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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에서 한비자를 보다


● 인용


"적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만의 원칙이 없는 우유부단함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적을 만드는 것이 두려워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다.


진실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진짜 원수를 만들 줄도 아는 군주, 그는 누구를 찬성하고 누구를 반대하는지 확실하게 밝힐 줄 아는 사람이다.


최악의 경우는 원수도 없지만 진정한 친구도 없는 사람이다."


- 마키아벨리 군주론 - 






● 생각


1. 마키아벨리의 선명성이 돋보이는 대목. 또한 한비자가 강조하는 法의 정신과 일맥 상통.


2. 중용, 포용의 미덕이 강조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게 좋은 것', '우유부단함'의 치명적인 단점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음.


3. 특히 CEO나 리더가 '좋은 사람', '인기있는 사람'으로 이미지 메이킹하려고 노력할 때 조직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도 파악할 수 있음.


4. 원만한 중립은 방관자로서의 제3자적 위치에 스스로를 놓아둘 수 있다.


5. 조직원들이 CEO와 리더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본다는 점을 가정한다면 때로는 CEO와 리더의 선명성은 조직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지향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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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조짐에 민감하라



● 인용

 

옛적에 주(紂 ; 은나라의 폭군)가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箕子 ; 주의 숙부)가 두려워했다.


생각하기를 ‘상아 젓가락이라면 반드시 질그릇에 얹을 수 없으며 반드시 옥그릇을 써야 할 것이다. 상아 젓가락과 옥그릇이라면 반드시 콩잎으로 국을 끓일 수 없으며 반드시 모우(털이 긴 희귀한 소 ; 旄)牛)나 코끼리 고기나 어린 표범 고기라야만 될 것이다.


모우나 코끼리 고기나 어린 표범 고기라면 반드시 해진 짧은 옷을 입거나 띠지붕(띠풀로 지붕을 이은 보잘 것 없는 집) 밑에서 먹을 수 없으며 반드시 비단 옷을 겹겹이 입고 넓은 고대광실이라야만 될 것이다.


나는 그 마지막이 두렵다. 그래서 그 시작을 불안해 한다‘고 하였다.


5년이 지나 주가 고기를 늫어놓고 포락(炮烙 ; 불에 달군 동기둥을 맨발로 건너가게 하는 극형. 여기서는 고기 굽는 숯불장치를 의미) 장치를 펼치며 술지게미 쌓은 언덕을 오르고 술 채운 연못에서 놀았다.


주는 드디어 그 때문에 멸망하였다.


기자는 상아젓가락을 보고 천하의 화근을 미리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노자에 말하기를 ‘작은 것을 꿰뚫어 보는 것을 가리켜 明이라 한다’고 하는 것이다.


- 유로(喩老) 편 중에서 -

 

● 생각



‘한비자’를 통털어 ‘세난편’ 만큼이나 유명한 부분이 바로 이 ‘상아젓가락’의 예화일 것이다.


동양최고의 고전이라고 일컫는 ‘주역’에서도 ‘조짐’,  ’징조’,  ’기미’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감한 사람일수록 작은 정보만으로도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도 한 순간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으며, ‘원인’의 앞에는 미세한 ‘조짐’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날 강조되는 ‘통찰’, ‘Insigt’ 역시 이러한 조짐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그 다음을 예측하는 노력을 통해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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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진정으로 군주를 사랑하는 신하는 없다.


● 인용


모름지기 마음 속 깊이 군주를 사랑하는 신하는 없다. 하지만 겉으로는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군주로부터 뭔가 이익을 얻으려는 본심을 깊이 감춰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옛 성인들이 ‘군주가 신하에게 호의를 보이지 않으면 신하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다가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게 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일단, 신하들의 마음을 알게 된 군주가 속을 리는 없다.


군주는 자신의 욕망을 알려서는 안된다. 군주가 그 욕망을 알리면 신하들은 그것에 맞춰 형식적으로 움직인다. 마찬가지로 군주는 자신의 뜻을 알려서도 안된다. 뜻을 알리게 되면 신하는 그것에 맞추기 위해 거짓행위를 하게 된다.






● 생각


‘마음 속 깊이 군주를 사랑하는 신하는 없다’ 이 문장은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父子 관계로 비유’한 유가의 사상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과연 어느 편이 진실인가? 요즘 자주 통용되는 표현으로, 한비자의 저 예리한 평가는 ‘불편한 진실’쯤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CEO는 외롭고 고독한 존재라고 한다.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부담의 측면’에서도 그러하지만, 결국 같은 마음으로 자신과 함께 고민을 나누어 짊어질 신하가 많지 않음에, 오히려 극히 적기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 같다.


한비자를 보면 군주는 자신의 세(勢)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속마음을 결코 쉽게 내보이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


직원들을 동생처럼 다루고,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회사와 CEO의 Vision을 제시하며 설득하지만, ‘결국 CEO와 직원이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도 달라서 허탈하더라’는 한탄을 하는 CEO분들을 여럿 본 적이 있다.


그런 CEO들은 이번에는 갑자기 급변한다.


‘그래, Vision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다 필요없어. 결국은 돈이야. 월급 많이 주면 되더군. Vision을 목아프게 외쳤던 나만 바보지 뭐.’


CEO들은 이처럼 끊임없이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갈등하고 번민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위치의 차이에서 오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일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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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군주가 공적을 세우고 이름을 떨치는 4가지 방법


● 인용


현명한 군주가 공적을 세우고 이름을 떨치는 방법에는 4가지가 있다.


첫째는 하늘의 때(천시)이고, 

둘째는 백성의 마음(인심)이며, 

셋째는 기술과 능력(기능)이고, 

넷째는 권세와 지위(세위)이다.


하늘의 때를 거스리면 비록 요임금이 열명 있어도 겨울에 벼 한포기 소생하게 할 수 없고

백성의 마음을 거스리면 비록 맹분이나 하육일지라도 사람들의 힘을 다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하늘의 때를 얻으면 힘쓰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재촉하지 않아도 저절로 부지런해진다


무릇 재능이 있어도 권세와 지위가 없다면 현명하더라도 어리석은 자를 제어할 수 없다.

그래서 한 자밖에 안되는 나무라도 높은 산 위에 서 있으면 천 길의 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그것은 나무가 길기 때문이 아니라 서 있는 위치가 높기 때문이다.

걸왕이 천자가 돼서 천하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현명해서가 아니라 세력이 컸기 때문이다.

요임금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세 가구도 바르게 할 수 없었을 것인데, 이는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지위가 낮기 때문이다.


천 균의 무게나 되는 물건도 배에 실으면 뜨지만, 치수 처럼 가벼운 물건이라도 배가 없으면 가라앉는 것은 천 균이 가볍고 치수가 무거워서가 아니라 기대는 세력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그래서 작은 것이 높은 곳에 자리잡고 내려다보는 것은 위치 때문이고, 어리석은 자가 현명한 자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권세 때문이다.


- 공명 편 - 









● 생각


1) '때'를 잘 파악하라는 것은 '주역'의 가르침과 괘를 같이 하는 듯 하고

2) 백성의 마음을 잡으라는 것은 단순한 '덕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상필벌을 모두 잘 활용하라는 한비자의 기본 가르침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이며,


3) 결국 개인의 능력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세와 지위를 잘 활용하라는 점도 새겨볼 일이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내가 현재 처해 있는 Position'의 현실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속된 말로 '계급이 깡패니까요'라는 말을 쓰곤 하는데, 정말 계급 자체가 주는 위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100% 활용하라고 한다.


단순히 인의(仁義) 만으로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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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권력을 나눠갖는 것의 위험함


● 인용


왕랑과 조보는 천하의 말 잘부리는 자이다.

그러나 왕량으로 하여금 왼쪽 고삐를 잡고서 말을 꾸짖게 하고 또 조보로 하여금 오른쪽 고삐를 잡고서 채찍질을 하게 한다면 말이 십리도 갈 수 없으니 그 이유는 말부리는 것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전련과 성규는 천하의 거문고를 잘 타는 자이다. 그러나 전련이 위를 퉁기고 성규가 아래를 누른다면 곡을 이룰 수 없으니 이 역시 함께 거문고를 타려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왕량이나 조보의 신과 같은 솜씨로도 고삐를 함께 잡고 부리면 말을 가게 할 수 없다.

군주가 어찌 신하와 권력을 함께 가지고 다스릴 수 있겠는가.

전련과 성규의 뛰어난 거문고 솜씨로도 거문고를 함께 타면 곡을 이룰 수 없다.

군주가 또 어찌 신하와 위세를 함께 가지고 공적을 이룰 수 있겠는가.


- 외저설  - 






● 생각


한비자는 군주가 신하와 권력을 나눠 갖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경고하고 있다.

물론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CEO가 모든 업무를 다 처리하고 권한을 행사해야만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주장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본질적인 권한'(인사권, 상벌권)에 대해서만큼은 어설픈 권력분산 실험을 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CEO들을 본 적이 있는 필자로서는, 한비자의 이러한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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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군주가 지켜야 할 세가


● 인용


군주에게는 지켜야 할 것이 세가지 있다. 세 가지를 완벽하게 지키면 나라가 평안하고 자신도 영화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세 가지를 완전하게 지키지 못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울 것이고, 군주 자신도 위험해질 것이다. 


첫째, 신하가 중요한 일을 담당한 자의 시책이나 정책을 주관한 사람의 잘못, 명성있는 신하의 속사정을 논의하였는데, 군주가 그 말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총애하는 신하에게 누설한다면, 간언하는 신하들이 감히 총애를 누리고 있는 무리들의 마음에 들지 않고서는 위로 군주에게 들려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직하고 곧은 말을 하던 신하는 군주를 만나뵐 수 없으며 충성스럽고 정직한 이들은 나날이 군주 곁에서 멀어질 것이다.


둘째, 군주가 총애하는 사람이 있어도 독단으로 그에게 이익을 주지 못하고 누군가가 그를 칭찬한 뒤에 이익을 주고,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도 독단으로 해로운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그를 비판한 뒤에 벌을 준다면 군주는 위엄이 없게 되고, 권세는 좌우 신하들의 손안에 들어가게 된다.


셋째, 군주 자신이 직접 국정을 돌보는 수고로움이 싫어서 신하들에게 정사를 대신 처리하게 한다면, 이는 바로 권력을 신하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백성을 죽이거나 살릴 수 있는 권한과 상과 벌을 움직이는 권력이 대신들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 이럴 경우 군주는 신하들에게 권력을 침해받게 된다. 







● 생각


1) 신하의 진언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되 외부로 누설하지 말 것

2) 상과 벌을 줄 때 다른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의 권위를 확보하고 있을 것

3) 위임도 좋지만 핵심적인 권한은 직접 행사할 것.


기본적인 내용같지만, 실제 CEO들이 업무 과정에서 잘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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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군주가 권력을 상실하는 5가지 요인


● 인용


군주가 권력을 상실하는 데는 크게 다섯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신하가 군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다. 

둘째, 신하가 나라의 재정을 장악하는 것이다.

셋째, 신하된 자가 군주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명령을 내리는 것

넷째, 신하가 마음대로 상벌권을 행사하는 것

다섯째, 신하가 개인적으로 작당하는 것이다.


신하가 군주의 눈과 귀를 가리면 군주는 그 지위를 잃게 되고,

신하가 나라의 재정을 장악하면 군주는 은덕을 베풀 수 없게 되며

신하가 마음대로 명령을 내리고 상벌권을 행사하면 군주는 행정의 통제력을 잃게 되고.

신하가 사적으로 패거리를 이루면 군주는 자신을 편들 무리를 잃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군주 한 사람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신하된 자가 잡아서는 안된다.

- 주도 - 





● 생각


나라의 군주 뿐만이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는 CEO에게도 바로 적용되는 내용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권한을 잡는 것 못지 않게, 이를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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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충언 : 군주에게 주어진 권위와 세(勢)가 핵심임을 잊지 말라


● 인용


본시 인민은 권력에 복종하는 것이지, 인의를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자로 말하면 천하의 성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양도 쌓고 도덕을 일깨우면서 여러 곳에서 유세를 거듭했다.


그렇지만 복종해 따라 온 사람은 70명의 제자뿐이었다.

생각건대 인의를 받들고 실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하가 넓다지만, 따라온 사람은 70명에 그쳤는데, 그나마 인의를 다 한 사람은 공자 한 명 뿐이었다.


한편 노나라의 애공(哀公)은 보잘것 없는 군주였다. 그럼에도 나라를 다스렸으니, 그 영내에서 신하 아닌 자가 없었다.


애당초 인민은 권력에 복종하며, 권력이야말로 사람들을 다스리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자조차도 신하로 되었으며, 애공이 도리어 군주였던 것이다.


물론 공자는 애공의 인의를 우러러본 것이 아니며, 오직 그 권력에 복종했을 따름이다.


인의를 따지자면 공자가 애공에게 복종할 이유는 없지만, 권력으로 따져본 즉, 애공이 공자를 신하로 삼은 것이다.


요즈음 학자라는 사람들이 군주들에게 유세하는 것을 보면, 필승의 권세(權勢)를 아뢰지 않고, 인의의 실천에 애쓰기만 하면 천하를 장악할 수 있을 듯이 말하고 있다.


이것은 군주더러 공자의 수준에 꼭 도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동시에 


세상의 범인(凡人)더러 모두 공자의 친제자처럼 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절대로 이루어질 까닭이 없다.


- 오두 편-







● 생각


공자가 어찌 애공보다 못한 사람이었을까? 공자는 거의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세력을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힘을 펼치지 못한 것은 '권력'과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애공이 공자보다 훌륭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애공이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권위와 세력에서 나왔다는 '현실'을 강조한 것이다.


즉 '인의(仁義)' 역시 군주에게 중요한 덕목일 수 있지만 이 덕목 역시 권위와 세력이 바탕이 된 이후에라야 의미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논의와 아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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