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열 원자래 ; (近者悅 遠者來)’>

 

춘추전국시대, 섭공이라는 초나라 제후는 걱정이 많았다.

 

백성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 인구가 줄어들고,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었다.

초조해진 섭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날마다 백성이 도망가니 천리장성을 쌓아서 막을까요?’ 잠시 생각하던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여섯 글자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근자열 원자래'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해주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 온다라는 뜻.


사실 춘추전국시대의 서민들은 살기 좋고, 평판이 좋은 군주가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크지 않은 조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당장 내 조직의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내일은 cdri 월급날.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는 것에 더하여

한 명 한 명에게 '고맙다', 그리고 덕분에 우리 cdri가 조금씩 굳건한 모습을 가져 간다고 말해야겠다.

 

나의 진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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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변호사의 하루> 제일 무서운 돈은?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거기에는 정말 눈 먼 돈들이 많아요.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라니까요. 재주껏 빼먹으면 됩니다. 못 빼먹는 놈들이 바보지요."

 

"이번 투자금은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돈입니다. 별 부담이 없는 돈이예요."

 

그런데, 그런 돈일수록 나중에 잘못되면 더 눈을 부라리고, 끝까지 형사고소하면서 책임추궁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세상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시적으로 편하게 쓴다고 착각할 지언정, 언제든 댓가를 치르게 되지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돈은 '남의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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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사람이 있다면"을 읽고


조혜리


최근 큰 딸이 독후감 대회에 응모해서 상을 받았다고 자랑하더군요. 

 http://blog.naver.com/bookpalbooks?Redirect=Log&logNo=120193674270

그런데 그 책이 바로 제가 쓴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사람이 있다면'이었답니다. 기특한 마음에 용돈 투척하고 대신 그 독후감을 넘겨 받았기에 여기 공개합니다


아빠 앞으로 강원도 감자 선물이 왔다. 명절도 아닌데 누가 이렇게 선물을 보낸 걸까 궁금해서 집에 돌아오신 아빠께 여쭤보았다. 아빠의 도움을 받으신 분들께서 감사 인사로 보내신 거라고 아빠는 말씀하셨다. 그 때는 , 아빠가 좋은 일을 많이 하셨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변호사는 법이라는 틀에 박혀 있는 따분한 직업이라고 늘 생각해왔기 때문에 아빠가 자세히 어떤 일을 하시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리고 늘 집에 늦게 오시고 주말에도 회사에 가셔서 대화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런데 두 달 전, 아빠가 책을 내셨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변호사인데 책을 썼다니 의아하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를 책에 담았을까 궁금했다. 궁금증에 못 이겨서 시험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받자마자 읽었다. 아빠가 지금까지 맡았던 여러 소송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고, 그 내용은 새로운 세계 그 자체였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주는 교훈이 달랐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 두개가 있었다.


하나는 가족끼리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었다


누나가 자신의 건물에 세 들어 사는 아버지와 남동생에게 이 건물에서 나가라라는 내용의 소송이었는데, 처음에는 이 내용을 보고 가족끼리 법적 분쟁이라니 세상이 너무 냉정해진 것 같다싶었다. 그런데 속사정을 알고 봤더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어릴 때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가 가출을 했고, 그 뒤로 누나가 집안 살림을 도맡으면서 아버지와 남동생을 위해 뒷바라지를 해왔다. 누나는 악착같이 직장생활을 해서 돈을 모아 건물을 샀고, 누나가 소유한 건물에서 다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누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자신을 보듬어주는 사람이 생기자 결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남동생과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하였고 화가 난 누나가 가족들을 건물에서 내보내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이 사건을 맡은 아빠는 법적인 내용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진심을 담은 서면을 제출하게 하였다. 그 서면을 보고 누나는 마음을 열어 결국 소송을 취하하였고, 가족 간의 관계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보고 가장 놀랐던 점은 법 세계에서도 감성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논리적으로 따져 옳고 그름을 가리고 그에 따른 형벌이 주어지는 것만이 법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깨게 된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사건은 법에 대해 전혀 모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였다. 소멸시효 문제였는데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었더라도 채권자가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채권자의 청구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정기간이 지난 이후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이러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소멸시효가 된 청구에 시달리고 있었다. 법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지도 않고 혼자 사건을 진행하고 있던 할아버지가 안쓰러웠는지 판사가 할아버지께 변호사를 찾아가서 기록을 한번만 봐달라고 한다면 좋은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법적으로 대응하시라고 조언을 하였다. 이 재판을 보고 있었던 아빠는 재판이 끝나고 할아버지께 무료 법률 상담을 해 드리고 간단한 준비 서면을 작성해드렸다. 결국 할아버지 쪽이 승소하였고, 소멸시효라는 한 마디의 주장만 했더라면 이길 수 있는 사건이었다


세상에는 법에 대해 잘 몰라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특히 이렇게 노인 분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사건을 보고 우리나라에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변호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돈이 없어서 변호사를 구하지 못하거나 법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법은 위법한 사람들의 죗값을 치르게 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법 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나쁘게 이용하라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판사의 행동이 기억에 남았다. 만약 판사가 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할아버지는 변호사를 구할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판사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어떠한 사심도 들어가지 않고 판정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어려운 사람의 상황을 헤아려줄 수 있는 판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법 관련 내용이라면 질색했던 나에게 생각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법은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면도 있고,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변호사에 대한 내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겉으로는 변호사가 재판에서 단순히 이기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으로 보였는데,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변호사는 의뢰인의 고통에 공감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은 승소를 해도 마음의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패소를 해도 후련한 마음으로 결과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변호사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승패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힘든 상황에서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변호사는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이다.


법에 대해서도 느낀 것이 많지만 나의 가장 큰 발견은 변호사로서의 아빠의 모습이었다


아빠가 대단한 분이고 선행도 많이 하시고 여러 사람들한테 도움도 많이 주신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자세하게 아빠가 무슨 사건을 맡았고, 진행 과정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기회가 없었다. 그 내용을 이렇게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그들의 아픔을 덜어 주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형식상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셨던 것이다. 아빠는 늘 내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아빠가 주신 그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 아빠와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빠에 대해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아빠가 지금까지 많은 고민을 하시며 힘들어 하셨다는 것이다. 아빠는 늘 씩씩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셨다. 휴일에도 항상 회사 나가시는 것을 보고 일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신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빠는 가장으로서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 부담감, 또 일하면서 생긴 고민거리들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견디셨다. 빠는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정작 아빠가 고민상담할 곳은 없었다. 혼자 힘들어 하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나는 어버이날 카드에 아빠께 저를 위해 열심히 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매번 쓰곤 했다. 하지만 정말 진심을 다해 감사함을 표현했다기보다는 그냥 형식적인 말이었다. 그런데 그 카드를 받은 아빠가 딸의 응원이 제일 힘이 많이 된다면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아빠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곁에 있으면 소중함과 감사함을 모른다더니 늘 회사에서 나를 위해 일하시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었다. 나의 진심이 담긴 한마디로 아빠는 힘을 얻으시는데 그런 것들도 제대로 못해드린 것이 너무 후회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내 모습을 반성하고 고등학생이 된 만큼 더 성숙해지고 철 든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책은 아빠께서 쓰셨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내게 많은 깨달음과 교훈을 준 계기가 되어서 더욱 뜻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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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변호사의 Pacta Sund Servanda : 일확천금?



18년 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답니다. 


그 중에는 '특정한 사건'을 위임하기 위해 온 분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사업'을 위해 제게 자문을 구하거나 뭔가 같이 도모해 보자는 제안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답니다.


"아무리 못해도 ( )억 원 이상은 조변호사에게도 돌아갈 겁니다."


돈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을까요?


다양한 청사진을 갖고 여러가지 일에 시간을 쏟고 머리를 맞대긴 했는데, 막상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렇게 시작했던 일 들 중에서 정말 '잭팟'을 맞은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돈을 벌어도 '제가 하고 있는 본업'에서 돈을 벌었으며, 그 금액도 천천히 증가하는 추세이지, 하룻밤 벼락을 맞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wife에겐 양치기 소년이 되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순리대로 살아왔던 것 같아 다행입니다.


따라서 '돈'을 무기로 저를 흔들려는 의뢰인들의 경우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팔자에 없는 큰 돈은 결국 화(禍)라는 채근담의 가르침을 항상 염두에 두며 살려고 합니다.


돈의 가치가 예전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몇 억', '몇 십 억'은 따져보면 정말 큰 돈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쉽게 그 액수의 돈을 이야기하고

또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액수의 돈을 벌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인생의 '거품'을 걷어내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거품보다는 '내실'에 집중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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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Pacta Sund Servanda’


 네번째 이야기 : 변호사의 Credit



‘Pacta Sund Servanda(팍타 준트 제르반다)’는 법학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라틴어 법언(法諺 ; legal maxim)으로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변호사로서 경험하는 제 삶의 작은 이야기들을 이 대표적인 법언을 제목으로 해서 연재하고자 합니다. 법에세이, 즉 lawssay(로세이)입니다.




강 판사는 어제 동문회에서 10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인 박종태 사장이 건넨 제안이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부모님의 오랜 병환, 세 아들의 교육비.

판사 월급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판사생활 8년째. 적어도 지방법원 부장판사 자리에는 올랐다가 변호사가 되어야 로펌에서도 스카웃 제의가 들어올 텐데... 아직은 변호사로서의 개업도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 


“강 판사. 넌 우리 동문의 자랑이야. 그런데 계속 판사만 하기에는 지겹지 않나? 이젠 나와서 큰 일을 해야지? 안 그래?”


박종태는 강 판사에게 제안을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뭐니 뭐니해도 돈이 필요하지. 솔직히 공부 잘한다고 돈이 따르는 건 아니잖아? 돈을 만나는 건 나같은 사업가들이 하는 거지. 어때 같이 뜻을 뭉쳐볼 생각 없나? 내게 좋은 계획이 있는데 말야.”


때마침 경제적인 고민을 하던 강 판사로서는 친구 종태의 말에 관심이 갔다. 그로부터 몇 일 후 따로 만난 자리에서 박종태는 강 판사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수익성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가 있는데 신설 법인(SPC)을 세워서 진행할 거야. 내가 대표이사가 되고 강 판사 자네를 이사 겸 주주로 영입하고 싶어. 지분구성은 내가 40%, 자네가 30%, 나머지 주주들 30%로 배정하고 싶네. 부동산 프로젝트는 자네도 알다시피 정말 다양한 법률적 이슈가 있네. 이 부분을 자네가 전담해 주면 정말 좋겠어. 자네로서도 부동산 시행 사업 관련해서 좋은 경험과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거야. 나랑 평생 같이 갈 필요도 없어. 한 2년 정도 나랑 같이 일을 해 보자구.”



종태가 내 건 대우는 강판사가 솔깃할 만 했다.



연봉 3억, 월 판공비 300만 원, 고급차량과 기사 제공, 사무실 제공, 2년 후 사업 정산시 전체 사업이익의 10%(대략 20억 예상) 배정.



종태 말대로라면 2년 정도의 시간 동안 충분한 연봉을 보장받으면서 부동산 시행 관련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고, 2년 뒤에는 거액의 사업이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결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아니 훌륭한 제안이다.


강 판사는 다른 경로를 통해 종태가 정말 제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보았는데, 여러 동문들의 설명에 따르면 꽤 탄탄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강판사는 부모님과 와이프를 어렵게 설득한 뒤 법원에 사표를 내고 ‘(주)트러스트 리얼티’의 이사 겸 주주가 되었다.


판사를 하다가 개업한 변호사들은 법원을 출입하면서 소송업무를 해야 했는데 강 변호사는 그럴 일이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판사로서 법대(法臺)에 앉아 있다가 법대 아래에서 변론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 영 어색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업무의 내용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양한 부동산 계약서를 검토하고 계약 내용의 문제점을 체크하며, 종태의 사업진행 리스크를 파악해 주는 일이었는데 보람도 있었다.


기사 딸린 고급차량을 타고 가족들과 주말에는 여행도 다녔고, 기존 금융권 대출금도 상당 부분 갚아나갈 수 있었다.


박 사장은 정말 사업적인 수완이 좋았다. 특유의 친화력과 그에 못지 않은 치밀함. 역시 사업을 하는 사람은 DNA부터가 다른 것 같았다.


박 사장은 사업파트너들이나 투자자들을 만날 때 꼭 강 변호사를 데리고 나갔다, 


“강 변호사도 이제 사회로 나왔으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공을 쌓아야 돼. 어차피 2년 뒤에는 변호사로 복귀해야 하잖아? 그 때를 대비해서 미리 미리 의뢰인을 확보해 둔다고 생각해. 내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소개해 줄게”


강 변호사는 박 사장의 이런 배려가 정말 고마웠다.


(주)트러스트 리얼티는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투자받은 다음 그 자금으로 토지를 매수하고, 그 후 건설사를 끌어들여 그 지상에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는 마스터 플랜을 갖고 일을 진행했다.


박 사장의 노력으로 1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약 200억 원의 자금이 조달되었다. 


강 변호사가 박 사장의 배려로 가족들과 함께 7박 8일간의 하와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날, 회사에 출근해보니 투자자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강 변호사! 도대체 박 사장은 어디로 간 거요?”


이게 무슨 소리?


강 변호사는 박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박 사장과 항상 같이 움직이던 핵심 간부 2명도 행방불명.

더 놀라운 사실은 회사 예금통장의 잔고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여러차례에 걸쳐 모두 인출되었던 것.


박 사장이 투자자금을 챙겨서 달아난 것인가?






투자자들은 강 변호사에게 계약서를 들이밀며 투자금을 갚으라고 했다. 투자금은 말 그대로 투자금일 뿐 법리상 이를 회사의 이사에 불과한 강 변호사가 갚을 필요는 없다. 강 변호사가 이런 설명을 하자 투자자들은 계약서 내용을 똑바로 살피라고 했다.


계약서 내용을 살펴보던 강 변호사는 깜짝 놀랐다.

제목은 투자계약서라고 되어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원할 경우에는 이를 투자자에게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그 반환책임은 대표이사인 박종태와 이사인 강 변호사에게 있었다. 


그 투자계약서는 강변호사가 처음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계약서에 날인된 도장은 분명 강변호사의 인감도장.


“우리가 왜 이 회사에 투자한 지 아시오? 변호사인 당신이 이사 겸 주주로 있었고, 이렇게 투자금 반환을 약속했기 때문이오. 박종태 사장도 당신 얘기를 정말 많이 했소. 당신이 변호사로서 충분한 재력도 있다고 말이오. 그리고 우리가 만날 때마다 항상 당신은 박 사장과 같이 나왔잖소?”


아뿔싸...


박 사장이 강 변호사에게 보여주었던 투자계약서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투자계약서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 본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이제 와서 뒤집기는 쉽지 않다.


“이것들이 서로 짜고 우리를 속인 거 아냐?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변호사라고 하면 신뢰도가 있단 말야. 그걸 교묘하게 악용해? 이 나쁜 놈들!”


결국 강 변호사는 투자자들에 의해 민사상 투자금반환소송을 청구당함과 동시에 형사상 사기죄로 고소당했다.


대학 후배였던 강 변호사의 소식을 우연히 전해 들은 나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왜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했을까? 결국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고, 나아가 채권자들에 의해 강 변호사의 전 재산은 모두 경매처리되고 말았다.


박 사장은 처음부터 강 변호사를 이용하려 했던 것일까?


변호사가 갖고 있는 크레딧, 악용될 경우에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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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Pacta Sund Servanda’


 세 번째 이야기 : 오싹한 이야기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다.



K건설은 경기도 00지역에서 재건축 아파트 공사를 수주.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롭게 200 세대를 짓기로 함.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는 와중에 아파트 부지에서 유골 수십개 발견(!)
그 아파트 주민들은 20년간 유골들 위에서 살았던 셈.

현장소장은 고민에 빠짐.
유골이 발견되면 '무연고 묘'라는 이유로 그 유족을 찾기 위한 '신문에 2달 term을 둬서 2회 공고'를 해야 함.

그러나 그렇게 되면 공사가 4개월이나 지연되게 됨. 하루 하루가 돈인데..
고민하는 현장소장에게 P 공무부장은 '그냥 신고하지 말고 장의사를 불러서 간단히 처리합시다'라고 제안.

현장소장은 찜찜한 마음이 컸으나, P 공무부장은 '공사를 지연시킬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20년간 묻혀 있던 유골인데..'

현장소장의 승인 하에 P 공무부장은 장의사를 불러서 유골을 수습한 후 적절히 처리 함. 이 일은 현장소장, P부장만 알고 비밀로 함.

그런데 문제는 그 일이 있은 후 그렇게 금슬이 좋던 P 공무부장이 빈번하게 부부싸움을 하게 됨.

그 원인은, P공무부장의 부인이 저녁 7시만 되면 '왜 빨리 안들어오냐? 집에 혼자 잇으니 무섭다'면서 귀가를 독촉한 것임.,

P부장은 거래처 접대도 하는 등 외부 업무가 많았는데 결혼 15년차인 부인이 갑자기 해만 떨어지면 무섭다면서 귀가를 재촉했고, 이로 인해 잦은 말다툼.

부인은 급격히 우울증에 빠져서 음독 자살 시도.

결국 P부장과 그 부인은 1년 후 이혼.

현장소장은 겉으로 말은 안해도 P부장이 그렇게 된 것이 유골을 함부로 수습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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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작권 2013.06.11 12:52 신고

    블로거들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안나와있으니 왠지 아쉽네요.

  2. 블로거 2013.06.11 13:06 신고

    좋은 자료라 퍼가고자 합니다.
    그런데 저는 네이버 블로그라 스크랩이 안되서
    그림 자체를 퍼갔습니다.
    출처는 명시해뒀습니다. 혹시 원치 않으시면 연락주세요.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3. 2013.06.11 16:02

    비밀댓글입니다

  4. 2013.08.20 15:12

    비밀댓글입니다

조우성 변호사의 ‘Pacta Sund Servanda’


 두 번째 이야기 : 스토리텔링의 승리


‘Pacta Sund Servanda(팍타 준트 제르반다)’는 법학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라틴어 법언(法諺 ; legal maxim)으로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변호사로서 경험하는 제 삶의 작은 이야기들을 이 대표적인 법언을 제목으로 해서 연재하고자 합니다. 법에세이, 즉 lawssay(로세이)입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또 저질렀습니까?”

절도 전과 4범인 장00씨(당시 45세).

“제가 정말 손을 씻으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갑자기 암 선고를 받으셔서”

“네? 암 선고요?”

“네. 위암 말기 판정을...”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연수를 받던 나에게 부여된 국선변호사건.

빈 집 문을 따고 들어가 집안의 귀중품을 훔치려다 발각된 장00씨. 그는 전과가 있어 구속이 되었고, 나는 그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00구치소에서 접견을 하면서 그에게 들은 이야기는 한 편의 소설 같았다.

결혼 후 자신은 큰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제대로 취직도 할 수 없었다. 생활고에 시달렸고, 그로 인해 결국 부인은 그와 자식 둘을 내버려두고 가출을 했다.

그는 노모를 모시고 자식들을 건사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세상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그러다 최근 노모의 위암말기 판정 사실을 알게 되고 어떻게든 병원비를 마련해야겠다고 고민하다가 결국 또 절도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그의 죄는 나빴지만 그가 처한 사정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변호사님, 저 만약 이번에 실형(實刑) 선고를 받게 되면 어머니 간호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변호사님. 어떻게든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도록 힘 써 주세요.”



어차피 무죄를 주장할 수는 없었기에 장씨가 처한 상황을 최대한 부각시켜 판사님이 정상(情狀)을 참작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자료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국선변호 사건치고는 이례적으로 5번이나 구치소에 가서 심층(?) 접견을 하면서 장씨의 딱한 사정을 정리했다.


대략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1) 젊을 때 교통사고를 당해 성하지 않은 다리

2) 부인이 가출을 해서 자식들을 혼자서 키우고 있는 상황

3) 그런데 큰 아들(당시 고1)이 학교에서 선배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휴학하고 있는 상황

4) 노모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사연



어떻게 한 사람에게 이런 여러 종류의 고난이 겹쳐서 올 수 있는지 마음이 아팠다.


나는 장씨의 설명을 토대로 ‘변론요지서’에 자세히 그 상황을 적었다. 그리고 법정에서 변론을 할 때도 이 부분을 최대한 부각했다. 특히 변호사로서 최종변론을 할 때, 판사님이 눈치를 주었지만 10분간이나 장씨의 사정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이런 약자들을 어떻게든 보살펴야 한다’는 메시지를 비분강개조로 전달했다.


드디어 선고일.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판결을 기다렸다. 판사님은 사건 번호를 호명하더니 피고인에게 말씀하셨다.


“피고인! 피고인은 전과도 많고 이번 사건의 죄질(罪質)도 안 좋습니다. 하지만 국선변호인의 변론과정을 살펴보니 피고인의 사정이 참으로 딱한 것 같아 이번에 집행유예를 선고합니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저지르지 마시고 성실히 사세요. 국선변호인께 고맙다고 하세요.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되 그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



와우!  진심이 통했다.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으므로 바로 석방이 가능하다.


장씨는 나를 돌아다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나는 00구치소에 전화를 걸어 장씨의 석방 시간을 물어봤다. 그 날 저녁, 나는 굳이 장씨가 원하지도 않는데 00구치소를 방문했다. 장씨가 구치소에서 석방되는 그 광경을 직접 바라보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00구치소를 방문했을 때 이미 장씨는 석방 절차를 밟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는 장씨.


나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손을 뻗으며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좀 있다 접견실로 들어온 웬 중년의 부인.

“상구 아버지, 고생많았어요.”


어? 부인?


나는 장씨에게 “혹시 가출했던 부인이 돌아오신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장씨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죄송합니다. 집사람은 저랑 살고 있습니다. 가출 안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그러고 보니 장씨가 더 이상 절룩거리지도 않았다.

“그 다리는...?”

“그 때 구속된 후 구치소에서 좀 삐끗했는데, 이젠 괜찮아졌어요.”

이런 뻔뻔한 인간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장애가 있다고 하더니...


도대체 어디까지가 거짓이란 말인가.

“그럼 어머님 위암 선고는?”

“죄송합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지 꽤 됩니다.”


나는 멍하게 초점 잃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는 쿨하게 내 어깨를 두드렸다.


“원래 딱한 사정이 있어야 판사들은 봐주거든요. 원래 이 바닥이 그래요.

사법연수원생 같은데, 앞으로 훌륭한 법조인이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부인과 함께 그 자리를 떠나가는 장씨.

나는 한참이나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스토리텔링의 승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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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읽었습니다. 2014.05.06 13:09 신고

    헐~~ㅠㅠ

조우성 변호사의 ‘Pacta Sund Servanda’


 첫 번째 이야기 : 흥부가 완창


‘Pacta Sund Servanda(팍타 준트 제르반다)’는 법학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라틴어 법언(法諺 ; legal maxim)으로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변호사로서 경험하는 제 삶의 작은 이야기들을 이 대표적인 법언을 제목으로 해서 연재하고자 합니다. 법에세이, 즉 lawssay(로세이)입니다.



‘그 사람은 도저히 이해도 안 되고 용서도 안 됩니다. 변호사님.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응징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루에도 3-4차례 진행되는 회의에서 의뢰인들은 격한 감정에 휩싸여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상대방에 대한 날선 공격을 요청한다.


대부분의 법률분쟁은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에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계약’으로 결합된 경우다.


계약은 결코 아무하고나 체결하지 않는다. 보통은 계약을 체결할 때 ‘과연 내가 저 사람과 계약을 해도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여러 경로를 통해 상대방을 체크한 후 신중하게 결정한다. 그리고 계약문구도 세심하게 따진다. 그렇게 신중하게 고른 사람과 결국에는 의견이 대립되고 급기야 소송에까지 이른 것이다. 


3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차가 막혀 결국 3시 40분에 영화관에 들어가게 됐다. 이미 이야기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 주인공은 상대방에게 욕을 퍼붓고 마구 폭행을 가한다. 영화를 처음부터 감상하고 있던 다른 관객들과는 달리 영화관에 늦게 도착한 관객은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냥 눈만 멀뚱멀뚱 뜨고서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의뢰인을 처음 만나는 변호사는 이처럼 영화 상영 중간에 영화관에 들어간 관객과 비슷한 입장에 놓인다. 의뢰인이 비난하는 상대방은 불과 얼마전까지 같이 일을 도모하거나 서로 흉금을 털어놓는 그런 각별한 사이였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의뢰인을 진정시키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앞 부분의 스토리를 최대한 자세하고 객관적으로 듣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현재 자신을 지배하는 결과에 사로잡혀 그 원인의 존재를 잊어 버리곤 한다



‘처음에 그 분과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언제부터 그 분과 삐걱거리게 된 것 같은가요?’

‘상대방으로부터 이상한 조짐을 느낀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볼 때, 상대방이 좀 이해되는 부분은 있으신가요? 아니면 전혀 이해가 안 되시나요?’


나는 이 과정을 ‘흥부가 완창’이라 부른다.


의뢰인이 무리없이 흥부가를 완창할 수 있도록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얼쑤’, ‘그렇지!’와 같은 추임새를 넣는 일이다.





판소리 흥부가를 제대로 완창(完唱 : 판소리 한 마당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일)하려면 보통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모든 사건이 3시간 씩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두시간 정도는 들어야 의뢰인과 상대방 간의 그 동안 일어났던 일들, 감정의 기복들, 다양한 역학관계들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소득은 의뢰인 스스로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세세한 이야기까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 저 친구가 이 대목에서 마음을 다친 건가?’라는 자기직면을 할 수도 있다.


의뢰인이 이러한 자기직면을 하게 되면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며, 이 때부터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문제해결도 가능해 진다.


나는 오늘도 북과 장구를 준비해 놓고 의뢰인을 맞는다.


의뢰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흥부가 완창을 할 수 있도록, 고수(鼓手)가 되어 추임새를 넣는다. 그 과정은 또 하나의 살풀이가 될 수 있다. 의뢰인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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