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삼국지 : interest에 집중함으로써 손해를 줄인 사례 - 00공제회 사례

"00공제회"는 나의 고문기업 중 하나이다. 00공제회는 여러 개발사업에 초기 펀딩(자금지원)을 해주고 나중에 사업이 종료되었을 때 이익을 환수한다. 00공제회는 2004년도에 A사에게 500억 원 상당의 초기펀딩을 해주었다 그런데 00공제회의 경우 금리가 꽤 쎈 편이다. 하지만 A사와 같은 사업주체들은, 사업초기 상황에서 곧바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비싼 이자를 내더라도 00공제회의 자금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A사는 00공제회에 요청을 해왔다. "당신네가 준 500억 원과 이자까지 쳐서 갚을께요. 우린 다른 금융권으로부터 더 싼 이자를 받아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즉, 돈을 더 이상 쓰지 않아도 되니 원금에다가 그 때까지의 이자를 합쳐서 갚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런데 00공제회는 이러한 A사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돈이란 것이 계속 쓰게 되면 이자가 발생하는데 당초 계약상으로는 A사가 6년간 이 돈을 쓰기로 하고 가져간 것인데, 2년만 쓰고 돈을 갚는다고 하니 4년 동안 돈을 굴리지 못하는 데 대한 손해(엄밀히 말하면 기회비용)가 발생한다는 것이 00공제회의 지적이었다. 그 상황에서, 내게 00공제회로부터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느냐는 자문이 들어왔다. A사는 계속해서 빌린 돈을 갚겠다고 하고, 00공제회는 위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 그 절충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아니.. 빌린 돈을 이자까지 쳐서 갚겠다는데, 왜 못받지? 만약 A사가 사업을 진행하다가 망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건데? 차라리 지금 이자까지 쳐서 받고, 다른 곳에 투자하면 좋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00공제회 실무자와 한참 회의를 하다보니, 00공제회의 interest를 알게 되었다. 00공제회는 상급기관인 정부부처와 감사원의 감사대상이다.  만약 감사를 받게 되었을 때, "아니, 왜 A사로부터 이렇게 조기상환을 받은 거요? 계속 쓰게 하면 계속 이자를 받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요.당신 업무를 제대로 하긴 한거요? 00공제회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못얻게 했으니 배임 아뇨?" 라는 식의 질책을 받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었다. 00공제회 실무자로서는, A사가 진행하는 사업이 불안불안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Exit할 수 있다면 그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감사때문에... 여기서 협상 이론을 접목시켜보면. 외부적으로 드러난 00공제회의 입장(position)  --> A사의 조기상환을 받아들일 수 없다.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00공제회의 욕구(interest)  --> A사의 조기상환을 받아들이고는 싶지만, 나중에라도 감사받을 때 지적될까봐 두렵다. 따라서 나는 00공제회 담당자의 interest에 촛점을 맞췄다. 즉, A사로부터 조기상환 받더라도, 감사 때 지적되지 않을 요건을 만들어 주기로 한 것이다. 그 답은 변호사 의견서였다. 그래서 내가 장문의 의견서를 작성했다. 그 주요 내용은 이러했다. "a. A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는 드러난, 그리고 드러나지 않은 Risk가 여러가지가 있다. b. 지금 00공제회가 조기 상환을 받으면서 A사의 사업에서 Exit한 후 , 다른 사업에 이 재원을       투자하는 것이 Risk-hedging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c. 만약 지금과 같은 적절한 Exit 상황을 놓친 후, 추후 A사의 사업이 위험에 빠지게 된다면      적절한 Exit 상황을 놓친 담당자 및 임원들에게는 책임이 따를 수 있다. d.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 상황에서는 A사의 조기상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00공제회에       득이 된다." 변호사 의견서를 확보한 후, 00 공제회는 A사로부터 대출 원금 및 빵빵한 이자까지 받은 후 이 사업에서 Exit 했다. 추후 감사원의 감사가 있을 때에도 내가 작성해 준 의견서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그 후 A사가 진행하는 사업은, 경영권 분쟁 등이 발생해서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00공제회로서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00공제회의 interest에 주목했기에, 원만한 타결이 가능했었던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