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숲을 거닐다(13) : 수치를 아는 것이 용기다
▷ 사례
# 1
(주)재호전산의 김재호 사장.
최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주식회사 대용전기)와 사이에 트러블이 생겼다.
그런데 사실 그 트러블의 원인은 김사장이 최초에 판단했던 것과는 시장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인데, 지난 번 회의석 상에서는 오히려 상대방(대용전기)의 잘못인 양 몰아세웠던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김사장으로서는 자신의 판단미스를 인정하는 것이 힘들었다.
# 2
하지만 자꾸 그 당시의 상황이 머리를 맴돈다.
상대회사인 대용전기의 박대용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아주 정직한 분이다. 그런 분께 억지소리를 계속했던 김사장은 찜찜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 고전 한 자락
# 1
중용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好學 近乎知(호학근호지)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에 가깝고
力行 近乎仁(역행 근호인)
힘써 행하는 것은 인에 가깝고
知恥 近乎勇(지치 근호용)
수치를 아는 것은 용에 가까운 것이다
知其三者 則知所以修身(지기삼자 즉지소이수신)
이 세 가지를 알면 곧 수신하는 바를 알게 되고
知所以修身 則知所以政治(지소이수신 즉지소이정치)
수신하는 바를 알면 곧 사람을 다스리는 바를 알게 된다.
# 2
‘용감하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 용감하다라는 평가를 내릴까요?
중용은 아주 심플하게 말합니다.
‘수치를 아는 것’
그게 용기라는군요.
사례에서 김사장은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에 마음에 갈등이 일어납니다.
적어도 본인 스스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고 있기에.
자신이 잘못한 것, 그리고 그것 때문에 수치스럽다는 것을 아는 것,
나아가 상대에게 그 점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참다운 용기일 것입니다.
# 4
결국 진정한 용기는 자신에 대한 直面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 때라야만이 나의 수치를 알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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