오늘 야근해서 내일 아침까지 다 끝내!”라고 당당하게 명령할 수 있는 상사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 것은 아니기에 상사들은 빙빙 돌려가며 말하고 눈치 빠른 직원들은 알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 순진하게 “이번 주까지 마치면 되나요?”라고 답하지 마라.


직장동료.jpg

(4) 그쪽에서는 그럴 수 있지.

→ 네가 업무 처리를 똑바로 못했기 때문이지.

상사는 핑계 대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고 핑계라고 생각한다.

(5) 지금 맡고 있는 일이 많이 힘들지?

→ 이 일은 너에게 역부족인 것 같아.

좋게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당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의 단계일 확률이 높다.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면 “아뇨! 재미있습니다. 지금 늦어지고 있는 것은 이번 주 안에 모두 해결됩니다. 걱정 마십시오!”라고 대답해야 한다. 구구절절 “사실은 이게…”하면서 누가 어떻고 뭐가 이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데도 잘 되지 않고 있다’라는 설명을 했다가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6) 힘든 일 있으면 미리 얘기하게.

→ 사적인 일로 업무에 지장 주지 말고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

대부분 “아, 나를 걱정해주는구나. 그럼 좀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주겠지.”하고 받아들이기 쉽다. 얘기하면 처리해줄 것이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으로. 물론 책임은 당신의 몫이다.

(7) 어제 무슨 일 있었어?

→ 여기는 사무실이야. 출근할 때는 긴장해서 자기 관리 좀 해.

‘어제(밤)’ ‘지난 주말에’ 등 사적인 시간에 있었던 일을 물을 때는 ‘지금 너의 꼴이 이상해’라는 뜻이다. 푸스스한 머리와 피부, 벌겋게 충혈 되고 퉁퉁 부은 얼굴은 아닌가? 여행이든 술이든 부부싸움이든 회사에 나왔을 때 단정치 못한 모습은 NG. 야근으로 초췌한 모습도 다함께 한 야근이 아닌 이상 권장 사항은 아니다. 대인의 업무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8) 자네는 참 가정적이야.

→ 회사나 업무보다는 사생활을 더 중시하는군.

미안한 얘기지만 여자들로부터는 칭찬, 남자들로부터는 비아냥의 소지가 높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직장에서 ‘가정적’이라는 표현이 ‘업무보다’ 사생활을 우위에 둔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가정적이라 하더라도 굳이 회사에서 그런 표현을 들을 필요는 없다. 더 억울한 것은 가정에서는 결코 그런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할 때.

(9) OO은 아주 능력 있어. 일처리 꼼꼼하고.

→ 너는 OO보다 못해.

동료나 후배를 뜬금없이 칭찬한다면 100% 주의경보!


동료2.jpg


2. 동료와 후배의 겉말과 속 뜻

(1) OO씨는 성격이 참 시원시원하시네요.

→ 너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구나. 앞 뒤 정황을 좀 보고 일 하렴.

친한 사이에야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 그러나 옆 부서의 잘 모르는 동료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런 관계에서는 좋은 게 좋은 표현이 아닐 확률이 더 높다.

(2) 이 건은 꼭 오늘까지 처리돼야 하거든요.

→ 늘 늦는 너 때문에 피곤해.

특히 후배들. 유관 업무일 때. 선배를 쫄 수는 없으니 이런 식으로 신신당부한다.

(3) 마무리되면 알려주세요.

→ 늘 약속을 안 지키는 너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여러 사람들이 당신과 이렇게 대화하고 있다면 당신의 시간관념이나 습관을 돌이켜보라. 자주 늦는 케이스라면 상대는 기다리기 싫다는 불신의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마음 편히 일 하세요’라는 좋은 뜻.

(4) OO씨는 여기 있기 아까운 것 같아요.

→ 그렇게 잘났으면 다른 좋은 데로 가든가.

이런 말을 듣고 ‘그래, 나는 역시 여기에는 아까운 인재야’라고 뿌듯해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의외로 많다.)

(5) 워낙 알아서 잘 하시잖아요.

→ 너를 도와주고 싶지 않아.

또는 ‘도와주지 않아도 되지?’ 라는 확인사살.

(6) 제가 뭐 좀 도와드릴까요?

→ 너 때문에 나까지 피해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빨리 퇴근하고 싶을 때.

(7) 오늘 데이트 있으신가 봐요.

→ 오늘 네 복장은 너무 튀어.

자연스럽고 멋지게 입었다면 “멋져요!”라고 했을 텐데. 그저 “특별한 일 있나 봐요” “오늘 무슨 날이에요?”라고 한다면 뭐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차림일 확률이 높다. 특히 여성들.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드레시한 복장이나 지나치게 페미닌 한 룩은 아닌지. 요즘 유행하는 초초미니 하의실종 룩은 아닌지 돌아볼 것. 아무리 예쁘더라도 오피셜하지 않은 복장은 역시 NG.

(8) 너무 예뻐요!

→ 그럼 안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이거 어때?” “이거 너무 예쁘지?” 라고 묻는데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사이코.

(9) 이런 건 언제 다 하셨어요?

→ 일은 안 하고 다른 데에만 관심이 많구나.

일이 아닌 피규어 모으기, 개인홈페이지, 자동차 튜닝 등에 대한 칭찬일 때.

(10) 오늘 팀장님 기분 안 좋으세요.

→ 너 때문이야.

또는 ‘자칫하면 눈치 없는 너 때문에 우리도 깨질 수 있으니까 조심해줘’라는 의미.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