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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삼국지 : 호감도는 많은 것을 커버한다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9. 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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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는 많은 것을 커버한다

◎ 사례

자룡전자의 조자룡 사장은 거래업체로 두 군데를 두고 있다.

한 곳이 여포전산이며, 다른 한 곳은 유비전산이다.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내용은 사실 여포전산이 더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자룡 사장은 유비전산의 김유비 사장에게 많은 인간적인 감화를 받고 있었다.

조자룡 사장이 개인적으로 실연을 당해서 심리적으로 힘들어 할 때, 김유비 사장은 아무 조건 없이 마치 친형처럼 김사장을 위로해 주고 힘이 돼 주었다.



조자룡 사장은 그 이후로 유비전자의 김유비 사장을 형님처럼 따랐다.

이번 연말에 자룡전자는 큰 납품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이미 마음속으로는 유비전산으로 확정을 지었다. 실무선에서는 여포전산의 우수성을 설득하고 있지만, 이미 조자룡 사장은 이 계약체결을 통해 흐뭇해 할 김유비 사장의 얼굴을 떠올리며 기분이 좋아졌다.

◎ 설명



1. 협상력 증강공식의 소개

° 필자는 협상력을 강화시키는 요소로 크게 세가지, 즉

첫번째로 I (interest ; 상대방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

두번째로 S (Skill ; 협상과 설득을 위한 다양한 테크닉을 갖추는 것),

세번째로 G (Good-Will ; 상대방에게 평소 선의를 베풂으로써 자신에게 호감을 갖도록 하는 것)

를 강조한다.


° 그래서 협상력 증강공식이라는 이름으로

『 NP(Nego Power) = I x S x G^2 』

라는 공식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G’에 제곱을 붙였다는 것인데, 이 의미는 G가 I, S 보다 협상력에 있어서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2. 과연 우리는 현란한 말솜씨에 설득될 것인가?

° 예를 들어보자. 처음 만난 어떤 사람이 정말 현란한 말솜씨로 나를 설득하고 있다. 홈쇼핑의 쇼핑호스트 저리가라 할 정도의 달변이다(Skill의 뛰어남).

° 아울러 어쩌면 그리도 내 사정을 꿰뚫고 있는지 나의 needs를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즉 나의 욕구에 맞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나의 Interest를 정확히 파악).

° 이렇든 I와 S가 충족될 경우 바로 설득이 될 것인가? 아주 단기적인 거래의 경우에는 물론 I와 S만으로 설득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경우가 많다.

° 오히려 너무 말을 잘하고 내 사정을 빤히 꿰뚫고 있으면 ‘이 사람 혹시 내게 사기치려고 이러는 거 아냐? 왠지 수상한걸?’이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다.

° 왜인가? 나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 만약 우리가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상대방의 설득기술이 좀 부족해도(S가 부족해도), 또한 그 Deal에서 내가 얻는 이익이 크지 않더라도(I가 충족이 되지 않아도)


나는 그 사람과 거래를 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이 좋으면 손해보는 Deal도 할 수 있다.

° 이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하나의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3.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설득의 3요소’


 


° 아리스토텔레스는 누군가를 설득할 때는 3가지 요소, 즉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 로고스(Logos)는 메시지의 본질 또는 청자에게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기 위한 논리를 일컫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근본적으로 인간을 결정을 내릴 때 합리적인 이치에 근거하는 이성적인 동물이다. 

당신의 메시지가 이 같은 설득의 수단을 통해 전달될 때, 청자는 당신을 설득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 파토스(Pathos)는 듣는 사람, 즉 청자(聽者)의 심리상태이다. 청자의 심리 또는 감정 상태는 설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기쁠 때인가 슬플 때인가에 따라 그 말의 의미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 에토스(Ethos)는 화자(話者), 즉 말하는 사람의 고유한 성품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화자를 신뢰해야만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훌륭한 사람들을 더욱 깊이 신뢰한다.” 

에토스는 체형, 신장, 자세, 옷차림, 청결, 목소리, 명성, 단어선택, 눈맞춤, 성실, 신뢰, 전문적 기술, 카리스마 등을 포함한다. 한마디로 에토스는 청자가 화자의 신뢰성을 자각하는 것이다.


° 아리스토 텔레스는 위 3가지 설득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에토스라고 하였다.
 
굳이 예를 들자면, 전체 설득에서 로고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파토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에토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60%라는 것이다.

° 성공적인 설득은 다음과 같은 순환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우선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사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에토스) -> 그 다음에는 상대방의 감정에 호소한다(파토스) -> 그리고 행동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다(로고스)

° 가만히 보면 로고스는 논리적인 설득테크닉으로서 필자 공식의 S(Skill)에, 파토스는 듣는 사람의 심리상태, 욕구이므로 필자 공식의 I(Interest), 에토스는 말하는 사람의 신뢰도, 호감도를 의미하므로 필자 공식의 G(Good-Will)에 해당된다.

° 필자가 'Good-Will' 을 가장 강조하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에토스'를 가장 강조하는 것과 일맥 상통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4.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설득력을 좌우하는 사례들

가. 미자하 이야기(출처 : 한비자 세난편)

° 옛날 미자하(彌子瑕)는 뛰어난 외모로 위나라 영공의 총애를 받는 미동(美童)이었다.

° 어느 날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 어떤 사람이 한밤중에 미자하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렸다. 미자하는 임금의 명령이라고 속이고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고 궁궐을 나가 어머니를 문병했다. 위나라 법률에는 허가 없이 몰래 군주의 수레를 탄 자를 월형(발꿈치를 자르는 형벌)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 신하들은 당장 미자하에게 형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하지만 이 사실을 전해들은 임금은 미자하를 현명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며, '이 얼마나 효성이 지극한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지극한 마음에서 월형의 죄까지 범하다니!'하고 말했다.

° 또 언제인가 미자하는 임금을 수행하고 과수원에 놀러갔다. 마지하가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먹어보니 맛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먹던 복숭아를 임금에게 올렸다. 위나라 임금은, '이 얼마나 나를 생각하는 정이 깊은가. 자기 입은 생각하지 않고 내게 주다니!'하고 말했다.


° 그 후에 미자하의 용모와 인색이 변하고 임금의 총애도 예전만 같지 못 하게 되자, 미자하는 간간히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 나중에 임금은 이렇게 말했다.

° '이 놈은 일찍이 나를 속이고 내 수레를 몰래 탔고, 심지어는 자신이 먹던 복숭아를 내게 먹인 놈이다.' 미자하의 행동은 동일했다. 그런데 앞에서는 현명하다며 칭찬을 받았고, 나중에는 죄를 범한 것이라고 욕을 먹은 것은, 미자하에 대한 임금의 애증(愛憎)이 격심하게 변한 때문이다.

° 이처럼 한 번 애정을 잃으면 이전에 칭찬을 받았던 일도 오히려 화가 되어 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 여기서 여도지죄(餘桃之罪)란 고사가 나왔다. 애정과 증오도 세월과 사정에 따라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가린킨 말이다.

° 한비자는 위의 고사를 들면서 「미자하의 행동에는 처음과 끝이 변함이 없이 한결같았는데 전에 어질다고 여겼던 것이 뒤에 가서 죄가 된 것은 임금의 사랑과 임금의 변화 때문인 것이다.

° 따라서 임금의 총애가 있으면 그 지혜가 합당해져 더욱 친근해지고, 임금의 미움이 있으면 그 지혜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죄가 되고 더욱 멀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임금에게 간언을 하거나 변호를 하려는 선비는 임금의 사랑과 미움을 잘 살핀 후에 유세하지 않으면 안된다」라 말하여 유세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나. 송나라 부자 이야기(출처 : 한비자 세난편)

° 송나라에 한 부자가 있었다. 어느 날 비가 많이 내려 그 집의 담벼락이 무너지자 그 아들이 말하였다. "담을 다시 쌓지 않으면 분명 도둑이 들 것입니다." 이웃집 주인도 같은 말을 하였다. 


 ° 그날 밤 아니나 다를까 도둑이 들어 몽땅 털리고 말았다. 부자는 아들의 똑똑함에 감탄하였다. 하지만 아들과 똑같은 말을 한 이웃집 주인에 대해서는 '저 놈이 범인이 아닐까?'라며 의심하였다.

° 이 두 사람의 말은 다 옳았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에 대한 호감도의 차이에 따라 전혀 상반된 평가를 내리게 된다.


다. 이윤 이야기(출처 : 사마천 사기)

° 옛날에 탕임금은 탁월한 지도자 가운데 지극한 사람이었고, 이윤은 지혜로운 사람 가운데에서도 지극한 사람이었다. 대저 지극히 지혜로운 사람이 지극히 탁월한 지도자에게 유세를 하는 것임에도 70차례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그래서 이윤은 자신이 직접 솥과 도마를 잡고 주방장이 되어 탕임금의 주변에 머물렀다.


° 이처럼 이윤은 탕임금에게 요리를 해주면서 탕임금과 친해지자 그제서야 요리를 정치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뜻을 넌지시 알리기 시작했다.

° 탕임금은 이윤과 익숙하고 친해진 뒤에야 이윤의 현명함을 깨닫고 그를 재상에 등용했다.



라. 미국 병원 의료소송 확률계산법(출처 :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 어떤 의사가 의료사고 소송에 휘말리는가? 

° 대개 의료사고와 관련한 의료소송은 진료나 수술 도중 의료진의 과실로 좋지 못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 환자 측의 문제제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사고가 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 의료진의 적극적인 대처로 상황이 잘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다. 의사에 의해 일어나는 나쁜 결과들이 모두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사법부는 의료계를 위해 별도의 대책을 세워야할지 모른다.

° 의료사고와 관련한 소송은 유난히 그 과정이 어렵고 소송 기간도 길다. 사람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법적 판단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지치게 한다.

° 그렇다면 어떤 의사가 의료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것일까.

° 워싱턴포스트 기자를 지낸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블링크-첫 2초의 힘’에서 ‘고소당할 의사 알아내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 말콤 글래드웰은 “의료사고가 일어났을 때 의사가 환자와 법적 다툼을 벌일 확률은 의사가 얼마나 큰 과실을 범했는지 와는 거의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 저자는 “대부분의 환자가 의료진 실수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소송으로 연결시키지 않지만 소송을 제기하는 환자들은 의사와의 관계에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즉 의사가 환자에게 우월감을 나타내는 등 환자와 의사 관계에 균열이 생길 때 법적 도구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 말콤 글래드웰은 환자들에게 2번 이상 고소를 당한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의사들을 관찰한 결과, 결정적 차이는 ‘대화법’에 있으며 의사 진료시간에도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 저자가 발견한 의사들 진료시간 차이는 평균 3분. 3분간 더 적극적으로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만 해도 의료소송 당할 일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 
똑같은 결과(환자의 사망이나 추가적인 상처)가 발생했음에도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으면서 신뢰를 쌓아왔던 환자나 환자가족들은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의사에 대한 원망을 하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불친절한 진료를 했던 의사에 대해서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 How To

1. 그 어떤 ‘논리’와 ‘상대방에 대한 간파’ 보다 본질적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힘은 ‘그 사람과 얼마나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2. 논리력의 증대 못지않게 나 자신이 주위 사람에게 얼마나 호감있는 모습으로 비춰질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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