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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삼국지 : '호감의 법칙'을 악용한 사기치는 법

협상/협상하는인간

by 조우성변호사 2012. 5. 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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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차일다니)'은 참으로 명저다.
설득이나 협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필독해야 할 서적이다.

그 책의 목차 중에서
"호감의 법칙"과 "일관성(개입)의 법칙"을 보다보면
사기꾼들이 사기치는 수법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발견한다.

자...돈 많은 A를 상대로 사기쳐서 10억을 갖고 오고 싶다고 하자.
어떻게 하면 될까?(방법을 가르쳐 드리겠다)

작전이 필요하다. 그것도 치밀한 작전이...

하지만 그 작전의 요체는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호감의 법칙)
다른 사람이 뭐라 그래도 그 사람은 "무슨 소리야, 그 친구는 아주 믿음직한 친구야"라고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일관성,개입의 법칙)을 적절히 버무리면 된다.





#1.

우선 A로부터 100만 원 단위의 돈을 빌리자.
2-3일 쓰고 준다고 하고.
그리고 정확히 2일 후에 돈을 갚는다. 너무 고마웠다면서 10만 원의 이자를 붙여주자.

#2. 

그러면서 A 에게 무지 친한 척 한다.
선물도 주고, 여러 favor도 베풀어 준다.

#3.

다시 A에게 1000만 원 단위의 돈을 빌리자.
1주일 정도 쓰고 준다고 하고.

그리고 5일만에 돈을 갚는다.
너무 고마웠다면서 100만 원의 이자를 붙여주자.

#4.

A에게 계속 친한 척 한다.
그 사람의 와이프, 자식들에게도 선물을 주면서
"당신처럼 멋진 사람과는 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서
칭찬을 한다.

#5.

1억 원 단위의 돈을 빌리자., 1달만 쓴다고 하고.

그리고 2주일만에 갚는다.
이 때에도 고맙다는 말과 함께 1000만 원의 이자를 붙여 준다.

A가 사양해도
도리가 그게 아니다 면서 기어이 A 손에 쥐어준다.

#6.

A에게는 늙은 노모가 있는데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허리 전문 병원을 arrange해서
최고 수준의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게 해준다.

또한 A가 돈은 많지만 졸부이다보니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없었는데
이런 부분을 해소해 주기 위해
CEO 모임 같은 데 초청해서
같이 와인을 마시면서
여러 사람을 소개해 준다.


#7.

다음 달이면 돈이 들어 오는데
지금 당장 cash - flow에 문제가 있어 그러니
10억 정도만 융통해 달라고 부탁한다

.....

그리고는 갖고 튄다... say good-bye~~~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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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플로우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작성해 놓고 보니
"에이... 내가 이런 데 속을 줄 알고"라고 생각하겠지만

개별적인 사건으로 계속 발생하다보면
100 중 90은 여기에 걸려든다.


A는 사기꾼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으며
자신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어주는 A가 훌륭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어
주위 사람들이 뭐라 그래도 "아니야, 당신이 그 사람을 잘 몰라서 그래"라는 식의
변호까지 하게 된다.

그럼 게임 끝이다.

진짜 하수 사기꾼은, 입만 뻥긋하면 거짓말한다.
그래가지고는 사기 못친다.

진짜 고수 사기꾼은, 최후의 한방을 노리면서
계속 신뢰와 호감을 쌓아간다.


그 마수를 빠져나올 사람은 쉽지 않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은
그래서 이렇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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