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 이야기] 베토벤 월광소나타 3악장
[음악치료 이야기] 베토벤 월광소나타 3악장
**강마에**: 서연 씨, 오늘 너무 힘들어 보여요.
**김서연**: (한숨을 쉬며) 선생님... 요즘 너무 지쳐요. 회사에서는 잘한다고 평가받지만, 사실 매일 불안해요.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작은 실수에도 밤새 뒤척이고, 다음 프로젝트는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휩싸여요.
**강마에**: 서연 씨가 느끼는 그 압박감이 많이 무거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잘했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김서연**: 맞아요. 주변에서는 '너무 자신을 몰아붙인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이 정도도 못 견디면 어떻게 성장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솔직히... 많이 지쳤어요. 기준을 낮추면 제가 평범해질까 봐 그것도 두렵고...
**강마에**: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오늘은 서연 씨의 그 마음에 공감될 만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3악장인데요, 베토벤이 자신의 청력 상실을 인정하기 시작한 시기에 작곡한 곡이에요.
**김서연**: 월광 소나타요? 1악장은 들어봤지만 3악장은 잘 모르겠어요.
**강마에**: 1악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예요. 3악장은 매우 격렬하고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데, 끊임없이 움직이는 16분음표의 연속과 갑작스러운 다이내믹의 변화가 특징이에요. 마치... 누군가가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김서연**: (관심을 보이며) 자신과의 싸움이요?
**강마에**: 네, 베토벤은 완벽주의자였어요. 게다가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엄청난 기준을 부과했죠. 이 곡을 들어보세요. 어떤 격정과 내적 갈등이 느껴지는지...
(음악이 흐른다 - 베토벤 월광 소나타 3악장)
**강마에**: 어떤 느낌이 드세요?
**김서연**: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정말... 격렬하네요. 마치 제 머릿속 같아요. 항상 뭔가에 쫓기는 것 같고, 멈추면 안 될 것 같은 긴장감...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음악을 듣고 있으니 제 마음이 조금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강마에**: 본인의 마음을 정확히 표현한 음악을 들으면 그런 위로를 받기도 해요. 베토벤도 자신에게 끊임없이 높은 기준을 세웠지만, 동시에 그 감정을 음악으로 승화시켰거든요. 서연 씨도 느끼셨겠지만, 이 곡은 곳곳에 짧은 쉼표와 다이내믹의 변화가 있어요. 격렬함 속에서도 호흡이 있는 거죠.
**김서연**: 제게는 그런 쉼이 부족한 것 같아요. 계속 달려야 한다는 강박만 있고...
**강마에**: 그 말씀 정말 중요한 포인트예요. 이 음악처럼, 열정과 추진력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지만, 중간중간 호흡할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거든요. 베토벤도 자신의 한계와 싸우면서 이 곡을 작곡했지만, 모든 음표가 완벽하게 이어지진 않아요. 그 불완전함 속에 오히려 이 곡의 아름다움이 있죠.
**김서연**: (생각에 잠겨) 제가... 너무 완벽하려고 했나 봐요. 실수하는 제 모습을 용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강마에**: 서연 씨, 베토벤의 삶을 보면, 그가 청력을 잃어가는 과정에서도 그의 작품은 오히려 더 깊어졌어요. 때로는 우리의 한계나 불완전함이 더 깊은 창조성과 자기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이 음악이 주는 메시지가 그런 것 같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김서연**: (눈시울이 붉어지며) 그 말이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했던 것 같아요.
**강마에**: 다음 세션에는 이 감정을 좀 더 탐색해보면 어떨까요? 베토벤처럼 열정을 유지하되,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는 방법을... 그리고 음악처럼 강약의 조화를 찾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김서연**: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러고 싶어요. 이 음악이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제 마음속에 있던 감정을 누군가 이렇게 음악으로 표현했다는 게 신기해요.
**강마에**: 음악의 힘이죠.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고, 때로는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 말해주기도 합니다. 오늘 세션이 서연 씨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길 바랍니다.
**김서연**: 네, 정말 큰 위로가 됐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https://youtu.be/IwCW7-aAlfQ?si=tQmQxdHdEeVlJm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