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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삼국지 : 이솝우화 ‘여우와 포도’를 비틀어서 윈윈협상을 이끌어보자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1. 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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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여우와 포도’를 통해 알아보는 욕구파악 사례>


◎ 들어가는 말

지난번에 이솝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조금 비튼 다음 협상론 관점으로 풀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이솝우화 중 ‘여우와 포도’ 이야기를 조금 비틀어 보겠습니다. 

여우포도.gif

역시 ‘상대방의 욕구(interest) 파악’과 관련이 있습니다.


◎ 
이야기 비틀기와 협상론의 결합


1)

여우는 예전에 자기 할아버지가 포도를 먹고 싶어도 점프력이 떨어져서 포도를 손에 못 넣자 ‘저 포도는 신포도야’라고 하면서 스스로 위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쓴 웃음을 지었다.

‘흠, 우리 할아버지도 조금만 머리를 쓰셨으면 될텐데. 쩝. 그나 저나 할아버지 생각을 하니 포도가 땡기누만. 슬슬 움직여 볼까?’

여우는 느릿느릿 숲 속에 가서 공고문을 붙였다.


2)

그 공고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다람쥐나 뱀으로 인해 새끼나 알의 피해를 입은, 혹은 입을 것을 우려하는 까치, 까마귀들은 연락하세요.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도와주겠습니다.”

둥지.jpg



☞ 여우는 알고 있었다. 
다람쥐나 뱀들이 수시로 나무 위에 있는 까치, 까마귀 둥지에서 그들의 새끼나 알을 훔치는 것 때문에 까치, 까마귀들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즉 협상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여우는 까치와 까마귀의 interest(needs)를 알고 있었기에, 이를 자극한 것이다.


3)

아니나 다를까 조금 시간이 지나자 몇 몇 까치와 까마귀들이 조심스레 여우를 찾아와 고민을 토로했다. 여우는 그 고민을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4)

“걱정마시죠.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여우가 제시한 방법은 이러했다. 자신에게 보호를 의뢰한 까치와 까마귀의 둥지가 있는 나무에는 다음 내용이 기재된 팻말을 붙이는 것이다.

나무.jpg

“이 나무는 000 여우님이 지켜주고 있다. 만약 이 나무에 함부로 올라가서 알을 훔치거나 새끼를 잡아먹는 동물이 발견되면 000 여우님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내용을 인근 다람쥐나 뱀들에게 널리 전파시켰다.

☞ 여우에게 있어 다람쥐나 뱀을 위협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즉 자신이 정말 쉽게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 반대로 까치나 까마귀에는 너무도 소중한 것이었다.



5)

마음을 놓게 된 까치와 까마귀는 다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럼 저희들은 뭘 해드리면 되죠?”라고 여우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여우는 “난 포도를 좋아하는데, 내가 직접 따기가 좀 거시기하니, 여러분들이 수시로 포도를 따서 내 집으로 갖고 와줄 수 있겠나요?”라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까치와 까마귀들은 환한 얼굴로 “그건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저희들은 제일 맛좋은 포도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수시로 따서 여우님 대문앞에 차곡 차곡 쌓아 놓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포도1.jpg


6)

결국 여우는 까치와 까마귀들의 needs(자신의 알과 새끼를 뱀과 다람쥐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것)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아주 조그만 노력(다람쥐와 뱀들을 겁주는 것)을 적절히 활용하는 대신, 가만히 앉아서 맛좋은 포도를 수시로 배달받게 되었다(신종 택배 시스템)

택배.jpg

7)

사실 여우에게는 다람쥐나 뱀들로부터 까마귀, 까치를 지켜주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반대로 까치와 까마귀들에겐 포도를 따서 여우에게 갖다주는 것 역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이를 적절히 trade-off 한다면, 진정한 win-win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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