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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지덕의 심연 - 흔들림 없는 마음

[목계지덕의 심연] 『장자』 달생편에 등장하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은 고단한 현실 속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정신적 경지를 암시한다. 주나라 선왕이 투계를 좋아하여 기성자에게 명하니, 그는 열흘이 지나 아뢰었다. "이제 닭이 거의 준비되었습니다. 다른 닭들이 울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또 열흘이 지나 말하길, "다른 닭들이 보여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열흘 후, "다른 닭이 덤벼도 눈빛이 변하지 않고 발을 움직이지 않으니, 형체는 나무닭과 같으나 그 덕은 이미 온전합니다(形似木鷄 而有德)." 세상은 어지럽다. 천하를 달구는 시비와 소음 속에서 인간은 분노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며 욕망한다. 혈기(血氣)로 이루어진 육체는 외부의 자극에 흔들림이 없을 수 없다. 장자가 말한 목계는 무엇인가. 그것은 외부 ..

군자는 화이부동 한다 : 논어적 해석과, 삶의 자세

[군자는 화이부동 한다: 논어적 해석과, 삶의 자세] 사람은 끝내 홀로다. 사람은 끝내 함께다. 이 모순 속에 우리의 삶이 있다.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한다.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이 말은 겉으로는 단순하나 그 안에 깊은 물이 고여 있다. 공자는 말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동화되지 않고, 소인은 동화되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이는 논어 자로편(子路篇) 십삼장(十三章)에 기록된 말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군자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가 답한 구절이다. 화(和)는 조화요, 동(同)은 동일함이다. 조화와 동일함의 차이는 무엇인가. 화(和)는 음악에서 각기 다른 음이 어울려 하나의 아름다운 선율을 이루는 것과 같다. 서로 다른 음색과, 다른 높낮이를 가진 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