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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변호사의 에토스이야기 : 사고실험

나를 세우는 ETHOS/Thoghtful

by 조우성변호사 2012. 12. 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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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그리고 사고실험

1.

요즘 나를 붙잡고 있는 개념 하나가 바로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이다.

그 의미는 '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진행하는 실험으로서, 실험에 필요한 장치와 조건을 단순하게 가정한 후 이론을 바탕으로 일어날 현상을 예측하는 것'인데, 이러한 사고실험은 실제로 만들 수 없는 장치나 조건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이러한 '사고실험'의 대표적 주인공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상대성이론을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주인공이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상상 속에서 만들어 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 낸 1910년대는 실험장비수준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열악했다. 어마어마한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장치를 그 때 어떻게 만들 수 있었겠는가(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서 그는 사고실험을 수행했던 것이다.



3.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인슈타인이 머리 속으로 사고실험을 준비하면서도 정말 치밀한 준비와 논리를 세웠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의 사고실험은 ‘허황된 공상’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실험과 동일한 정확성’을 만들어 냈다. 



4.

1910년 이후 실험기술이 발전하면서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이 ‘묵시록’처럼 예언했던 많은 이론들을 ‘검증’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실험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벗어나지 않았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높이 사는 것이다.

심지어 2010년 3월 기사에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또 한 번 검증되었다”라는 놀라운 내용이 실리기까지 했다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00219001265



5.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바로 '사고‘와 ’예측‘의 힘이다.

“꼭 맛을 봐야 X인지 된장인지 아냐?"라는 말이 있다.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의 오감과 육감으로 어떤 사실을 예측하고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6.

시장에 대한 분석도 그렇지 않을까?

‘이런 제품을,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내 놓으면 환영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제시하면 항상 주위에선 그런다.

시장조사 해 봤어? 검증해 봤어? 괜히 허황된 생각 하지마.’

하지만, 그 아이디어 제안자는
 
‘아직 시장엔 이런 제품이 없잖아. 그러니 어떻게 시장조사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런 제품이 나온다면 분명 시장에서 환영받을거야.
’라고 반박한다.

그럼 또 주위에선 그런다.

‘아직 시장에 제품이 없는 이유는 뻔하지 않아? 그건 시장에 수요가 없다는 뜻이야.’

결국 시장에서 사전 검증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아이디어는 폐기된다.



7.

스티브잡스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이러한 시장조사를 안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할 때 이런 제품을 만들면 분명 소비자가 좋아할 거 같으니까. 아직 시장에도 없는 제품에 대해서 어떻게 시장조사를 해?라고 반박한단다.



그래서 맥킨토시가 나오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나온 것이리라. 스티브 잡스가 CEO 였으니 이런 무모한 제품들의 출시가 가능했을테지만.



8.

그런 의미에서 보면 스티브 잡스 역시 ‘사고실험의 대가’이다.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로 달리는 물체 위에 앉아서 세상을 보면 시공간이 휘어져 보이겠지?’라고 상상의 나래를 폈듯이,

스티브 잡스도 

키보드가 아닌 마우스 클릭만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컴퓨터가 나오면 고객들은 얼마나 편리해할까?’, 
‘기존 휴대폰을 뛰어 넘는 ­­(이러 저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휴대폰이 나오면 고객들은 당연히 좋아하겠지?
’라는 

사고실험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니까.


9.

우리는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바로 이러한 ‘사고실험’이야말로 또 하나의 창의성이라 생각된다.



10.

우주의 속성을 꿰뚫어 보았기에 사고실험만으로도 100년간 깨지지 않는 상대성 이론을 완성한 아인슈타인,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보았기에 사고실험만으로도 시장의 needs를 파악해서 엄청난 신제품을 만들어 낸 스티브 잡스.

그들은 한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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