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짐 : 배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일부러 배 밑에 실어두는 짐.
일부러 무겁게 만들어 두면, 출발할 땐 더 힘이 들겠지만 풍랑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데.
문득 '오뚜기'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뚜기도 무거운 쇠를 밑 부분에 박아두지 않는가?
서로 관련이 있을 것 같아 '오뚜기의 원리'에 대해 검색해 보았더니 결국 '무게중심'으로 귀결된다.
오뚜기는 아래 부분이 가장 무거우므로 우연히 윗 부분이 아래로 기울어지더라도 중력의 영향 때문에 가장 무거운 부분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는 속성이 있어서 결국 언제나 똑바로 선다.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지혜 한자락.
무게중심이 아래에 위치해야만 안전하고, 외부의 영향에 순간적으로 휘청거릴지라도다시 중심을 잡고 서게 된다는 점이다.
만약 무게중심이 위에 있다면 대단한 기교를 부림으로써 아주 짧은 순간 똑바로 설 수는 있어도 그 균형은 얼마 가지 않아 깨지고 말 것이다.
현란한 기교와 별로 깊지도 않은 주위의 인맥을 발판으로 무언가를 이루려는 사람.
이 사람의 무게 중심은 윗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바둑알을 쌓아가지만 아주 미세한 타격에도 균형을 잃고 쓰러지고 말 것이다.
좀 더 빨리가고 싶은데 자꾸 나를 붙잡는 안팎의 역경들.
하지만 그것들을 잘 이겨내고 그 속에서 교훈을 찾을 때
그 경험은 우리의 밑짐이 되고, 균형을 잡아주는 묵직한 무게중심 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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