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우리나라 사기 연구의 제1인자인 김영수 교수님을 모시고 특강을 듣게 되었다.
씨줄과 날줄을 촘촘히 엮으면서 시공을 초월하는 김교수님의 강의는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강의가 다 끝나고, ‘사기 52만 6,500자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글귀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교수님이 답해주신 문장은 바로.
“桃李不言 下自成蹊 (도리불언 하자성혜)”
였다.
그 뜻은 복숭아(桃)와 오얏(李)은 꽃이 곱고 열매가 맛이 좋으므로, 오라고 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그 나무 밑에는 길이 저절로 생긴다는 것으로, 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史記 李將軍列傳(이장군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漢(한)나라 武帝(무제) 때 李將軍(이장군) 李廣(이광)은 활의 명수로 유명했고, 힘이 세고 몸이 빨랐기 때문에 匈奴(흉노)들은 그를 漢(한)나라의 날아다니는 장수라는 이름으로 漢飛將軍(한비장군)이라고 부를 정도였는데 사마천이 이광을 두고 한 말이며, 이광이 특히 말이 없었기 때문에, 이 속담으로 말이 없는 그의 성실성을 비유해 표현한 것이다.
이는 내가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좋아하는 인용구'와도 비슷한 것 같다.
무거운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의 시공간은 휘어진다.
그리고 그리로 모든 것들이 모인다.
- 아인슈타인 -
결국 사람 자체가 갖는 매력과 향취, 즉 에토스가 중요하다는 의미.
‘史記’라는 텍스트가 갖는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박경리 선생께서 힘들 때마다 사마천을 마음에 두면서 글을 쓰셨다는 내용은
처음 듣는 것이었습니다. 박경리 선생의 '사마천' 이라는 시를 올려 드립니다.
그대는 사랑의 기억도 없을 것이다
긴 낮 긴 밤을 멀미같이
시간을 앓았을 것이다.
천형 때문에 홀로 앉아 글을 썼던
사람 육체를 거세 당하고
인생을 거세 당하고
엉덩이 하나 놓을 자리 의지하며 그대는
진실을 기록하려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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