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내공매거진 78

퇴사 시 반드시 챙겨야 할 서류들: 당신의 권리를 지키는 체크리스트

퇴사 시 반드시 챙겨야 할 서류들: 당신의 권리를 지키는 체크리스트 ⚖️ ○ 사안 개요 김대리는 5년간 몸담았던 A기업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경쟁사인 B기업으로의 이직을 준비하던 그는 퇴사 당일, 인사팀으로부터 "이것 좀 확인하고 서명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경업금지 서약서를 받았습니다. 놀랍게도 서약서에는 퇴사 후 2년간 동종업계 취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B기업과 입사 합의를 마친 상황에서 김대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퇴직금 계산서를 살펴보니 산출 방식이 이해되지 않았고, 4대 보험 처리나 퇴직연금 관련 안내도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김대리는 필요한 서류들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퇴사했고, 이후 세금 신고와 새 직장 입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

쓸모없음의 쓸모, 혹은 효율성이라는 감옥

[쓸모없음의 쓸모, 혹은 효율성이라는 감옥] 세상은 온통 쓸모를 묻는다. 시간의 값어치를 매기고, 관계의 효용을 따지며, 심지어 휴식의 생산성마저 계산하려 든다. 모든 것이 명확한 목적과 측정 가능한 결과로 환원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의 강박 속에서 노자(老子)는 역설적인 화두를 던진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이지만, 그 속이 비어 있기에 수레의 쓸모가 있다(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그는 나아가 “그러므로 있음(有)이 이로운 것은 없음(無)이 쓸모가 되기 때문이다(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라고 말한다. 쓸모없음, 혹은 비어 있음의 가치. 이는 효율성의 칼날 위를 위태롭게 걷는 현대인에게 정녕 낡은 지혜일 뿐인가. 노자와 장자(莊子)로 대표되는 도가(道家)..

조화석습 – 아침의 꽃을 저녁에 줍는다

[에세이 / 조화석습 – 아침의 꽃을 저녁에 줍는다] 시간은 정지하지 않는다. 어제는 오늘로 바뀌고, 오늘은 즉시 과거로 편입된다. 시스템은 전진만을 요구하는 듯하다. 뒤를 돌아보는 행위는 비효율적인 동작으로 간주되며, 성찰은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지연으로 취급받는다. 이런 환경 속에서, 특정 시기 중국 작가 루쉰이 사용했던 ‘조화석습(朝花夕拾)’이라는 표제어가 발견된다. ‘아침의 꽃을 저녁에 줍는다’. 이 네 개의 문자는 시간을 처리하는 다른 방식을 지시하는 기록물처럼 존재한다. ‘조화석습’은 과거에 대한 감상적 반응과는 거리가 있다. 아침에 개화한 식물은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그 형태가 변형된다. 이는 모든 사물의 정해진 소멸과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저녁에 줍는’ 행..

깨진 시루,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

[깨진 시루,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 깨진 시루는 돌아보지 않는다는 '타증불고(墮甑不顧)'라는 고사성어가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미련에 대한 충고 같았다.중국 후한 시대의 맹민은 시루를 깨뜨리고도 뒤돌아보지 않고 갈 길을 갔다. 그의 행동을 본 곽태는 그에게서 비범함을 봤다. 맹민은 후에 삼공의 자리에 올랐다. '이미 깨진 것을 돌아본들 무엇하겠느냐'는 그의 말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지혜로 들렸다. 서양의 근대 정신이 과거의 속박을 끊고 미래로 나아가는 '극복과 성취'에 집중했다면, 맹민의 '타증불고' 역시 과거에 묶이지 않고 현재와 미래로 가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었다.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깨진 시루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실수하고, 실패하고, 소중한..

관어해자난위수

[관어해자난위수]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가 동산에 올라 노나라를 작게 여기고, 태산에 올라 천하를 작게 여겼다고. 그러므로 바다를 본 사람은 웬만한 물은 물로 여기기 어렵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은 웬만한 말은 말이라 하기 어렵다고. '관어해자난위수(觀於海者難爲水)'. 이 고색창연한 일곱 글자가 오늘, 우리의 일상으로 걸어 들어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바다를 본 사람? 그렇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바다'를 보고 살아간다. 어떤 이에게 바다는 망망대해의 푸른 수평선이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평생 천착해 온 학문의 깊이일 수도, 혹은 필생의 과업으로 이룬 예술의 경지일 수도 있다. 그 '바다'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은 이전과 같을 수 없으리라. 그의 눈빛은 깊어지고, 그의 걸음걸..

동종업체 취업금지 서약서의 효력

[동종업체 취업금지 서약서의 효력] 팟 캐스트 - spotify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제일 하단의 재생을 누르시면 앱 다운로드 없이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spotifycreators-web.app.link/e/iVeApESD8Sb 경업금지 약정서의 효력 by 조우성의 인생내공회사에서 퇴사할 경우 경업금지 서약서를 쓰라고 하는데 그게 효력이 있는 걸까요?spotifycreators-web.app.link

직원에게 지급한 회사 PC에 대해 조사를 할 때의 유의사항

[머스트노우 팟캐스트] 주제 : 직원에게 지급한 회사 PC에 대해 조사를 할 때의 유의사항 https://creators.spotify.com/pod/show/0suojgf18h/episodes/PC-e32epau 조우성의 인생내공, 직원의 PC를 회사가 조사할 때의 유의점 제작직원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PC에 대해 회사가 어느범위에서 어떤 절차로 조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봅니다.creators.spotify.com

<어느 인생이야기> 영화 캐스팅 디렉터의 하루

영화 캐스팅 디렉터의 하루 # 2024년 4월 16일 (화요일) 맑음 새벽 5시 30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15년차 캐스팅 디렉터의 직업병이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 400억 원 규모의 국제 공동제작 스릴러 영화 '그림자의 목소리'의 주요 조연 캐스팅을 마무리해야 한다. 침대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본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보이는 새벽 풍경은 고요하지만, 내 머릿속은 이미 분주하다. 커피 한 잔을 내리며 오늘의 스케줄을 확인한다. 스마트폰 캘린더에는 빼곡히 일정이 채워져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디션, 4시에 감독과 프로듀서 미팅, 그리고 저녁 7시에 업계 네트워킹 이벤트. 코로나19 이후 대면 오디션이 다시 늘어나면서 일정이 더 복잡해졌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