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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변호사의 Talk Box (No.3) 한비자의 세난편, 화성남자 vs 금성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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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변호사 2012. 1. 3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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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변호사의 Talk Box (No.3) 2012. 1. 31.



1부 : 고전의 숲을 거닐다.
 

주제 : 윗사람을 설득할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


○ 사례

김팀장은 최근 대표이사와 잦은 마찰을 벌이고 있는 점에 마음이 영 쓰인다. 자신은 직언을 한다고 하는데, 대표이사는 그 마음을 몰라주는 듯하다.

물론 직설적인 김팀장의 화법(話法)이 대표이사를 자극한다는 것을 김팀장 스스로 알고는 있지만, 적어도 리더라면 그 정도는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옛날 충신들의 속상한 마음을 김팀장도 이해할 듯하다.

심지어 어느 순간부터는 대표이사가 김팀장을 멀리한다는 느낌까지 받고 있다.

‘대표이사의 그릇이 이 정도밖에 안된단 말인가?’

김팀장은 속이 상했다.
 

○ 인용문 (한비자 세난편 중)

대저 군주를 설득하는 데 있어서 명심할 일은 설득시킬 상대가 자랑거리로 삼는 것을 두둔해 주고 부끄럽게 여기는 것을 감싸 없애 주는 요령을 아는 데 있다.

그가 마음으로 동경을 하지만 실제로 거기에 미칠 수 없다면 말하는 자가 그를 위하여 그 허물을 쩍하고 좋지 않은 것을 보여주어 도리어 행하지 않은 것을 칭찬할 일이다.

그가 자기 지혜와 능력을 자랑하고 싶어한다면 다른 일 가운데서 유사한 사례를 들어 많은 자료를 만들어 주고, 내쪽 주장을 취하도록 하며 모르는 체하면서 그 지혜를 도와줄 일이다.

위태롭고 해로운 일에 대하여 진술하고 싶다면 그 비난의 대상을 밝혀서 어렴풋이 그것이 개인의 화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일이다.




그가 스스로 역량을 자랑한다면 어려운 경우를 들어 책하지 말하야 한다.

스스로 결단하여 용감하다고 생각하면 흠집을 들어 노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논지(論旨)가 거슬리는 데가 없고 말씨가 저촉되는 데가 없으면 그런 뒤에 비로소 지혜와 변설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군주와 친근하게 되어 의심받지 않으며 말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다 말할 수 있는 방법이다.


○ Comment

말을 하는 것(說)이 얼마나 어려운지(難)를 설명하는 그 유명한 한비자의 세난(說難)편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어떤가요? 대단히 영리하면서도 기교적이지 않습니까?

맹자님은 ‘상대방이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논하지 않고 떠난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셨지만, 한비자는 ‘어떤 식으로든 그 사람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그 사람의 신뢰를 얻은 후 효과적으로 설득하라’는 지혜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김팀장은 자신이 말하는 내용(What)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한비자는 말하는 방법(How)에 더 많은 신경을 쓰라고 합니다.

대표이사님을 진정으로 설득하고 싶다면 한비자의 이런 가르침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2부 : 책에서 건진 문장

주제 : 남성들이여, 우린 좀 더 경청해야 한답니다(힘들지만...)


○ 사례

김팀장은 최근 부쩍 와이프와 부딪치는 일이 많아졌다.

어제 저녁에도 와이프가 뭔가 고민이 있다고 하길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주면서 김팀장이 생각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해 주었다.

그런데 와이프는 더 짜증만 낼 따름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군요’라는, 정말 속이 뒤집어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가, 같은 한국어로 대화하는 데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인용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중)
 

사례 1

메리 : 할 일이 너무 많네요. 내 시간은 조금도 가질 수가 없어요.

톰 : 당신은 그 일을 그만둬야 해. 그렇게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런 일은 그만두고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걸 찾아봐.

메리 : 하지만 난 내 일이 좋아요. 그들은 내가 한 번 척 보도고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기를 기대해요.

톰 : 그 사람들 말 들을 거 뭐 있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되지.

메리 : 그야 당연하죠, 참 오늘 이모한테 전화하는 걸 깜빡 잊었어요.

톰 : 걱정하지마. 이해하실거야.

메리 : 이모가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아요? 이모는 나를 필요로 하신다구요.

톰 : 당신은 너무 걱정이 많아. 그러니까 그렇게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어.

메리 : (화가 난 목소리로) 내가 항상 불행하다고 느끼는 건 아녜요. 당신은 내 말을 그냥 듣고 있지는 못하나요?

톰 : 듣고 있잖아?

메리 : 왜 짜증을 내요?





사례 2


메리 : 할 일이 너무 많네요. 내 시간은 조금도 가질 수가 없어요.

톰 : (심호흡을 크게 해서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저런, 아주 힘든 하루를 보냈다 보군.

메리 : 그들은 내가 한 번 척 보도고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기를 기대해요. 난 어떻게 할 바를 모르겠어요.

톰 : (조금 사이를 두고) 으음...

메리 : 오늘 이모한테 전화하는 것도 깜빡 잊었지 뭐예요.

톰 : (눈을 약간 찡긋해 보이며) 오, 저런.

메리 : 이모에겐 지금 내가 얼마나 필요한지 몰라요. 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요.

톰 : 당신은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야. 자, 이리 와 봐. 당신을 한 번 안아주고 싶어.


○ Comment

유명한 존 그레이 박사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한 대목입니다.

남성분들 아주 격하게 공감하시죠?

사례 1과 사례 2의 차이점. 막상 떨어져서 보니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실제 내가 맞딱드리게 되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사례 1처럼 행동하게 됩니다(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존 그레이 박사는 이야기합니다.

여성이 자기의 우울한 마음을 무심코 털어 놓았거나 낮에 있었던 속상한 일을 이야기하면, 남자는 그녀가 자기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구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당장 수리공 모자를 집어 쓰고 해결방안을 내놓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번지수가 틀렸다는 거죠.

문제해결에 노력하기 보다 같이 공감해주고 경청해 주는 것에 여성들은 더 큰 위안감을 느낀다는 것.

아, 남성인 저로서는 정말 이해가 잘 안됩니다만, 출신성분이 다르니(화성 vs 금성), 많은 남성분들 참고해 주시길.






 

◇ 조우성 변호사의 Talk Box 소개

1.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테마별로 작성되는 조우성변호사의 컬럼입니다.

월 : 생활법률

화 : 동양고전/책/비즈니스

수 : 기업법률

목 : 협상/설득/바디랭귀지

금 : Ethos 이야기

2. 지난 Talk Box 보기 : http://on.fb.me/wq9KdV

3. 추후 희망하시는 분에 한해서 이메일로도 발송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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