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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ISG : Position과 Interest를 구별하라(2)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5. 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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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Position Interest를 구별하라 - 2편

 

1편은 여기에 : http://jowoosung.tistory.com/822


3.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interest’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상력 증강공식의 첫번째 요건인 ‘interst’, 이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방의 interest’를 의미한다. 상대방이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나는 상대방의 마음 속에한번쯤은 들어갔다 나와야만 한다.

 

자기계발과 인간관계론으로 유명한 카네기의 책에 보면 이런 예가 나온다.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던 손님이 낚시터 사장에게 불평을 한다. “다른 자리에서는 고기가 잘 잡히는데, 왜 유독 이 자리에는 고기가 안 잡히는 거요?” 사장은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그 손님의 장비들을 점검하다가 문득 낚시 바늘에 지렁이가 아닌 초콜렛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이유를 손님에게 물었다. 그러자 손님은 ,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초콜렛이요.”라고 자랑스럽게 답한다. 아니, 고기를 낚으려면 고기가 좋아하는 지렁이를 미끼로 써야지 자신이 좋아하는 초콜렛을 미끼로 쓴다고?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렁이 대신 초콜렛을 미끼로 쓴 그 손님의 어리석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변호사로서 다양한 협상을 옆에서 도와준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실제 협상 과정에서 의뢰인이 전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반영한 제안을 제시해 놓고는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 쪽하고는 도저히 말이 안 통해요라면서 화를 내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이는 자신의 낚시 바늘에 지렁이가 아닌 초콜렛을 꽂은 손님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적어도 내 낚시 바늘에 꽂힌 미끼가 지렁이인지 초콜렛인지는 정확히 분간을 해야만 한다.

 

어떤 이유에든 협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 때부터는 좋든 싫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어떤 욕구를 갖고 있을지를 파악해아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나의 interest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상대방의 interest이다.

 

4. 동양 고전 한비자에서 발견되는 interest의 중요성

 

중국 전국(戰國)시대 말기 한()나라의 공자(公子)로 법치주의(法治主義)를 주창한 한비(韓非:BC 280?BC 233)한비자라는 불후의 명저를 남겼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상대방에 대한 설득의 요령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세난편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진술하여 이를 설득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이는 내 지식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내 말하는 기술이 부족해서도 아니며, 내 용기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함에 있어서의 어려움은 설득하려는 상대방의 마음(心意)을 잘 헤아려 내가 말하려는 것을 그에게 맞추기가 어려운 데에 있다.

설득하려는 상대가 높은 명예를 구하려는 사람인데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점으로 설득한다면 비천하다고 여겨서 낮게 대우받고 틀림없이 멀리 내쫓기게 된다.

설득하려는 상대가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높은 명예로 설득한다면 생각이 없고 현실에 어두운 자라고 여겨서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설득하려는 상대가 속으로는 이익을 좇지만 겉으로는 높은 명예를 따라는 척 하는데, 명예가 높아진다는 것으로 유세한다면, 상대는 겉으로는 그를 받아들이지 모르나 마음으로는 항상 멀리할 것이다. “


춘추전국시대, 이 당시 뛰어난 유세가들은 웅대한 뜻을 펼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그 나라 왕들에게 자신의 구상과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숭고한 뜻을 가진 수 많은 유세가들의 의견 중에서 왕들에게 채택된 의견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오히려 배척되고 심지어는 죽임을 당하기까지 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한비자는 그 안타까운 마음을 세난편에 담으면서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지식이 풍부하고, 말하는 실력도 뛰어나며 나아가 용기까지 있다면 당연히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천만에 말씀. 당신이 그렇게 믿고 있다면 그것은 지극히 순진한 생각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알아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는 그 어떤 설득도 불가능하다.’



한비자는 내가 설득하려는 상대가 추구하는 것이 명예인지,  인지를 명확히 파악한 다음 거기에 코

드를 맞추어 설득을 진행하라고 한다


마치 이솝우화에서 나그네 외투 벗기기 내기를 한 해와 바람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거센 바람이 몰아칠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더 꽉 움켜쥘 뿐이다. 하지만 따뜻한 햇살이 비치면 자연스레 외투를 벗게 마련이다.






아무리 논리로 무장을 한다 해도, 상대방이 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그 때부터 그 협상과정은 나와 상대방의 대립구도가 되고 만다. 내가 더 강한 논리를 구사하면 구사할수록 상대방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 강한 방어를 하게 될 것이다.


한비자가 세난편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상대방의 Interest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라. 그것이 협상의 첫걸음이다.”라고 강조하는 하버드 협상론과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이다. 한비자의 주장이 2,000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하버드 협상론에서 interest란 개념으로 부활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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