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삼국지 :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를 통해 알아보는 욕구파악 사례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를 통해 알아보는 욕구파악 사례>

◎ 들어가는 말

제가 두 딸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를 비틀어서 설명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협상에서의 중요한 부분인 ‘상대방의 욕구(interest)를 파악하라’와 직결되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 부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 이야기 비틀기와 협상론의 결합

1)

베짱이 두목은 걱정이다.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는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거나 너무 힘들었던 과거가 있다. 자기 세대에서만큼은 그러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2)

베짱이 두목은 개미 두목을 찾아갔다.

베짱이 두목 : “이 더운 여름에 일하시려면 힘들지 않나요?”

개미 두목 :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예전 같지가 않아요. 자꾸 농땡이만 치고. 우리 선조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일 효율도 잘 안오르구요.”

3)

이 때다 싶어 베짱이 두목은 제안을 한다.

베짱이 두목 : 일할 때 그에 맞는 흥겨운 노래를 들으면서 하면 훨씬 능률이 오를 겁니다. 더구나 젊은 개미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들이라면 말이죠. 

설문조사를 한 다음 인기곡들 위주로 한번 레퍼토리 구성해 보겠습니다. 음악과 작업능률의 상관관계에 관한 논문도 여기 있습니다”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아서 고민이었던 개미 두목은 귀가 번쩍 뜨였다.

개미 두목 : “아,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 베짱이 두목은 ‘우리 노래를 들으세요’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음악을 활용하세요’라고 말했다. 즉, 개미 두목에게는 자신들의 작업능률을 높이려는 욕구(interest)가 있음을 베짱이 두목은 간파한 것이다.

베짱이 두목이 이 점을 알게 된 것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어떻든 상대방에 이런 욕구와 needs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 중요하다.

☞ 베짱이 두목의 용의주도함은 ‘음악과 작업능률의 상관관계에 관한 논문’까지 준비한 부분에서도 발견된다. 협상의 테크닉 중 하나인 ‘권위의 법칙’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4)

개미 두목 : “아. 그런데 저희들은 뭘 해드리면 될까요?“

베짱이 두목 : “저희들은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서 항상 고민입니다. 저희들이 여름에 열심히 연주를 해서 생산성을 높여 드릴테니 겨울에는 저희들에게 음식을 주실 수 있을까요?”

개미 두목 : “가능한 말씀입니다. 좋습니다.”

☞ 각자 갖고 있는 것을 멋지게 교환하는 Trade-off 장면이다. 

윈윈협상을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상대방의 무엇과 교환하는 Trade-off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이 만족이 극대화된다.

5)

여기서 베짱이 두목은 또 하나의 제안을 한다.

베짱이 두목 : “혹시 개미님들 중에 체질적으로 일에 맞지 않는 분들이 계시지는 않나요?”

개미 두목 : (한숨을 쉬며) “개미들이 부지런하다는 것은 다 옛말입니다. 

요즘 ‘일이 체질에 안맞다는 젊은 개미들이 나와서 골치입니다. 맨날 베짱이처럼 음악만 듣고 말이지요. 아... 죄송합니다. 댁을 비난하려던 것은 아니고...’

☞ 베짱이 두목의 이 두 번째 제안 역시 의미심장하다. 

개미들 사회에서 ‘일에는 소질이 없는 개미들이 있다는 사실’, ‘나아가 그 개미들 때문에 개미 두목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는, 그 고민을 베짱이 자신들의 특장점으로 극복해보라는 진정한 윈윈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6)

베짱이 두목 : “괜찮습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개미님들 중에서 일에는 도저히 소질이 없고 음악에 관심을 두는 분들은 저희들이 집중적으로 악기연주 등을 레슨해서 실력을 키워드리는 겁니다. 앞으로는 음악으로도 밥벌이가 되는 시대가 올 겁니다.”

개미 두목 : “흠... 듣고 보니 그렇군요. 일에 소질이 없는 친구들더러 계속 일하라고 해봐야 답이 안나오더군요. 앞으로 음악 선생님으로 모시겠습니다.”

☞ 결국 이 과정을 통해 베짱이는 단순한 “딴따라”에서 개미들의 선생님으로 격상된 것이다. 상대방의 욕구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이와 같은 ‘입지의 변화’까지 생길 수 있다.

7)

개미들도 팍팍하게 일만 하다가 자기들이 좋아하는 곡이 나오니 신이 나서 일할 수 있어 좋았다. 결국 베짱이의 연주는 개미들의 생산성에 도움이 되었다.

추운 겨울날, 베짱이는 한편으로는 지난 여름 힘들었던 개미들을 위해 편안한 음악을 연주하면서 격려하고, 다른 한편으로 일에 소질 없는 어린 개미들에게는 음악 교육을 시켜주면서 새로운 적성을 개발시켜 주었다.

물론 베짱이는 개미들로부터 수고비, 레슨비 명목으로 많은 양식을 받아서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인기있는 베짱이는 팬클럽도 생겼다.

결국 이런 식으로 개미와 베짱이는 자기가 잘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평화롭게 서로 도우며 살 수 있게 되었다.

☞ 상대방의 욕구만 제대로 파악해 내더라도 이렇듯 자기가 잘하는 일만 열심히 하고도 서로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의 위력이다.

◎ How To

1. 멋진 Deal을 성사시키고 싶으면 상대방의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를 다양한 루트를 통해 파악하라.

2. 상대방의 욕구와 needs를 자극하는 일은 협상에 있어서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 욕구와 needs만 제대로 자극하면 당신은 대접을 받으면서 Deal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