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버팀목이라고 하는 BATNA가 무엇인가요?
가. N사의 일본 진출 사례
N사는 일본 진출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파트너가 될 만한 일본 회사를 찾고 있는 중이다. N사의 나 사장은 파트너 후보로 A사와 B사 중에 어디가 더 적합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회사의 역량이나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파트너로는 A사가 B사보다 훨씬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나 사장은 일본에 들를 때마다 A사 뿐만 아니라 B사도 반드시 만나고 왔다. 일본을 다녀 온 뒤 A사에 이메일을 보낼 때에는 넌지시 B사와 나누었던 대화 내용, 특히 B사가 N사에게 했던 좋은 제안 내용도 일러 주었다.
3개월 뒤 나 사장은 N사의 일본 파트너사로 A사를 선택했다. 그런데 나 사장이 중간 중간 B사가 N사에 제안했던 내용까지 A사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에 처음 A사가 N사에 내걸었던 조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파트너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나. BATNA의 의미
협상을 진행할 때 ‘만약 이 협상이 깨질 경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협상자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믿을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믿을 구석’을 협상론에서는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BATNA는 ‘협상을 통한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 정도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김 대리는 내년 연봉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김 대리 연봉이 3,000만 원인데, 김 대리는 내년 연봉으로 3,500만 원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최근 어느 헤드헌팅 업체가 김 대리에게 경쟁사로 자리를 옮기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다. 그 헤드헌팅 업체가 제시한 경쟁사의 입사 조건은 현재 회사와 같은 대리직급 보장에 연봉 3,300만 원이었다.
김 대리의 이번 연봉협상에서 그의 BATNA는 ‘연봉 3,300만 원에 경쟁회사로 옮길 수 있는 것’이다.
앞선 사례에서 일본 진출을 준비하던 N사는 A사와 협상을 진행하면서 B사를 BATNA로 삼았다.
A사는 자칫하면 N사가 B사와 계약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에 좀 더 N사를 배려한 조건을 제시했던 것이다. N사의 나 사장은 자신의 BATNA를 협상 끝까지 잘 유지했고, 자기에게 BATNA가 있다는 사실을 협상 상대방에게 적절히 알리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아주 뛰어난 협상을 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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