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열 원자래 ; (近者悅 遠者來)’>

 

춘추전국시대, 섭공이라는 초나라 제후는 걱정이 많았다.

 

백성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 인구가 줄어들고,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었다.

초조해진 섭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날마다 백성이 도망가니 천리장성을 쌓아서 막을까요?’ 잠시 생각하던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여섯 글자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근자열 원자래'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해주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 온다라는 뜻.


사실 춘추전국시대의 서민들은 살기 좋고, 평판이 좋은 군주가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크지 않은 조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당장 내 조직의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내일은 cdri 월급날.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는 것에 더하여

한 명 한 명에게 '고맙다', 그리고 덕분에 우리 cdri가 조금씩 굳건한 모습을 가져 간다고 말해야겠다.

 

나의 진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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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변호사의 하루> 제일 무서운 돈은?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거기에는 정말 눈 먼 돈들이 많아요.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라니까요. 재주껏 빼먹으면 됩니다. 못 빼먹는 놈들이 바보지요."

 

"이번 투자금은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돈입니다. 별 부담이 없는 돈이예요."

 

그런데, 그런 돈일수록 나중에 잘못되면 더 눈을 부라리고, 끝까지 형사고소하면서 책임추궁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세상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시적으로 편하게 쓴다고 착각할 지언정, 언제든 댓가를 치르게 되지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돈은 '남의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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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호모 콘트락투스" (Homo Contractus)



'호모 콘트락투스(계약하는 인간)'은 다양한 법격언과 법조문을 통해 비춰 본 우리 네 세상살이를 에피소드 형태로 그려낸 연작물입니다.

 

지난 호 보기 : 제1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http://www.jowoosung.com/958

 

 

제2화 :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G사 기획팀 손00 차장.

 

경력직으로 입사한 윤00과장을 부하직원으로 받게 되었다.

G사에서만 10년째 잔뼈가 굵은 손차장은 윤과장의 사수가 되었다.

 

윤과장은 모든 면에서 기존 부하직원들과 비교되었다.

탁월한 추진력, 번뜩이는 기획력, 왕성한 친화력.

 

사실 손차장은 그 동안 부하직원들에게 일을 맡기고서도 온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데, 윤과장은 그 우려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특히 손차장이 윤과장을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다른 부서와의 협업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점이다. 기획팀은 항상 새로운 일을 추진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팀과의 관계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킬 우려가 많았는데, 윤과장은 그 과정에서도 사전에 갈등이 예견되는 부서의 부장이나 차장을 찾아가서 미리 사전 작업을 해 놓는 등 정치력을 발휘했기에, 기획안이 만들어진 이후에 이를 회사 내부적으로 추진함에 있어서 별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손차장은 이제야 회사생활에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윤과장이 기획팀에 들어온 지 6개월 만에 거의 대부분의 일은 윤과장에게 사실상 전결권(專決權)을 부여했다. 윤과장이 세부적인 사항을 보고할라치면 됐어. 자네가 보고 판단하면 돼.”라고 믿음을 주었다. 윤과장은 자신에게 신뢰를 보이는 손차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어떻게든 손차장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차장은 업무부담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자 평소 마음에만 두고 실행하지 못했던 취미생활과 자기계발에 열을 올렸다. 예전에는 야근도 많이 했지만, 윤과장이 착실하게 업무를 담당하게 된 이후부터는 대부분 정시퇴근을 한 뒤 여가시간을 즐겼다.

 

윤과장이 기획팀에 배속된 지 어언 2.

 

손차장은 기획팀에서 진행되는 일들을 완벽하게 꿰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기획팀의 모든 일을 전부 장악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더욱이 기획팀과 주로 협업을 담당하는 비서실이나 영업팀의 실무자(차장, 과장)들은 모두 윤과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으며, 손차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졌다.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윤과장의 태도다.

 

이제 어느 정도 G사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회사 내 조직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윤과장, 업무적으로도 그다지 손차장의 간섭이나 지도를 받지 않게 되자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일이 많아졌고, 어쩌다가 손차장이 한마디씩 하면 눈에 띄게 이를 귀찮아하거나 때로는 반발하곤 했다.

 

심지어 CEO 조차 윤과장을 직접 불러서 업무지시를 하는 것이었다.

 

윤과장은 수시로 CEO에게 특별 Report’를 작성해서 보고하는 등, CEO에게도 착실하게 점수를 땄다는 것이다.

 

윤과장의 존재가 오히려 손차장에게는 부담이 되는 지경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회사 내에서 이상한 기류가 감지됩니다. 전 거의 허수아비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옵니다.”

 

 

...................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손차장의 푸념을 들으면서 문득 이 말이 떠올랐다.

오래된 영미법상의 법 격언이다.

 

원래 이 말은, 자신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면,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상은 우리 법에도 다양하게 규정되어 있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받을 채권이 있어도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행사를 하지 않으면 그 채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 채권의 소멸시효제도나, 내가 어느 땅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누군가가 그 땅을 일정 기간 점유하고 있으면 나중에는 내가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물권의 취득시효제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손차장은 G사의 기획팀 차장으로서 여러 가지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부하인 윤과장에게 하나 둘씩 위임을 해 버렸고, 윤과장은 처음에는 고마운 마음으로 그 권한을 행사했지만,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자 주위 사람들은 물론 윤과장 자신도 손차장에 의해 부여된 권한이 마치 처음부터 윤과장의 것인 양 오해하게 되었다.

 

손차장은 자신의 권한(권리) 위에서 너무 오랫동안 잠을 자버린 것이다.

 

문득 잠에서 깨어보니 자신의 권한은 이제 이름만 남아 있고 그 실질은 없는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

 

근육은 계속 쓰지 않으면 퇴화된다고 하는데, 권한(권리)도 그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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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호모 콘트락투스" (Homo Contractus)



'호모 콘트락투스(계약하는 인간)'은 다양한 법격언과 법조문을 통해 비춰 본 우리 네 세상살이를 에피소드 형태로 그려낸 연작물입니다.

 

 

제1화 : Pacta Sund Servanda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모임에서 알게 된 김부장.

화통한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이 강점인 사람이다.

 

같은 모임 멤버인 박차장.

상사인 부장 대신 이 모임에 참석한 그는 말 수가 적은 편이고, 소심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작년 여름 모임에서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자리에서 박차장은 당시 회사가 선택을 놓고 고민 중인 두 가지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던 김부장은 “박차장님, A 프로젝트 그거 맘에 드는데요? 우리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과 접목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회사가 아마 가장 큰 바이어가 될 수도 있을 건데요?”라면서 박차장이 이야기 한 두 프로젝트 중 A 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반색한 박차장.

“정말 가능성 있을까요?”

 

기획팀인 박차장으로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 팀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향후 회사 내 거취에도 관련이 있어 보였다.

 

김부장은 자기네 회사의 needs와도 잘 맞을 것 같으니 적극 추진해 보시고, 나중에 진행에 따라 연락주면 접점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 후, 나는 그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알 수 없었다.

 

 

6개월 뒤 다른 자리에서 박차장을 만났다. 술을 한잔 먹더니 김부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박차장은 김부장의 말을 믿고 열심히 A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 김부장네 회사는 업계에서 정평이 난 곳이므로 그 회사가 A 프로젝트 결과물을 구매해 준다면 박차장으로서는 첫단추를 쉽게 끼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박차장 회사 내부적으로는 B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더 많았으나 박차장은 김부장을 믿고 내부 설득작업을 통해 A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박차장은 그 와중에서도 중간 중간 김부장에게 A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김부장은 “네, 아주 좋네요. 기대합니다.”라는 식의 덕담을 해주었다고 한다.

 

A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나오려 한 시점, 박차장은 정식으로 김부장에게 제안서를 보냈다. 그런데 김부장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아, 저희 회사가 이 제품을 구매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뭐라구요?

 

김부장은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박차장의 제안을 여러차례 거절했다.

 

김부장은 그 특유의 사람좋은 넉살로 덕담을 했던 것일 뿐, 진심으로 박차장의 프로젝트를 지지하거나 협업을 할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차장은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던 것이고.

박차장이 회사 내에서 곤경에 빠지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박차장은 이를 갈고 있었다.


“내가 그 자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게 문제지요. 좋습니다. 나도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어요. 어떤 식으로든 그 자 뒤통수를 한번 때려버릴 겁니다. 말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항상 립서비스만 하던 김부장,

박차장으로 인해 앞으로 곤란한 처지를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가 박차장을 말릴 수 있겠나.

 

 

한 상인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배가 물에 가라앉게 되었다. 그는 죽을 힘을 다해 몸부림을 치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마침 지나가던 어부가 배를 타고 구해주러 왔다. 상인이 말했다.

 

"당신이 만약 나를 구해주면 금 100냥을 주겠소!"

 

그런데 어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져 기슭에 오르자 상인은 그에게 금 80냥만 주었다.

 

"애초에 약속하기를 금 100냥을 준다고 하지 않았소?"

 

어부는 상인에게 신용을 지키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상인은 반대로 어부가 욕심이 너무 많다고 핀잔을 주었다.

어부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고 가버렸다.

 

몇년 후 상인은 배를 타다가 또 위험에 부닥치고 말았는데, 묘하게도 지난 번 자신을 구해준 어부를 비롯한 여러명의 어부들과 다시 마주했다.

 

"저 사람이 바로 말에 신용이 없는 사람이다."

 

어부가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여러 어부들은 그 상인이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면서도 배를 세우고 구해주려 하지 않았다. 결국 상인은 강물에 빠져 죽었다.

- 명나라 학자 유기의 저서 '울리자(鬱離子)' 중에서 -

 

 

“pacta sunt servanda”(팍타 준트 제르반다)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는 뜻의 라틴어 법격언이다.

 

 


 

법대생이면 누구나 접하게 되는 이 격언.

약속을 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그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게 되고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분란을 야기하게 됨으로 이를 경계하라는 가르침이다.

 

약속을 바람에 날려버릴 정도로 가벼이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함에 스스로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약속의 무게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내가 한 약속들, 지금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서 어떻게 무럭 무럭 자라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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