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ISG : Hidden Interest(1)
제4강 : 협상의 고수들은 상대방의 hidden interes에 집중한다.
1. hidden Interest의 의미
소개팅 자리에 나간 김대리. 상대방은 모 증권사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홍세리라는 여성이다. 약속된 커피전문점에서 홍세리양을 만난 순간 김대리는 가슴이 턱 막혔다.
이유는? 홍세리양은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미인이다. 옷차림도 아주 세련되고. 그 동안 여러 여성들에게 퇴짜를 맞은 경험이 있는 김대리로서는 본인이 그다지 큰 인기가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런데 오늘 소개팅 상대는 역대 최강이다. 그다지 화술도 뛰어나지 않은 김대리. 이미 홍세리 양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그리 곱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자.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김대리는 서서히 심호흡을 하고 얼마 전 협상 강의 때 들은 내용을 실험해 보기로 한다. ‘좋아, 어디 한 번 부딪혀보자!’
앞서 우리는 협상이나 설득을 할 때 상대방의 명시적인 요구(Position)에만 얽매이지 말고 그 사람의 내면적인 욕구(Interest)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Interest 보다 더 깊은 심연에는 그 사람의 hidden interest가 있다. 이 둘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interest는 ‘본인도 인지하고 있는 본인의 욕구’라고 한다면, hidden interest는 본인도 쉽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막상 상대방이 그 부분을 자극해 주면 ‘그래, 맞어. 난 그런 게 필요했지’ 혹은 ‘그래. 맞아. 내가 놓치고 있었어.’ 또는 ‘어라? 이거 괜찮은데?’라는 식으로 뒤늦게 인식하게 되는 자신의 욕구를 의미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본인도 놓치고 있던 숨은 욕구이기에 이 부분을 상대방이 찾은 후 자극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상대방의 hidden interest를 자극하는 것이야말로 협상의 고수들이라야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hidden interest 자극 방법은 한 시대를 풍미한 획기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많이 발견된다. 종래에는 존재하지 않던 상품이나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과정에는 바로 고객들의 평소 숨은 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인 것이다.
예를 들어 Apple의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를 보자. 그런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그런 제품에 대한 needs가 있는지 본인조차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그 제품들이 출시된 이후에는 ‘난 내가 원하는 음악들을 수시로 down 받아서 듣고 싶었었어. 기존의 mp3 플레이어로는 충족되지 못한 뭔가가 있었어. 아이팟은 이 문제를 해결해 줬어’, ‘노트북을 휴대할 수도 있지만 너무 무겁고 부팅 시간도 오래 걸려서 불편했었어. 어차피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컨텐츠를 보는 일이 대부분인데. 아이패드는 바로 그 부분에 있어 내 필요를 정확히 맞췄어.’라고 생각하면서 그 제품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되었다. 결국 hidden interest는 외부의 적절한 자극에 의해 그 존재가 다시 재조명되면서, 그 이후에는 그 사람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인(動因 ; 모티브)이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소개팅 자리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김대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우리는 연애의 달인이라고 하는 ‘카사노바’의 조언을 들어 볼 필요가 있다. 카사노바는 자신의 연애 비법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고 한다.
“미모가 뛰어난 여성에게는 그 지성을,
지적인 여성에게는 그 미모를 칭찬하라!”
카사노바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미모가 뛰어난 여성이라면 원래부터 자신의 미모에 대해 주위사람들이 칭찬하는 것을 들어왔기 때문에 미모에 대한 칭찬에 대해서는 별로 감흥이 없다. 하지만 이 여성은 혹시라도 자신이 ‘외모만 챙기는, 허영에 빠진 여성’으로 비칠까봐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스스로는 지적인 부분도 충분히 갖춘 사람으로 비치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갖고 있지 않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모가 뛰어난 여성은 그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지적인 여성으로 보이고 싶은 숨은 욕구(hidden interest)’가 있다는 것을 카사노바는 정확하게 간파했던 것이다.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칭찬은 그 사람이 원래부터 잘하는 부분에 대해 주어졌을 때보다, 다소 미흡하지만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에 대해 주어졌을 때 칭찬받는 사람의 기쁨은 더 크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안타까움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려는 숨은 욕구(hidden interest)가 있기 때문이다.
김대리는 홍세리 양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홍세리 양은 커피 테이블 옆에 책을 한 권 놓아둔 것이 아닌가. 홍세리양은 어디를 가든 책을 한 권씩 들고 다니는 버릇이 있다. 읽지는 않더라도 지적인 여인으로 보이고 싶은 내면의 깊은 욕구가 투영된 탓이리라.
김대리는 ‘미인이시네요’라는 상투적인 칭찬은 과감히 생략하고 바로 책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네요? 전 이 양반 책 몇 번 시도했는데 은근히 어렵더라구요. 제 주위 여성분들 중에 하루키 소설을 재미있어 하는 분은 쉽게 발견하지 못했는데, 세리씨, 대단하십니다. 독서 취향에 반했습니다.”
순간 김대리는 홍세리양의 눈이 커지고 얼굴이 환해지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세리양은 오늘 저녁에는 가서 그 동안 폼으로만 들고 다니던 이 책을 몇 장이라도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김대리가 ‘미인이시네요’라고 칭찬했더라면 홍세리양은 ‘아, 네’라면서 형식적인 인사만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협상의 고수라야 사용할 수 있다는 이 궁극의 hidden interest 자극법. 이 정도면 참으로 흥미롭지 않은지? 시간을 들여서도 좀 배워보고 싶지 않은지?
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증강공식 ISG : 이방원의 실패한 설득 (0) | 2012.05.14 |
---|---|
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ISG : Hidden Interest(2) 선제적인 고객만족 (0) | 2012.05.13 |
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ISG : 상대방의 Interest에 집중한 사례연구(1) (0) | 2012.05.13 |
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ISG : Position과 Interest를 구별하라(3) (0) | 2012.05.12 |
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ISG : Position과 Interest를 구별하라(2) (0) | 2012.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