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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에토스이야기 : 실수는 그 이후가 훨씬 중요하다

업무력강화 프로그램/Thoughtful

by 조우성변호사 2013. 6. 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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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에토스 이야기 

'실수는 그 이후가 훨씬 중요하다'



청년 창업가 K. 


모임에서 알게 되어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어느 날 저녁 여덟시쯤 K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 


"변호사님, 그 때 00대학교 P교수님과 친분이 있다고 하셨죠? 현재 저희가 수주를 추진하는 정부 과제 관련해서 P교수님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신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제게 연락처를 가르쳐 주시고 그 분께 말씀 전해 주시면, 제가 연락 드려서 한번 찾아뵙고 저희 회사 소개를 좀 드리고 싶은데요,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 전화를 받고 상당히 언짢았다.


K와는 두 번 만나서 간단히 인사만 나눈 사이일 뿐, 아직 그 회사 내용을 잘 모르는데, 다짜고짜 자기 회사 비즈니스 관련해서 누구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 그랬고, 분명 P교수가 심사위원의 입장이라면, 공식적인 경로가 아닌 이러한 비공식 경로를 통해 응모자와 만나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울 텐데 그런 고려도 없이 무작정 부탁하는 것도 그랬다.


그래서 나는 "그 일은 좀 민감한 사안 같기도 하고, 제가 아직 K사장 회사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바로 소개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나마 나쁘지 않았던 K에 대한 인상은 완전히 구겨졌고, 앞으로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그로부터 이틀 뒤에 K로부터 장문의 메일이 도착했다. 


‘이틀 전에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저희 회사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데 신규 투자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규 투자를 받으려면 이번 국책 과제를 따 내는 것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 와중에 이번 과제 선정 심사위원 중 한 분이 P교수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난 번 사석에서 조변호사님이 P교수와 친분이 있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 떠올라 제가 앞뒤 분간을 못하고 무작정 전화를 드렸습니다. 막상 전화를 끊고 보니, 제가 얼마나 경솔했는지, 그리고 조변호사께서 얼마나 입장이 난처했을 것인지, 그 제서야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루를 쫓다보면 산을 보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던데, 제가 꼭 그 꼴이었습니다. 제 생각만 하고 조변호사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조변호사님이 거절해 주셔서 제가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아직 패기뿐이고, 수양이 덜 된 후배가 저지른 잘못을 널리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것이 참...


막상 메일을 보고 나니, K에 대한 불편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래, 사람이 급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로부터 두 달 뒤, 나는 자연스럽게 K와 P교수의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이미 K가 말하던 국책과제는 다른 회사에서 수주한 상황이었다.


나는 P교수에게 K를 소개했다.  '내가 아주 아끼는 후배일세, 훌륭한 친구라구. 앞으로 동생처럼 생각하고 많이 가르쳐주게나.'

그 뒤 우리 세 명은 식사자리를 2번 정도 더 가졌고, 그 이후 P교수와 K는 좋은 선후배 사이가 되었다. 물론 K의 사업에 대해 P교수가 좋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처음에 K는 경솔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 다음 대응을 잘 했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은 것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법.


상황에 몰리다보면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뒤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그 실수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K를 통해 나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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