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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욕구파악 사례 - 스님에게 빗을 팔아라!

협상/interest

by 조우성변호사 2011. 12. 3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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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욕구파악 사례> - 스님에게 빗을 팔아라!

※ 아래 사례는 제가 상상해 본 것입니다.


◎ 사례

윤석관군은 대학 4학년생으로 남다른 추진력과 기획력이 장점인 학생이다. 취업 준비 중인데 국내 굴지의 CK그룹 마케팅 부문에 지원하여 1차 시험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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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험은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100명의 2차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머리빗는 빗’ 500개를 최단 시간에 팔아오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판매해 온 사람 20명’만 2차에 합격시킨다는 것이다.

빗을 가장 창의적으로 팔아야 한다?

석관군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번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평소 어머니와 함께 가던 절(제심사 ; 齊心寺 -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곳)의 주지 스님은 ‘영철 스님’에게 가서 판매하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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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의 마음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파하시는 ‘영철 스님’의 인자하신 얼굴이 떠올랐다.

‘스님에게 빗을 팔 수만 있다면 이 얼마나 창의적인 일이겠는가?’

석관군은 얼른 빗 샘플을 챙겨 들고 북한산 중턱에 있는 ‘제심사’를 찾았다.

자, 과연 석관군은 빗을 어떻게 팔 수 있을까? 협상론적인 관점에서 풀어보자.



◎ 판매 과정

1. 스님의 욕구는 무엇일까?

일단 석관군은 영철스님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분명 스님이 ‘직접’ 빗을 쓰실 일은 없다. 하지만 스님의 다른 욕구(interest)를 자극하기로 마음먹었다.


석관 : “스님, 제가 오늘은 스님께 부탁을 하나 드리러 왔습니다. 이 빗을 좀 팔아주십사 하구요,.”

영철스님 : “허허...(머리를 쓰다듬으며) 농담도 심하구먼. 자네. 내가 어디 머리를 빗을 일이 있다고 이러는가? 허허 참”


2. 경건한 분위기의 연출

석관 : "물론 스님이 직접 사용하시라는 건 아닙니다. 제가 어머니를 따라 절에 오면서 느낀 점은, 이 절에 오시는 대부분의 신도가 40-50대 아주머니들인 것 같던데 맞나요?“

영철스님 : “음. 아마 그럴 것 같네. 대부분 아들 대학문제, 남편 사업문제, 건강문제 등으로 기원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지.”


석관 : “그 분들이 법당에 들어오셔서 절을 하시기 전에

거울을 보고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서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의식을 하게 한다면 좋지 않을까요?“



영철스님 : “흠, 계속해 보게.”

석관 : “어차피 자발적으로 법당에 오셔서 절을 하시지만, 그래도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차원에서 빗으로 머리를 빗는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좀 더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석관은 빗을 꺼내 보였다.

석관 : “그리고 제가 이 빗에다가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절이 제심사(齊心寺). 즉 마음을 다시리는 절이잖아요.이 빗은 ‘제심소(齊心梳)’, 즉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빗입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 하나가 다른 사찰과는 좀 더 차별화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요?”

영철스님 : “흠. 좀 더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긴 하겠네.”


3. 부처님 오신날 기념선물로 제안

이쯤에서 석관은 회심의 제안을 하나 더 한다.

석관 : “스님, 그리고 어차피 다음 달이면 ‘부처님오신날’이잖아요. 그런 기념일에는 신도들에게 무언가 기념품을 나눠주곤 하지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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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철스님 :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고민이긴 하네. 매년 기념타올을 제작했는데 그건 너무 흔하고. 그렇다고 염주나 목탁을 하려니 단가가 만만치 않고 말야.”

석관 : “아예 신도들께 이 빗, 제심소를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집에 있으면서도 이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서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또 나아가 제심사라는 사찰을 계속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구요.”


영철스님 : “흠, 부처님오신날 기념품으로 쓴다 이 말이지...”


4. QR Code와의 접목

석관 : “여기다 멋진 아이디어 하나 더 추가해 드릴께요. 영철 스님은 워낙 말씀이 좋으셔서 스님의 설법은 인기가 좋으시잖아요?”

영철스님 : “흠흠... 뭐 다들 그런 반응을 보여 주시긴 하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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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관 : “스님, 요즘은 영상시대입니다. 스님의 설법은 실로 널리 널리 전파되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스님의 중요한 설법을 캠코더로 찍은 다음 이를 영상 파일로 만들어서 널리 퍼뜨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영철스님 : “그건 좋은 생각이네만, 나같은 구닥다리 영감이 그런 첨단장비가 어디있나?”



석관 : “전혀 문제없습니다. 제가 도와드릴께요. 제가 캠코더 들고 와서 정기적으로 스님의 설법 장면을 찍어 드릴께요.”

영철스님 : “그런데 그렇게 찍은 설법장면을 우리 신도들이 어떻게 본단 말인가?”



석관 : “요즘 유행하고 있는 QR Code가 해결책입니다. 이 빗(세심소)에는 ‘세심사’라는 이름과 함께 그 옆에 QR Code를 박는 겁니다. 신도분들이 스마트폰으로 QR Code를 찍어보면, 제가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린 영철 스님의 설법 장면을 볼 수 있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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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철스님 : “오? 스마트폰으로 그게 되는가? 하기야 나도 갤럭시 2인데.”



석관 : “요즘 스마트폰이 대세 아닙니까? 이렇게만 되면 정기적으로 QR Code에 링크되는 영상만 바꿔주시면 신도들은 QR Code 하나로 정기적으로 스님의 설법을 접할 수 있게 됩니다. 훨씬 신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제심사’가 되지 않겠습니까?”

영철스님 : “오호~ 놀랍구먼. 결국 ‘빗’이 나와 신도들을 지속적으로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거구먼.”

석관 : “네, 바로 그겁니다.”


영철스님 : “당장 주문하겠네. 우리 신도분들만 할 것이 아니고, 신도분들에게 몇 개씩 드려서 자신의 지인들에게 그 빗을 나눠주면 우리 제심사가 여러분들께 전파되는 효과도 있겠구먼. 허허. 참 대단하네. 우선 1,000개 주문함세!”



◎ 해설

1. 석관군은 스님의 interest, 즉

(1) ‘신도들에게 더 경건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싶다’,

(2) ‘신도들이 절에 와 있지 않을 때도 제심사를 떠 올리고 스님과의 정신적인 교류를 갖기를 원한다’

를 적절히 자극을 한 것이었다.


2. 결국 이 사례에서 ‘빗’은 자신의 고유한 용도(머리를 빗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경건한 분위기의 연출’, ‘절에 대한 충성도 제고’, ‘스님과의 지속적인 심적 연계’ 기능을 담당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3. 상대방의 1차원적인 needs가 아닌 좀 더 심층적인 needs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p.s. QR Code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수시로 그 영상의 링크를 바꾸면 영상의 내용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시는 분은 아실 겁니다.

참고삼아 제 영상을 QR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   codeImage_WSJ_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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