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 이야기] 뭉크의 '절규'
김수련: (따뜻한 미소로) 안녕하세요, 지윤 씨. 처음 오셨죠? 여기 앉으시고 편하게 계세요. 저는 10년 넘게 미술치료를 해왔어요. 다양한 연령대와 여러 심리적 어려움을 가진 분들과 함께 작업해왔답니다.
박지윤: (조심스럽게) 네, 안녕하세요. 사실 이런 데 와본 적이 없어서 좀 어색하네요.
김수련: (부드럽게) 처음엔 다들 그렇죠. 저도 처음엔 어색했었답니다. 미국에서 미술치료 석사를 마치고 돌아와 임상 경험을 쌓으면서 알게 됐어요. 모든 시작은 어색하지만,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다 보면 편안해진답니다. 지윤 씨는 요즘 어떤 마음으로 지내세요?
박지윤: (잠시 망설이다) 음… 좀 외로운 것 같아요. 잘 모르겠는데, 그냥 혼자인 기분이 자꾸 들어서요.
김수련: (공감하며) 외로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어떤 순간에 제일 그렇게 느끼세요?
박지윤: (작게 한숨) 직장에서 팀이 바뀌면서 동료들이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말도 잘 안 걸고… 친구들도 다 바빠서 연락이 뜸해졌고요. 저만 멈춰 있는 느낌이에요.
김수련: (따스하게) 그럴 때면 정말 외딴섬에 있는 기분이 들죠. 지윤 씨 마음이 잘 느껴져요. 오늘은 그런 마음을 조금 꺼내볼까요? (테이블 위에 그림을 꺼내며) 이 그림 보신 적 있으세요?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이에요.
박지윤: (그림을 보며) 아, 이거… 본 적 있어요. 되게 강렬하네요.
김수련: (차분히) 네, 맞아요. 뭉크가 1893년에 그린 거예요. 그는 이걸 그리면서 자신이 느낀 불안과 고독을 표현했다고 했어요. 여기 이 붉고 노란 하늘 보이시죠? 마치 내면이 흔들리는 것 같은 색감이에요. 그리고 다리 위에 서 있는 이 사람은 얼굴을 감싸고 소리를 지르는데, 뒤에 강이 흐르고 멀리 두 사람이 보이잖아요. 가까운 것 같아도 연결되지 않은 느낌이죠.
박지윤: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네요… 저도 요즘 저만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김수련: (부드럽게) 지윤 씨가 그런 기분을 느낄 때가 있군요. 이 인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박지윤: (조용히) 외로워 보이는데… 그래도 소리를 지르고 있잖아요. 저는 그냥 조용히 있어요.
김수련: (따뜻하게) 맞아요, 이 사람은 외로움 속에서도 자기 감정을 크게 드러내고 있죠. 지윤 씨는 조용히 마음을 묻어둔 것 같은데, 혹시 꺼내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꼭 소리를 지를 필요는 없어도, 이렇게 그림으로라도요. 그림은 우리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게 해주거든요.
박지윤: (생각하며)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이 그림 보면 좀 슬프기도 하고, 위로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김수련: (미소 지으며) 그게 이 그림의 힘이에요. 뭉크도 이런 감정을 그리면서 자신을 이해하려 했거든요. 외로움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지윤 씨의 외로움도 이렇게 표현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혹시 떠오르는 게 있나요?
박지윤: (작게 웃으며) 음… 저는 그냥 조용한 방에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일 것 같아요. 근데 이 하늘처럼 좀 흔들리는 느낌도 들고요.
김수련: (격려하며) 그거 정말 멋진 이미지네요. 조용한 방 안에서도 흔들리는 마음이 느껴진다고요. 다음에 우리 그걸 한번 그려볼까요?
(종이와 그림 도구를 꺼내며) 이제 간단한 그림 작업을 해볼게요. 여기 종이와 다양한 색의 파스텔, 크레파스, 물감이 있어요. 지윤 씨가 방금 말씀하신 '조용한 방에 혼자 있는 모습'을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색깔이나 선, 모양에 정답은 없어요. 그냥 지금 느끼는 대로 표현하시면 돼요.
(박지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김수련: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어떤 색을 선택하셨네요. 그 색이 지윤 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중에 이야기해보면 좋겠어요. 선의 강약이나 공간 활용 방식도 지윤 씨의 내면을 보여주는 창문이 된답니다.
(그림이 완성된 후)
김수련: (그림을 함께 보며) 자, 이제 완성된 그림을 함께 볼까요? 어떤 느낌으로 그리셨는지, 그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천천히 이야기해보면 좋겠어요. 지윤 씨 마음을 조금 더 꺼내보면서요.
박지윤: (살짝 밝아지며) 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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