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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과 포숙의 공사 구분

나를 세우는 ETHOS/Thoghtful

by 조우성변호사 2012. 12. 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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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춘추시대의 큰 정치가 관중(管仲)은 절친 포숙(鮑叔)의 한없는 양보 덕분에 제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물론 관중은 그 자신의 탁월한 식견과 재능으로 제나라를 부국강병으로 이끌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는 이 두 사람의 우정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포숙의 위대한 팔로십(Followship)이 한 나라를 어떻게 부강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대하 사극과 같다.

관중은 무려 40여 년 동안 재상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도 관중은 병이 들어 죽을 때도 자신의 후임으로 멀쩡하게 살아 있는 포숙을 추천하지 않았다. 

소인배들이 포숙에게 관중의 처사에 불만을 터트리며 이간질했다. 그러나 포숙은 “내가 사람 하나는 참으로 잘 보았다. 내가 그러라고 그 사람을 그 자리에 추천한 것이다”라며 소인배들을 물리쳤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고사인가! 

관중은 <관자(管子)>(‘임법(任法)’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사사로운 정으로 상을 내려서는 안되며,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해서 사사로운 원한으로 벌을 내려서는 안된다.”

그러면서 관중은 원칙과 법으로 일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관중은 사사로운 애정과 시혜가 증오와 원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사사로운 애정은 왕왕 미움과 원한의 출발점이 되며, 사사로운 은혜 또한 왕왕 원망의 뿌리가 된다.”(‘추언(樞言)’편)

애정이 되었건, 은혜가 되었건 균형을 찾지 못하면 제3자의 원망을 사게 된다. 또 애정과 은혜를 베풀어 놓고 돌아오는 것이 자기 마음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 모든 것이 사사로운 마음에서 애정과 은혜를 베풀고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위정자가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여 공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면 나랏일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나라를 이끌 인재를 기용하는 인사(人事)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제 새 정권이 들어섰다. 단언하건대 이번 정권의 성패 역시 공사(公私) 구분에 달려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정권의 처절한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면 된다.

역사는 잘 보여준다. 성공한 리더는 공사 구분에 엄격했고, 그것을 기초로 나라가 발전했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 병폐의 뿌리를 파고들면 예외없이 공과 사에 대한 무분별, 즉 사사로운 욕심과 만나게 된다. 사욕이 나라를 병들게 만드는 것이다. 

새 정권에 춘추시대 관중과 포숙이 보여준 철저한 공사 구분의 정신을 경고의 메시지로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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