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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숲을 거닐다> 죄는 은밀한 기쁨으로부터 시작된다.

지식창고/고전의숲

by 조우성변호사 2012. 2. 2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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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숲을 거닐다> 죄는 은밀한 기쁨으로부터 시작된다.

 

인용문

 

過罪未熟 과죄미숙

愚以怡淡 우이이담

至其熟時 지기숙시

自受大罪 자수대죄

 

해석)

죄를 지어도 죄의 업이 익기 전에는

어리석은 사람은 그것을 꿀 같이 여기다가

죄가 한창 무르익은 후에야

비로소 큰 재앙을 받는다.

 

<법구경 중>

 





나의 느낌

 

우리는 뉴스에서 보도되는 권력자들의 각종 비리 소식을 접하면서 거참,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저러고도 안 들킬 줄 알았나?’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실제 많은 사건을 변호해 보면, 그 분들 중 상당수는 안 들킬 줄 알았다고 고백합니다.

 

위 법구경 원문 중 과죄미숙이란 말에 눈이 확 갑니다.

 
즉 죄를 지어도(過罪), 그 죄가 충분히 숙성하지 않은 상태(未熟)에서는 외부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달콤하게 여긴다는 부분. , 정말 진리입니다.

 

인삼도 5년이 되어야 익고, 와인도 오래 숙성되어야 제대로 맛을 내듯이

라는 것도 그것을 저지른 당장에는 아픔보다는 쾌감기쁨이 더 큰 법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이미 죄의 씨앗을 뿌려 놓으면, 그 죄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싹을 틔우고 길이생장을 한 후 꽃을 피우고 드디어 독의 열매(毒果)를 맺는 법입니다.

 

오늘날 언론을 시끄럽게 만드는 그 독과의 씨앗은 이미 3-4년 전에 뿌려진 것이고, 적어도 그 독과의 씨앗을 뿌릴 때에는 우리네 인간은 쾌감과 승리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가요?

촘촘한 하늘비단 그물(天羅之網)로 얽혀 있어서, 그 무엇도 빠져 나가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잘못도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큰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는 법구경의 말씀, 큰 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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