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겸(勞謙)”
주역 64괘 중에 최고로 치는 괘 중의 하나가 바로 ‘지산겸’ 괘입니다.
간략히 말해서 겸손하게 세상을 대하라는 것인데요,
그 지산겸의 6개 효(爻) 중에서 제3효는 이런 풀이를 갖고 있습니다.
노겸(勞謙), 군자유종(君子有終), 길(吉)
풀이 : 온 힘을 다하면서도 겸허하니, 군자는 끝맺음이 있어 길하다.
저는 이 풀이에 나오는 ‘노겸’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노겸은 혁혁한 공을 세우고도 내세우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공로가 없어도 내세우고 싶어 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기에, 이런 인격을 갖춘 사람은 주위를 감동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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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옹야(雍也)편에 맹지반(孟之反)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맹지반은 노나라의 대부(大夫)인데, 노나라는 강대국 제나라와 싸우던 중 힘이 부쳐 성안으로 퇴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맹지반은 후퇴하는 군대의 후미에서 적의 추격을 막아내느라 제일 뒤에 쳐져 있었습니다.
전의를 상실한 채 달아나고 있는 병졸들이었으니 적의 추격에 속수무책이고,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맹지반은 제일 뒤에 위치하면서 한 명의 병사라도 위험에서 구출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입니다.
나중에 아군의 성문이 가까워지자 그제서야 말을 채찍질해 정상적으로 앞 순서에 성문을 통과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의 행동을 치하하자 그는 말하길 ‘내가 뒤에 머물렀던 것은 말이 잘 달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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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분명 자기 PR시대입니다.
작은 것도 크게 부풀려서 자신을 알려야만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다 큰 사람들은 ‘노겸’의 정신으로 자신을 가다듬습니다.
노력하지만(勞),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謙).
오래도록 그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추진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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