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상군. 천하를 품은 지아비. '일목삼착 일반삼토'.
맹상군. 천하를 품은 지아비. '일목삼착 일반삼토'.
난세. 리더에게 무엇이 가장 귀한 자산인가. 굳센 군사력인가. 쌓인 부인가. 사마천 『사기』는 말한다. 외형의 힘 너머. 사람 마음을 얻고 인재를 모으는 '내면의 힘'.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이라 한다. 제나라 맹상군 전영의 이야기가 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일목삼착 일반삼토' 고사는 이천 년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1. 인재를 위한 헌신. '일목삼착 일반삼토'의 풍경.
전국시대. 영웅호걸이 발붙인 난세였다. 동시에 탁월한 재능의 '사(士)'들이 뜻 펼칠 주군을 찾아 전국을 떠돌던 시절이다. 당시 네 명의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전국사공자'. 제나라 맹상군, 위나라 신릉군, 조나라 평원군, 초나라 춘신군이 그들이다. 저마다 뛰어난 식견과 재력으로 천하 인재를 모으고 길러 강국의 초석을 다지려 했다. 그중 맹상군 전영의 인재 사랑은 가히 전설에 가깝다.
제나라 재상 맹상군은 '손님은 신분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다'는 파격의 원칙을 세운다. 수천 명에 달하는 식객들을 제 집에서 머물게 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그들의 출신 성분, 재능의 유무, 사회적 지위나 쓸모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이를 환대한다. 그의 저택은 북적이는 시장과 같았다. 언제나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그 수많은 인재를 한 사람 한 사람 대하고 보살피는 일은 실로 상상조차 어려운 고역이었을 것이다. 사마천은 「맹상군열전」에서 이 장면을 단 네 글자로 압축한다. 그의 헌신을 생생히 묘사한다. 바로 "일목삼착 일반삼토"이다.
상상해 보라. 맹상군이 잠시라도 피로를 풀려 목욕한다. 몸을 씻는 도중에도 급한 보고가 들어오거나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세 번이나 씻던 물속에서 뛰쳐나와 옷을 잡고 손님을 맞는다. 옷이 채 마르기도 전에. 비누 거품이 남아있는 몸으로 손님을 대한다.
식사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막 음식을 입에 넣고 씹으려 한다. 그때 누군가 긴급히 도움을 요청하거나 중요한 논의를 위해 찾아온다. 그는 서슴없이 입안의 음식을 세 번이나 뱉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응대한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행위가 아니다. 그의 식사 시간. 그의 휴식 시간. 그의 개인적인 모든 순간이 오로지 '사람'을 위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이다.
맹상군의 이러한 지극한 헌신은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니었다. '계명구도(雞鳴狗盜, 닭 울음소리를 내는 자와 개 흉내를 내어 물건을 훔치는 자)'라는 조롱을 받던 '천한 재주'를 가진 식객들조차 맹상군에게는 소중한 존재였다. 훗날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이 '하찮은' 식객들의 기지와 용기가 그를 구해낸다. 이렇듯 맹상군의 '일목삼착 일반삼토'는 그가 인재를 진정으로 품었으며, 그들의 잠재력과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2. 사마천의 눈. 인간 본연의 관계와 리더십의 덕목.
사마천은 「맹상군열전」 말미의 '태사공왈(太史公曰)'에서 맹상군을 '천하의 영걸(英豪)을 모은 군자'로 평가한다. 그는 맹상군이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식객들과 함께 식사하며, "한 번 목욕할 때 세 번 옷을 붙잡고, 한 번 식사할 때 세 번 음식을 뱉어냈다(一沐三捉,一般三吐)"고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그의 이러한 행위가 천하 인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었음을 명확히 한다.
사마천이 맹상군의 일상적인 행동 하나하나를 이토록 상세히 기록하고 평가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첫째, 그는 맹상군을 통해 '인재 경영'의 모범을 제시하려 했다. 사마천은 전국시대의 흥망성쇠를 기록하며, 결국 국가의 흥망은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모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내는가에 달렸다고 보았다. 맹상군은 바로 이 인재 경영의 대가였다. 그의 '일목삼착 일반삼토'는 그가 인재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그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위로 해석된다. 사마천은 단순한 재능의 유무를 넘어, 인재를 대하는 리더의 '태도'와 '진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려 했다.
둘째, 인간 본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당시 수많은 '사'들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군주를 찾아 방랑했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이를 만나기 어려웠다. 맹상군은 이들에게 단순히 물질적 풍요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시간과 편안함을 기꺼이 포기하며 정신적 유대를 형성했다. 사마천은 이러한 맹상군의 모습을 통해, 인간 관계의 핵심은 단순히 주고받는 물질적 교환이 아니라, 상대방을 향한 진심 어린 존중과 헌신에서 비롯됨을 역설한다. 그가 모은 수천 명의 식객들이 맹상군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진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셋째, 사마천은 이 고사를 통해 지도자의 '접근성'과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신의 휴식을 미루고, 식사를 중단하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맹상군의 모습은, 지도자가 자신의 울타리 안에 갇히지 않고 늘 백성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함을 일깨운다. 이는 단순한 친근함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의지와 실천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마천은 '일목삼착 일반삼토'를 통해 맹상군이라는 한 인물을 넘어, 혼란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진정한 리더의 덕목, 즉 '사람을 중시하는 마음'과 '그들을 위한 헌신'이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했던 것이다.
3. 시대를 넘어선 울림. 오늘, '일목삼착 일반삼토'가 던지는 질문.
맹상군의 '일목삼착 일반삼토' 정신은 이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더욱 필요한 리더십의 가치를 제시한다.
첫째, '진정한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현대 사회는 '인재 전쟁'이라 부른다. 유능한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단순한 스펙이나 학벌, 혹은 당장의 유용성만으로 인재를 평가하고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맹상군은 겉으로 보기에 보잘것없는 재능을 가진 이들조차 귀하게 여기고 그들의 잠재력을 믿었다. 이는 오늘날 기업의 CEO, 팀의 리더,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들에게 "진정으로 사람을 품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조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미처 발현되지 않은 재능을 찾아내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다.
둘째, '디지털 시대의 접근성'을 성찰하게 한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이메일, 메신저로 언제든 소통하는 초연결 시대에 산다. 그러나 진정한 소통은 단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상대에게 '내가 언제든 당신에게 열려 있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데 있다. 맹상군은 자신의 개인적 시간을 희생하며 물리적으로 '열려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대의 리더는 물리적 접근성은 물론, 심리적, 감성적 접근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희생적 헌신'의 가치를 되새긴다. 맹상군의 일목삼착 일반삼토는 그의 편안함과 개인적 영역을 기꺼이 포기한 희생의 상징이다. 오늘날 많은 리더가 성과와 효율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구성원의 마음을 얻고 진정한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때로는 리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희생적 헌신'이 필요하다. 이는 단기적 성과를 넘어 장기적 신뢰와 유대감을 구축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맹상군처럼 목욕 도중 세 번, 식사 도중 세 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정신. 즉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헌신적인 태도'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리더와 개인에게 깊은 통찰을 준다. 맹상군이 몸소 보여준 '일목삼착 일반삼토'의 지혜를 통해, 오늘날 우리의 삶과 조직 속에서도 진정한 인간 중심의 가치가 꽃피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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